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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을 위해 시민들이 다시 한 번 모금을 시작했다. 국민 모금으로 시나리오를 쓴 지 13년 만에 어렵게 제작을 마쳤음에도 개봉까지 투자·배급에 또 한 번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87) 할머니가 그린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바탕으로 했다. 그림은 16살에 위안부로 끌려간 강 할머니가 모진 고초를 겪다 장티푸스에 걸린 자신을 일본군이 다른 병든 소녀들과 함께 자신을 불구덩이로 던지려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지난 2001년에 그렸다.

이를 본 조정래(42) 감독이 이미 13년 전에 시나리오를 썼지만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국민 4만 여명이 참여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6억 원가량의 제작비가 모이면서 지난해 말 첫 촬영에 들어갔다. 그 후 다음 뉴스펀딩 등 각계각층의 후원이 이어지면서 가까스로 촬영을 마쳤지만 또다시 난관에 부딪치고 말았다.

13년 만에 가까스로 촬영 마쳤지만... 산 넘어 산

영화 '귀향' 포스터
 영화 '귀향' 포스터
ⓒ 제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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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2차 모금이 시작된 건 지난 4일 <귀향>이 배급사를 찾지 못해 오는 8월 15일에 예정됐던 시사회 및 개봉이 불투명해졌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이날 SNS에는 문자 메시지와 계좌 이체로 영화를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이 빠르게 공유됐고, 그렇게 주말 사이 모인 금액만 1천만 원이 넘었다.

이어 6일 오전에는 위안부 피해자 최금선(90) 할머니가 별세했다는 비보가 알려지면서 모금이 참여하는 시민이 더욱 늘어났다. 올해만 7명의 피해자가 떠나고 생존자가 48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안타까움이 번지면서 한나절 만에 문자메시지 기부에 참여한 시민이 300명을 넘어섰다.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이 모였지만, 개봉을 위해선 아직 역부족이다. <귀향>은 촬영에만 25억 원이 투입됐다. 베를린·칸 등 모든 해외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한 영화가 완성되기까지는 앞으로 CG·색보정·음악 삽입 등 후반 작업이 남았다. 여기에 필요한 돈만 9억 원이다.

현재 후반 작업 중인 임성철 PD는 6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생존자들이 다들 연로하셔서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어떻게든 해외에 알려 일본으로부터 사죄를 받아내는 게 목표"라면서 "2~3일 동안 많은 분들의 후원으로 큰돈이 모였지만 안타깝게도 후반 작업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임 PD는 "충분한 후원금이 모인다면 과거 독립영화 <워낭소리>처럼 영화관이 아닌 주민 센터 등에서 직접 상영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후원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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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귀향, #위안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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