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일 오후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가운데 남성게이합창단 'G-BOYS'가 합창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가운데 남성게이합창단 'G-BOYS'가 합창을 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퀴어문화축제가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상의를 벗고 행사를 바라보고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가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상의를 벗고 행사를 바라보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보수 기독교단체의 강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소수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가해 문화행사와 거리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5일 오후 2시부터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무대에서 진행된 대구퀴어문화축제는 800여 명(경찰 추산 600명)의 성소수자와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관심을 알리는 부스를 설치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더 많이 사랑하고, 연대하고, 소통하자"

부스행사에는 '비온뒤무지개재단', '군인권센터', '친구사이' 등의 성소수자 단체와 인권단체 등이 다양한 행사와 판매부스를 마련하고 시민들의 행사 참여를 유도했다. 시민들은 거리낌없이 행사에 참여하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후 3시부터 열린 무대행사에서는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의 합창을 시작으로 노래와 춤 공연이 펼쳐졌다. 마지막 무대인 남성게이합창단 'G-BOYS'의 합창이 이어지자 환호화 박수가 이어졌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퀴어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소통과 연대를 하는 장이 바로 퀴어축제"라며 "비록 우리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세력이 우리의 인권을 무시해도 축제를 통해 훼손된 자존감을 회복하자"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이어 "1년을 또 행복하게 살자, 더 많이 사랑하고 연대하고 소통하자"고 호소했다.

장서연(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지지발언을 통해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지만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고립감을 느끼고 편견과 차별에 노출되기 쉽다"며 "이런 환경에서 대구지역의 퀴어문화축제는 대구경북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퀴어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예수재단 임요한 목사 등이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기도회를 하고 있다.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예수재단 임요한 목사 등이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기도회를 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기독교 목사 "하나님으로부터 오늘 이 자리 지키라 명 받았다"

대구백화점 앞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동안 약 100m 떨어진 한일극장 앞에서는 약 1200여 명(경찰추산 1050명)의 기독교 신자들이 모여 퀴어축제 반대를 외치며 기도회를 가졌다. 이들은 통성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부르기도 하며 '동성애는 에이즈를 전파하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피켓들을 들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동성애 홍보대사 박원순을 타도하자'는 피켓을 들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찬송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또 다른 기독교 신도는 "동성애자들이 40대가 되면 모두 자살할 것"이라며 "회계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기독교 신자는 퀴어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구백화점 앞에서 피켓을 들고 고함을 지르다 축제 참가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임요한 예수재단 목사는 일부 신도들과 함께 북을 치며 찬송을 부르기도 했다. 임 목사는 "하느님으로부터 오늘 이 자리를 지키라는 명을 받았다"며 "이 자리에서의 기도회를 방해하면 연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자 여성듀오 댄스팀 '28'이 차량 위에서 댄스를 추고 있다.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끝난 후 행진을 시작하자 여성듀오 댄스팀 '28'이 차량 위에서 댄스를 추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5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5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기독교 신자, 대형 펼침막에 인분 투척하고 찢으려 해

퀴어축제 참가자들은 오후 5시부터 대구백화점에서 출발해 삼덕파출소와 공평네거리, 한일극장, 중앙네거리, 반월당네거리를 거쳐 봉산문화회관 입구까지 약 1.9km를 2시간에 걸쳐 '자긍심의 퍼레이드'를 했다.

행진이 시작되고 약 100m 정도 전진한 후 한 기독교 신자가 온 몸에 인분을 바르고 뛰어드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아무개(54)씨는 퍼레이드 선두에 있던 대형 펼침막에 인분을 투척하고 뛰어들어 펼침막을 찢으려 했다.

경찰은 곧장 이씨를 붙잡아 끌어내고 행진은 곧바로 시작됐다. 이씨의 온 몸에 인분이 묻어 냄새가 진동하자 행진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이씨를 피했다. 이씨는 결국 경찰에 의해 집회와 시위 방해 혐의로 조사받게 됐다.

대구퀴어문화축제가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는 도중 인분을 뒤집어쓴 한 기독교단체 회원이 대형 펼침막 앞으로 달려들고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가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는 도중 인분을 뒤집어쓴 한 기독교단체 회원이 대형 펼침막 앞으로 달려들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기독교 신자들은 행렬을 따라다니며 동성애 반대를 외쳤고 일부 기독교인은 행진 차량의 선두에 누워 행진을 방해하기도 했지만 이내 경찰에 의해 끌려나왔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09년부터 대구지역 성소수자단체와 시민단체, 진보정당 등이 주축이 되어 열리기 시작했으며 올해에는 7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조용하던 퀴어축제는 지난해 일부 기독교재단이 행사를 방해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올해에는 축제 퍼레이드를 놓고 서로 집회신고를 먼저 하기 위해 밤을 새우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대구퀴어문화축제의 메인행사는 이날 끝이 났지만 지난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무지개연대 사무실에서 사진전이 열린다. 또한 11일과 12일에는 독립영화 전용관인 오오극장에서 퀴어영화제가 열리고, 17일부터 19일까지는 극단 함께사는 세상 소극장에서 퀴어연극제가 열린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끝낸 후 봉산문화회관 입구에서 마지막 마무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끝낸 후 봉산문화회관 입구에서 마지막 마무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태그:#대구퀴어축제, #퀴어축제, #인분 투척
댓글1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