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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계에서 '도'에서 다음 '도'까지는 8개음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7개음이 차례로 울리면 다시 '도'가 시작되지만 그것은 기존보다 한 옥타브 높은 새로운 '도'의 소리입니다.

인권상담, 면전진정 처리(구금 및 보호시설 방문 상담), 진정사건접수 및 조사 등의 기본적 권리구제 업무뿐만 아니라 인권교육, 홍보, 협력 활동 등 일상에서 대구·경북지역민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인권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던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소장 권혁장)가 2015년 7월 1일, 벌써 8살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의 장엄한 울림소리가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듯 8살 인권사무소도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민원실이 아니라 상담실 입니다!

국민이 행정기관에 어떠한 것을 신청하는 것, 그것을 민원(民怨)이라 합니다. 법과 규정에 의해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에게 근거 없이 민원인의 요구를 들어주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민원의 한계 때문에 대구인권사무소는 그 흔한 민원실이 없습니다. 대신에 평범한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오고가는 상담실이 있습니다. 상담의 기본은 들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실정법에 근거가 없더라도 그것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고통을 들어주고 자료를 수집하여 해결방법을 같이 고민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 이것이 민원실이 아니라 <상담실>로 부르는 이유입니다. 

대구인권사무소는 개소 이후 시설에 대한 진정함 점검, 다수인보호시설 종사자 인권교육 등 진정권 보장을 위한 활동과 상담서비스 지도의 배포, 순회상담 확대 등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로 2014년에는 5000건 이상의 인권상담을 한 바 있습니다.
 
대구인권사무소 내 상담실 모습- 상담실 벽면에 인권상담서비스지도가 붙어있습니다.
 대구인권사무소 내 상담실 모습- 상담실 벽면에 인권상담서비스지도가 붙어있습니다.
ⓒ 대구인권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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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에서 밥을 먹는 것도 인권이다!

2011년 12월 6일 추운 겨울에 진정인의 전화가 사무소에 울렸습니다. 병원에서 입원 환자들에게 밥상을 제공해 주지 않아 식판을 방바닥에 놓고 식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이전에 밥상으로 자해 및 타해를 하는 사건이 있어, 이로 인한 위험 방지를 위해 밥상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으나 인권위에서는 인간의 존엄성 측면에서 밥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권고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 인권은 거대하고 비장한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 늘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대구인권사무소는 2008년 4월부터 조사업무를 개시한 이후 구금·다수인보호시설에서 지방자치단체까지 지속적으로 조사대상이 확대되었으며, 2013년에는 668건을 접수해 651건을 처리하였으며 2014년에는 진정사건을 665건 접수하여 644건을 처리하였고, 인권을 침해하여 개선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사건이 49건이었습니다.

인권교육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권리입니다

세계에서 교육열이 높다고 유명한 한국사회에서는 정말로 다양한 교육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강사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교육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EBS 수능 특강도 아니고 난해한 법률 강의도 아닌 단연코 '인권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권교육이 내용뿐만 아니라 강의 형식이나 준비물, 편의제공, 용어 사용 등이 모두 인권에 부합하여야 하기에 더욱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미혼"이라는 표현도 은연중에 결혼할 의사가 없는 "비혼"을 차별하는 용어 일 수 있기에 사용에 유의하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권에 대한 무지를 강요하는 것, 무지 속에 내버려두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라는 휴 스타키(Hugh Starkey)교수의 말처럼 인권교육이 인권을 실현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사명으로 대구인권사무소 개소 후 꾸준히 지역 내 인권교육은 증가하였고, 2014년에는 총 548회 3만9724명이 인권교육에 참가하였습니다. 특히 직접 인권교육 참가자를 찾아가 인권교육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인권교육>은 매년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2015년 올해엔 대구인권교육센터가 문을 열어(5월 1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인권강사 양성과정을 운영 중이며, 사회복지, 다문화, 아동청소년, 노숙인, 장애인 등 분야별 인권강사 대상 워크숍, 보수교육 등을 통하여 인권교육의 지역적 활성화와 인권의식 증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 5. 1. 대구인권교육센터 개관식 모습. 개관기념 조국교수의 인권특강에 앞서 권혁장 대구인권사무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 5. 1. 대구인권교육센터 개관식 모습. 개관기념 조국교수의 인권특강에 앞서 권혁장 대구인권사무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습니다.
ⓒ 대구인권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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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인권 체험관, 체험인권교육의 별이 되다

'2014년 3월 27일 무더운 봄날, 예상보다 2배나 더 많이 찾아온 협성중학교 학생들이 체험관에 들어왔다. 학교 교육의 연장선인 듯 불만 가득 학생들에게 앵무새처럼 보이는 바디페인팅 사진을 보여주며 "지금 이게 무엇으로 보여요" 라는 다소 어이없는 질문으로 나의 첫 인권체험프로그램은 시작되었다.' -제2기 대구인권체험관 코디네이터

2013년 7월 전국 최초로 폐교를 활용한 '체험형 인권 학습장'인 인권체험관에서 이제는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체험에 그치지 않고 작품전시, 도서전시, 이주다문화체험, 인권룰렛퀴즈 등이 진행되는 별별인권체험관은 2013년 81회 2495명, 2014년 총255회 7296명이 인권을 체험하여 전국에서 모범적인 인권감수성 향상 명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누군가 대구에서 어디 가보면 좋아요? 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대구광역시 동구에 있는 별별 인권 체험관을 추천할 것입니다. 

대구광역시 동구 지저동에 위치한 별별 인권 체험관-체험관을 찾은 학생들이 인권룰렛판을 돌려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구광역시 동구 지저동에 위치한 별별 인권 체험관-체험관을 찾은 학생들이 인권룰렛판을 돌려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대구인권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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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시옷", 너와 나를 인권으로 연결하다!

두 낱말이 어울려 한 낱말을 이룰 때 그 둘 사이를 이어주는 것이 "ㅅ" 즉 사이시옷이며, 이는 대구인권사무소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humandg)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인권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좋은 인권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2008년에 오픈한 "사이시옷"은 개설이후 90만여 명이 접속하는 등 매년 방문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바다 온라인에서 검색에 지칠 때,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사이에 "인권"이라는 시원한 바람에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향한 작은 돛 하나 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구인권사무소 공식 블로그 '사이시옷'은 인권상담 가능기관·단체 소개코너가 있어 고통 받는 문제와 관련된 기관을 쉽게 찾을수 있도록 하였으며, 위원회 권고사항 및 관련 수필을 바탕으로 하는 팟캐스트 영상은 주요 인권침해사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을 고려한 대본과 대화 글을 삽입하여 누구라도 소외됨이 없는 소통을 추구하고 있는 인권기자단이 만드는 라디오 방송도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대구인권사무소는 서로의 다름을 가지고 틀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8이라는 숫자를 눕혀서 보면 수학에서 얘기하는 무한대(∞)가 됩니다. 경계나 편견 없는 무한대의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자주 만나 듣고 배우고 함께 하는 아름다운 소통과 연대의 모습으로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인권위와 함께 하는 시민기자단이 꾸려갈 '별별인권이야기'는 일상생활 속 인권이야기로 소통하고 연대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글쓴이 김종길님은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인권, #인권교육센터, #인권체험관, #8주년, #인권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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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와 함께 차별없는 인권공동체 실현을 위하여 '별별 인권이야기'를 전하는 시민기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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