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를 맞이한 불혹의 '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젊은 타자들 못지않은 타격을 여전히 과시하고 있다.

이승엽은 7월 3일 대구 북구 시민 운동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하여 이 날 경기에서 개인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4타점 경기를 선보이며 KBO리그 최초의 400홈런 시상식이 열렸던 이 날 경기를 자축했다.

훈훈한 기부로 이어진 400홈런 시상식

이승엽은 2015년 6월 3일 경기에서 KBO리그 최초로 통산 400홈런을 넘겼고, 현재까지 KBO리그에서 40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에 KBO리그에서는 이날 경기에 앞서 이승엽의 400홈런 달성 기념행사를 열고, KBO리그 사무국의 구본능 총재가 직접 기념패를 전달했다.

이 날 시상식은 훈훈한 기부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김인 삼성 라이온즈 구단 사장은 이승엽에게 격려금 5천만 원을 포상했다. 그리고 이승엽은 모교인 경상중학교 김준환 교장에게 격려금을 그대로 전달했다. 당초 라이온즈 구단에서는 이승엽에게 2천만 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이승엽이 격려금을 모교 장학금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격려금을 5천만 원으로 늘렸다.

이 날 행사에서는 삼성 류중일 감독도 농인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장학금 1천만 을 기부했다. 이 날 류 감독이 충주성심학교장 문선희 수녀에게 장학금을 전달했고, 학생들이 류 감독에게 감사 카드를 전달했다.

또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 역시 이승엽의 KBO리그 400홈런에 대한 축하의 뜻으로 삼성에 400만 원을 전달했는데, 이 400만 원 역시 충주성심학교에 함께 기부되었다. 박찬호가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성화주자로 참석했기 때문에 이 날 경기에 직접 오진 못했고, 라이온즈 안현호 단장이 기부금을 대신 전달했다.

이어서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었다. 삼성은 토종 선발투수 윤성환이 등판했고, LG는 메이저리그 출신 류제국이 선발로 등판했다. 그러나 이 날 경기는 두 팀이 서로 점수를 주고 받는 난타전으로 전개되었다.

400홈런 시상식 자축한 이승엽, 4타점 맹활약

삼성은 1회말 공격부터 박해민의 볼넷, 채태인의 안타, 야마이코 나바로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이날의 시상식을 자축하는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다(2-0). 삼성은 2회말 공격에서도 이지영의 안타와 박해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뽑았다(3-0).

4회초에 들어 LG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정성훈과 이진영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2루 상황에서 LG는 문선재가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은 내야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의 2루수 백상원의 실책이 나오면서 정성훈이 홈을 밟았다(3-1).

4회까지 자책점이 없었던 윤성환은 5회부터 LG의 타선에 집중타를 맞았다. 5회초 LG는 손주인의 내야 안타와 김용의의 안타, 정성훈의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고, 오지환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동점이 되었다(3-3).

삼성은 5회말 공격에서 박해민의 2루타와 구자욱의 연속 2루타가 터지면서 다시 한 점을 달아났다(4-3). 그러나 LG는 6회초 2사 상황에서 손주인의 2루타와 박용택의 투런 홈런을 묶어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4-5).

삼성은 6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로 박석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박석민은 LG의 선발투수 류제국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다시 돌려놨다(5-5). 박석민은 KBO리그 역대 20번째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이로 인하여 윤성환은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5실점(4자책)의 패전을 면했다(109구). 윤성환은 4회초 유강남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타구에 발목을 맞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7회초 삼성은 두 번째 투수로 권오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권오준은 선두 타자 정성훈과 8구 대결 끝에 2루타를 맞으며 이닝을 시작했다. 권오준은 다음 타자인 루이스 히메네스 타석에서 폭투를 범하며 주자를 3루까지 보냈고, 히메네스를 범타 처리한 뒤 교체됐다.

그러나 삼성의 세 번째 투수 백정현은 오지환에게 적시 3루타를 맞으며, 권오준의 책임 주자를 막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5-6). 삼성은 다시 네 번째 투수 김기태를 마운드에 올렸고, 김기태는 양석환을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잡으면서 3루에 있던 오지환을 막지 못했다(5-7). 김기태는 문선재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이닝을 마쳤다(5-8).

이에 LG의 선발투수 류제국은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행운의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윤지웅으로 교체됐다(108구). 그러나 여기서 삼성의 대반격이 시작되었다. 삼성은 7회말 1사 상황에서 윤지웅을 상대로 구자욱이 안타를 기록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최형우의 연속 안타로 1사 1,3루 득점권 찬스가 된 가운데, LG는 세 번째 투수 이동현을 마운드에 올렸고 포수 유강남도 최경철로 교체했다.

그러나 삼성의 나바로는 이동현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구자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6-8). 이어진 타석에서는 이승엽이 한 번 더 진가를 발휘했다. 1회에 2타점 적시타로 선제 타점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이동현을 상대로 다시 한 번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또 다시 동점으로 만들었다(8-8).

7회에만 7득점, 선두 자리 지켜낸 삼성

동점을 만든 삼성은 박석민과 이지영(이상 단타), 그리고 백상원(2루타)까지 3타자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주자 2명을 더 불러들여 역전에 성공했다(10-8). LG는 다섯 타자를 상대하며 모두 안타를 맞은 이동현을 더 이상 마운드에 두지 않고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나 삼성은 박한이의 2타점 2루타로 이동현의 책임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12-8). 삼성은 7회말에만 7득점하며 경기를 완전히 뒤집었고, LG의 세 번째 투수였던 이동현은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5피안타 5실점으로 처참하게 패전투수가 됐다(15구).

승기를 잡은 삼성은 8회초 안지만과 9회초 임창용을 차례로 투입했고, 안지만과 임창용은 8회와 9회를 도합 1탈삼진 퍼펙트로 막아내고 승리를 지켰다. 같은 날 2위였던 NC 다이노스가 한화 이글스에게 패하면서 삼성에 1경기 반 차로 뒤진 3위로 떨어졌고, 3위였던 두산 베어스가 승리하면서 삼성은 2위 두산에 1경기 차 앞선 1위를 지켰다.

현재 KBO리그는 1위 삼성과 5위 한화의 승차가 4경기 반에 불과하고, 6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도 6경기, 7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도 7경기로 신생 구단인 kt 위즈를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팀도 순위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경기의 결과로 인해 순위가 크게 변동할 수 있는 만큼, 이 날 4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 1득점을 기록한 베테랑 이승엽의 활약이 삼성의 선두 수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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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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