메뉴 건너뛰기

close

권영진 대구시장이 새누리당내 친박(근혜)계 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승민 원내대표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권 시장은 친박계 의원들의 사퇴 종용에 대해 침묵하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 "비겁하다", "소신과 철학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맹비난했다.

권영진 "제 정치철학으로는 유승민 물러날 이유 없어"

권영진 대구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지난 2일 권 시장은 지역기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복수의 기자에 따르면, 권 시장은 "지역과 관련된 분들이라 정말 안타깝다"면서도 "제 정치철학으로는 유 원내대표가 물러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반대했다. 권 시장은 그 이유에 대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이어 "1차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해) 신임을 결정해 놓고도 눈치만 살피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비겁하다"며 "총선을 불과 1년도 남겨놓지 않고 있어 어느 쪽에 붙어야 할지 가늠하느라, 소신이고 철학이고 쓰레기통에 버렸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 원내대표를 향해 '배신의 정치'라고 직접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들로부터 사실상의 재신임을 받았다. 실제 친박계 의원들의 사퇴 종용에 비박(근혜)계 의원들이 뭉쳐 사퇴 불가를 외치기도 했다.

반면 일부 비박계 의원들을 제외한 다수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종용하는 친박계 의원들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 시장은 이들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기 위해 박 대통령과 친박계 의원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친박계 의원들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시한으로 못 박은 6일에도 유 원내대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사실상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유승민 지역구 주민들도 "사퇴 반대" 여론 더 높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대구 사무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대구 사무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앞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지역 주민들도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스미스'가 지난 4일 대구 동구을(안심, 동촌, 방촌, 불로봉무, 공산, 도평, 해안동) 지역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벌인 결과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반대가 51.1%로 찬성 45.0%보다 6.1%p 더 높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판한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기 이익, 자기 정치'에 대해서는 '유 원내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50.3%로 '자기 정치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률 38.6%보다 훨씬 높았다.

또 '유승민식 개혁적 보수가 새누리당과 보수 정치를 위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서는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44.7%였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8.7%였다. 이는 유 의원의 개혁적 보수에 대해 지역에서도 찬성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힐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사퇴 파문의 계기가 되었던 '공무원연금법 개정'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의 역할이 잘못됐다는 응답이 46.2%로 '잘했다'는 의견 42.7%보다 조금 더 높았다.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포용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 공방에 대해 동구을 지역 주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철회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51.4%로 과반을 넘었고 '유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43.2%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판과 달리 유 원내대표의 정치 노선과 정치 행태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주민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9시30분까지 대구 동구을 선거구 20세 이상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한편 보수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은 이날 유승민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들은 오는 8월 2일까지 집회 신고를 내놨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유승민 여론조사, #유승민
댓글4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