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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다프2015 개막작 '꼬꼬리꼬'로 순수한 웃음을 선사한 파트리스 티보(가운데)와 필립 레이냑(뒤).
 파다프2015 개막작 '꼬꼬리꼬'로 순수한 웃음을 선사한 파트리스 티보(가운데)와 필립 레이냑(뒤).
ⓒ 레베카 조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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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융복합공연예술축제파다프(PADAF) 2015가 지난 6월 30일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오는 12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파다프2015(조직위원장/예술감독 : 한선숙 상명대학교 교수)는 '장르간의 충돌, 하모니의 미학(Difference? Harmony by Convergence!)'을 주제로 한다. 그간 보여준 무용과 연극 두 장르간 융합에 그치지 않고 영화, 사진, 음악, 미술, 패션 등 더욱 다양한 장르의 충돌과 결합으로 풍성한 문화 콘텐츠 융복합을 실험하는 장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개막작인 '꼬꼬리꼬(Cocorico)'는 프랑스 유명 희극배우 파트리스 티보와 음악담당인 필립 레이냑, 두 배우의 천진난만한 인간감성을 여과없이 드러냄으로써 우리가 잊고 있었던 순수한 웃음을 끌어내는 수작이었다.

'꼬꼬리꼬'는 지난 2010년 춘천마임축제와 모다페로 국내에 찾아온 후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다. 200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개막작(20분짜리)으로 만들어진 후 전세계에서 650회 공연을 하며, 모든 곳에서 환영받는 웃음전도사가 되었다.

6월 30일과 7월 1일 양일간 PADAF 개막공연으로 선보인 '꼬꼬리꼬'. 한국의 많은 관객들은 긴 대사가 없는 마임 형식의 이 작품을 보면서 마치 무용과 같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전설의 배우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하는 우수어림과 인간미학이 있으면서도, 우리가 TV에서 봐왔던 코미디프로의 듀오개그들, 그리고 옛 남철-남성남 원로 코미디언의 모습들을 떠올릴 수 있는 기품이 있는 연기였다.

작품의 콘셉트는 어린아이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 같은 '장난꾸러기' 콘셉트였다. 국내에도 넌버벌 코미디 '옹알스'가 에딘버러 프린지에서도 활약한 바 있어, 그러한 유형의 작품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지만, '꼬꼬리꼬'의 특징은 다양한 상황을 심플한 무대에서 실황 음악반주와 함께한다는 것이다.

무대에는 세 개의 사각형 판넬이 크기별로 세워져 알록달록 조명으로 분위기를 낸다. 그 옆에는 조스음악, 바로크음악, 현대음악, 타악기 등이 위치해 있는데, 순식간에 변화되는 피아노를 작은 체구의 필립이 늘 무표정, 혹은 심드렁하게 연주한다. 익살스러운 티보는 필립을 골탕먹이고 괴롭히지만 그것은 사실 사랑 표현이다. 둘은 마치 톰과 제리같다.

무대 위에 작은 가방이 있었는데, 그 안에서 필립이 '뿅'하고 나타나자 관객들은 어떻게 그 안에 몸이 들어갈 수 있을까, 깜짝 놀란다. 조스음악을 연주하고, 티보는 조스흉내와 해변의 사람들 흉내를 낸다. 1인 다역인데 그 표정과 상황묘사가 일품이다. 필립이 피아노에 금속을 끼워서 중세 쳄발로 소리를 내고, 티보는 흰색 가발을 쓰고 귀부인이 되고, 궁정 악장이 되고, 거드름피우는 귀족이 되기도 한다. 참으로 그 다양한 표정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80여분 동안 6~7개의 상황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피아노 레슨' 장면에서 서로 아웅다웅하다가 필립이 마음먹고 선심 쓰듯 티보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준다. 자신은 반주를 하고, 포인트가 되는 높은 '파'음을 티보에게 치게 한다. 처음에는 타이밍도 못 맞추고 어색해 하던 티보는 점차 박자는 물론이고, 한음뿐 아니라 같은 그 '파'를 두번 세번 치더니 나중에는 타이밍을 끊고 자신의 연속 '파' 두드림 액션에 심취해서 급기야는 반주하던 필립이 열받아 뛰쳐나가게 만든다.

그 과정에 관객들은 배꼽이 빠진다. 처음에 어색해하는 티보의 뒷모습, 점차 우쭐해하며 한 음 치고 관객을 쳐다보며 자만하는 제스처, 나중에는 거드름피우며 건반의 '파'를 장악하며 상황을 역전시켜 자신이 음악을 장악해버리고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드는 모습까지. 작은 소유 하나로 천하를 다 아는 것같이 행동하는 '과장'이 참으로 재미있다.

마지막 부분 즈음엔 '물개쇼' 장면에서 물개, 악어, 조련사 등의 모습을 어찌나 천연덕스럽게 흉내내던지. 그리고 '황야의 무법자' 장면에서는 필립의 우쿨렐레 반주와 피아노 두드리는 타악 반주가 무척 감성어렸다. 또 그에 맞춰 나오는 슬로우 모션의 총알 장면, 그리고 피아노 옆면을 이용해 뒷발질 하는 말의 뒷모습과 꼬리가 연상되게 하는 모습 등은 인상 깊었다. 모든 행동과 상황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소화하는 이 두 아티스트가 신기할 따름이다.

파다프2015는 7월 12일까지 대학로 대극장과 소극장, 갤러리이앙, 동숭소극장,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 등 대학로일대에서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플레이뉴스에도 함께 송고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파다프2015 한선숙 PADAF, #꼬꼬리꼬 파트리스 티보 필립 레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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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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