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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둘 갑작스러운 갑상샘암 선고와 투병 생활로 망가진 몸. 그로 인해 바뀌어 버린 삶의 가치와 행복의 조건. "갑상샘암은 암도 아니잖아"라며, 가족조차도 공감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았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란 것을. 꿈이 있다면 당장 시작하라! '내일'이면 늦을지도 모른다. - 기자 말

부산-김해 경전철을 이용해 병원 가는 길
▲ 병원 가는 길 부산-김해 경전철을 이용해 병원 가는 길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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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복귀를 해서 인사발령으로 부서를 옮기고 새로운 업무에 적응을 하다보니 시간이 금세 흘러 또 병원가는 날이 되었다. 날씨가 추웠던 2월에 직장으로 복귀를 했는데 벌써 7월이다. 오늘은 핵의학과에 가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 6개월 경과에 따른 방사성 요오드 검사 일정을 잡아야 한다.

한 번도 경험이 없을 때는 모르니까 시키는대로만 하면 됐었는데 신지로이드 복용중단과 저요오드식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한 번 경험을 해보고 나니 다시 할 생각에 병원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다. 병원 가는 날 날씨마저도 내 마음과 같이 비가 쏟아질 것만 같았다.

병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했을 때는 3개월이나 직장을 쉰 사람 같지 않게 주말을 보내고 출근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평일에 병원을 가기 위해 휴가를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병원에 가고 있으니 또 몇 달 전까지 병가를 내고 쉬고 있는 나날들의 연속인 것만 같았다.

신지로이드와 비타민 6개월분
▲ 약 신지로이드와 비타민 6개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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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30분에 외과 진료가 예약되어 있었는데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서둘러 본관 3층 외과 진료실로 올라갔다. 3개월만에 만난 교수님은 나에게 얼굴이 더 좋아진 것 같다며 방사성 요오드 치료 결과도 좋을 거라고 위로 해주셨다.

이제 외과 진료는 6개월뒤에 예약이 되었다. 내년 1월 8일에 수술하고 처음으로 정기 검사를 받는다. 혈액검사와 목 초음파 검사를 통해 수술 후 경과 관찰을 하는 것이다. 수술이 워낙 잘 된데다가 방사성 요오드 치료까지 받았으니 별 문제가 없을거라고 하셨다.

교수님은 오늘 진료를 마지막으로 내년에는 뵐 수 없다고 하셨다. 미국으로 1년간 연수를 가신다고 해서 내년 1월 정기검진과 이후에 있을 몇 번의 외래 진료는 다른 교수님이 '대진'을 해주실 거라고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저요오드식'을 어떻게 하나?

방사성 요오드 검사를 위해 신지로이드 복용 중단과 저요오드식을 다시 해야했다.
▲ 방사성 요오드 검사일정 방사성 요오드 검사를 위해 신지로이드 복용 중단과 저요오드식을 다시 해야했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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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교수님과 짧은 작별인사를 나누고 본과 맞은편 건물 지하에 있는 '핵의학과'로 내려갔다. 역시나 계획대로 방사성 요오드 검사 준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지난해 겨울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기 위해 받았던 스케줄표와 허용식품목록표를 손에 받아 들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방사성 요오드 검사용 약물은 치료 때와 달리 아주 저용량의 약을 먹기 때문에 가족들과 격리하는 등의 사후조치가 필요없고 약 먹은 다음날 병원에 와서 바로 스캔을 하면 된다고 한다. 지난번 복용한 고용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내 몸에 남은 갑상샘 세포를 잘 파괴했으면 지난번 스캔에서 보였던 검정색 원형 2개가 이번 스캔에는 없어야 하는 것이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기 위해 처음으로 신지로이드 복용을 중단했을 당시 발생했던 부작용들을 기록해서 병원에 제출했었다. 제출된 자료를 근거로 이번 검사에서는 신지로이드 복용을 중단하지 않고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주사요법'이 의료보험에 적용된다. 비보험이라 120만 원 가량하던 주사비용이 6만 원에 가능했다.

주사요법을 선택하면 신지로이드 복용을 계속 할 수 있어서 부작용이 적다. 하지만 방사성 요오드 약물을 복용하는 날 하루와 전신 스캔을 하는 날 하루 해서 이틀만 병원을 방문하면 되는 일반요법과 달리 약물을 복용하기 전에 며칠을 연속으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현재는 병가 상태가 아니고 직장을 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직장에 자리를 비우고 병원에 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고민끝에 일반요법을 하기 위해 2주간 복용할 테트로닌을 처방받아 집으로 왔다. 일반 요법을 하다가 힘들면 주사요법으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요법을 하든 주사요법을 하든 피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저요오드식'이다. 지난번에는 병가를 내고 집에서 쉬었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이번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저요오드식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태그:#갑상샘암, #방사성 요오드, #외래진료, #처방, #주사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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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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