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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스승, 스승의 날 행사, 세계교육포럼, 메르스 대책, 교원평가제 개정….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주도해 올해 벌였거나 벌이고 있는 사업들이다.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양대 교원단체 가운데 보수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회(한국교총)하고만 손잡고 일을 벌였다는 것.

'스승의 날' 행사에도 전교조 초대 안 한 교육부

박근혜 대통령을 가운데로 두고 황우여 교육부장관(사진 오른쪽)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양쪽으로 배치된 사진이 실린 한국교총의 <한국교육신문> 5월 18일자 1면.
 박근혜 대통령을 가운데로 두고 황우여 교육부장관(사진 오른쪽)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양쪽으로 배치된 사진이 실린 한국교총의 <한국교육신문> 5월 18일자 1면.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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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에서 진보 성향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황 장관의 '왕 따돌림'이 심각한 수준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15일 오전 11시, 제34회 스승의 날 기념식이 열린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호텔. 박근혜 대통령이 환한 웃음을 띠고 나타나 "정부는 선생님들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교육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교육부가 한국교총하고만 손잡고 벌였다. 예전엔 전교조에 공동 주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올해엔 그것마저도 없었다. 이날 행사장에서 전달된 5724명에 이르는 정부포상자 가운데엔 전교조 교사들도 상당수가 끼어있었지만 전교조는 초대받지 못한 것이다.

지난 1일 오후 2시 강남의 같은 호텔에서 벌인 '교원평가제도 개정 공청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교육부는 전국 46만 교원에 대한 인사와 평가를 판가름할 공청회를 열면서도 전교조를 토론자로 부르지 않은 것. 이날 공청회 토론자 전체 9명 가운데 전교조는 물론 진보적인 교육시민단체 소속 인물은 한 명도 없었다.

토론자로 나온 단체는 한국교총, 한국교원노동조합(한교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좋은교사운동 등이었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총은 교육부와 긴밀한 행동을 보이는 단체이고 한교조의 조합원은 2008년 현재 432명뿐이었다.

이날 공청회 시작 전 규탄 기자회견을 연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전교조도 교원단체인데 우리에겐 비밀에 부치고 이렇게 군사작전 식으로 행사를 벌이는 게 어디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2월 발표한 '이달의 스승' 사업 또한 교육부는 한국교총과만 일을 벌였다. 결국 이달의 스승으로 뽑은 12명의 인물 가운데 최규동, 오천석 등 한국교총 1, 2대 회장이 모두 친일 의심자로 분류되어 사실상 사업자체가 좌초됐다.

교육부는 국제 교육계의 올림픽이라는 세계교육포럼에서도 전교조를 배제했다. 준비위에 교육단체에서는 한국교총의 안양옥 회장만을 참여시키고, 이 단체에게만 민간기관으로선 유일하게 국제포럼 기회를 줬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 5월 18일 대회 시작을 앞두고 EI(국제교원단체총연맹)와 GCE(교육을위한지구캠페인) 대표들에게 비판을 받은 것. 15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의 기치는 '모두를 위한 혁신교육'이었다.

지난 6월 12일 황 장관은 메르스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한국교총과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계의 한 축인 전교조는 학교 질병 대책을 마련하는 데서도 '따돌림' 당한 것이다.

학생 사이에 벌어지는 따돌림은 학교폭력 종류 가운데 하나다. 교육부가 벌이는 '따돌림'은 "'이념 편 가르기' 교육정책을 만들어 학교를 혼란에 빠뜨리는, 교육에 대한 폭력"이라는 게 교육시민단체의 지적이다.

"교육부의 따돌림은 교육폭력" 지적에 교육부 "…"

최은순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지금 학생들에게 고통을 야기하는 한국교육의 현실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모두가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진보와 보수 목소리를 중재해야 할 교육부가 전교조를 '왕따'시키고 한국교총하고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정부답지 못한 편협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과거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도 한국교총과 전교조를 동등하게 파트너로 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육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교육부가 한국교총과 진행한) 사업의 성격이 다르고, 또 그 사업의 내용을 모르는 상황에서 (교육부의 행동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전교조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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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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