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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의 낙원'이라 불리는 창원 주남(산남)저수지에 특산물판매장과 '커피 테라스', 뗏목형·좌대 낚시터 등 온갖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창원 의창구 동읍 일대에 제방을 사이에 두고 있는 주남·산남·동판저수지를 흔히 '주남저수지'라 부른다.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사업은 산남저수지에 조성될 '유휴 저수지 자원화사업' 때문이다. 이 사업은 경남도가 신청해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사업공모에 선정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의 하나인 산남저수지에 각종 금지행위 표시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의 하나인 산남저수지에 각종 금지행위 표시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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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2017년까지 총 사업비 31억원(국비 12억 7000만원, 도비 3억 8100만원, 시비 8억 8900만원, 자부담 6억)을 들여 생태환경조성, 체험학습장, 친환경낚시공원, 안내소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어초·수초섬 각 6곳 ▲수산종묘 방류 ▲어류 생태체험장 ▲전통배 모형 만들기 ▲전시체험시설 ▲특산물판매장 ▲커피 테라스 ▲관광안내소 ▲낚시공원 사무동 ▲가두리식 낚시시설 2동 ▲선상 낚시콘도 20동 ▲좌대낚시시설 100개소 ▲오토캠핑장·야영장 50면 ▲자연생태체험장 ▲생태탐방로 등이 들어선다.

창원시는 "지역 부존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자연친화형 생태체험 학습장을 개발하고, 영남권 최대 규모의 가족형 낚시공원 조성으로 마을경제 활성화를 하기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창원시의회가 논란 끝에 사업 예산을 통과시켰다. 창원시는 주남저수지 개발사업인 '유휴저수지 자원화사업' 예산안(1억 4000만 원)을 제출했고, 창원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관련 예산안을 삭감했다.

그런데 지난 6월 30일 열린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이 사업 예산(수정안)이 포함된 '2015년 제2회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 수정안'이 표결 끝에 가결된 것이다. 출석 의원 42명 가운데 23명이 수정안에 찬성하고, 19명이 반대했다. 주로 야권 의원들은 이 사업에 반대했다. 그런데 새누리당 다수인 본회의에서 예결특위 결정을 뒤엎은 것이다.

"무분별한 건축 막기 어려워진다 ... 특혜 아니냐"

창원시는 지금까지 철새도래지 보호를 위해 주남저수지 주변의 건축을 제한해 왔다. 그런데 산남저수지에 대한 '유휴저수지 자원화 사업'이 되면, 무분별한 건축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의 하나인 산남저수지로 최근 개발사업을 두고 환경단체들이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의 하나인 산남저수지로 최근 개발사업을 두고 환경단체들이 우려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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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3개 저수지 주변에서는 땅 주인들이 건축 허가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창원시가 건축허가를 제한하자 건축주들이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1심과 2심 법원은 창원시의 행정행위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하기도 했고,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주남저수지는 건축 등 개발행위를 포함해 확산되는 연꽃군락지 등으로 인해 철새 서식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에는 '생태계 이변'인 큰빗이끼벌레가 주남저수지에서 대량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지금까지는 저수지에서 밖으로 200m까지는 건축 제한이었고, 어느 정도 지켜져 왔다"며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아 소송까지 갔지만 법원은 정당하다고 했다. 그런데 '유휴저수지 자원화 사업'을 한다면 지금까지 지켜온 성과가 허물어질 수 있고, 다른 건축 허가 요구를 막을 명분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2008년 창원에서 람사르 총회가 열리기 전 많은 예산을 들여 주남저수지 주변에 있던 전봇대를 다 철거했던 적이 있다"며 "저수지에 낚시터를 개발하고 오토캠핑장까지 둔다면, 부영양화 등 자연파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철새 먹이 활동을 위해 생물다양성관리계약에 따라 3개월 동안 고기를 잡지 않는 조건으로 1억 5000만 원을 어민들한테 지원해 주고 있는데, 이 사업으로 특혜를 주는 것"이라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의 하나인 산남저수지에 각종 금지행위 표시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지만, 차량들이 들어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의 하나인 산남저수지에 각종 금지행위 표시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지만, 차량들이 들어가기도 한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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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주남저수지,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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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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