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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역 앞 매산시장에서 즉석두부장터를 운영하는 서인삭대표
▲ 서인석대표 수원 역 앞 매산시장에서 즉석두부장터를 운영하는 서인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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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에 53부작으로 종영 한 KBS-2TV의 주말드라마인 '가족끼리 왜 이래'는 최고시청률43.3%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기족끼리 왜 이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자식바보 차순봉(유동근 분)이 큰 딸과 두 아들을 상대로 불효소송을 내면서 벌어지는 가족 성장드라마다. 주말이 되면 사람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이다.

드라마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극중 차순봉은 두부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큰 딸은 이름 있는 회사의 비서실에 근무를 하고, 큰 아들은 의사이다. 막내아들인 차달봉은 나중에 아버지 두부가게를 물려받는다. 그런 과정에 꽤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드라마로 인해 두부의 매출이 올랐다는 소문이 났었다. 과연 그랬을까?

매산시장 골목 길 안에 자리하고 있는 즉석두부장터
▲ 두부장터 매산시장 골목 길 안에 자리하고 있는 즉석두부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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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앞 매산시장을 찾아가다

수원에는 22개의 인정시장이 있다. 인정시장이란 상인회 회원 50명 이상인 시장을 말하며, 이 시장들은 수원시 경제정책과 전통시장지원팀에서 다방면으로 관리를 한다. 시장의 활성화 및 판매, 환경개선 등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는 이 인정시장들은 주변 대형할인점 등으로 인해 매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매산시장(상인회장 곽상희)은 수원역 앞에 있는 네 곳의 인정시장 중 한 곳이다. 4개 시장 중 그래도 가장 전통시장의 형태를 띠고 있기도 하다. 7월 2일 오후 매산시장을 찾았다. 이곳에는 두부를 판매하는 집이 3곳 보인다. 그 중에서 큰길가가 아닌 좁은 골목 안에 자리하고 있는 '즉석 두부장터'를 찾았다.

즉석두부장터는 말 그대로 그날그날 두부를 만들어 판매를 하는 집이다. 오후 1시 경에 들렸을 때, 가게 안에서는 서인석(남, 56세) 대표와 여성 한 분이 두부를 만들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아 질문을 해보았다. 도대체 왜 두부장사를 시작한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과연 이 시장의 골목 한 편에서 두부를 만들어 판매는 될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오후에 갓 제조해 낸 두부를 찬물로 식히고 있다
▲ 두부 오후에 갓 제조해 낸 두부를 찬물로 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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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다가 두부가게로 바꿔

"저는 고향이 평택입니다. 어려서 수원 세류동으로 이사와 수원에서 모든 학교를 마쳤죠. 이 시장골목은 수도 없이 지나다닌 곳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바뀐 것도 없는 골목이죠. 2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의료사업도 한 5년 정도 했어요. 그러다가 지인의 소개로 이 두부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죠."

서인석 대표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난 후, 경제가 어려워도 별로 타격을 받지 않은 것을 찾아보다가 만난 것이 바로 두부집이라고 한다. 그때부터 경기도 일대의 50~60개소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두부가게를 열기에 적당한 곳을 찾아보았으나 만만치가 않더라는 것. 장사가 좀 될 만한 곳이면 상대적으로 보증금이며 권리금 등이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였단다.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두부를 생산하고 있다
▲ 즉석두부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두부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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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가게자리를 소개받았어요. 그런데 이곳은 너무 외진 곳이라 딴 곳을 알아보았지만 엄두가 나질 않아 결국 이곳에 두부가게를 차렸죠, 저는 이 가게를 차리면서 우선 환경과 시설 등을 먼저 생각했어요. 가게의 색을 화이트로 설정을 하고, 기계식, 전기식으로 제조과정을 꾸민 것이죠."

서인석 대표는 두부는 우리가 먹는 식품이며 가장 가격이 저렴한 부식 중 하나라는 것이다. 또한 콩으로 제조를 하기 때문에 우리네의 영양소를 보충하는데도 꼭 필요한 식품이라고 한다. 그런 두부가게를 운영하는 서인석 대표는, 하루에 오전과 오후 두 번씩 두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기계에서 콩물이 나오고 있다. 기계화, 전기화가 된 시설로 인해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 콩물 기계에서 콩물이 나오고 있다. 기계화, 전기화가 된 시설로 인해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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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과 표준이 제 '장사철학'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누구나 지나가면서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문을 없애고 100% 게방을 한 것이죠. 먹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보라는 뜻입니다. 저희 집은 청소로 시작해 청소로 마칩니다. 그만큼 청결이 최우선이죠."

서인석 대표는 누구라도 들어와 가게 안을 살펴보라고 자신있게 말을 한다. 대개 공장이라는 곳이 냄새가 나게 마련이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콩을 이용해 만드는 두부도 정량을 꼭 지킨다고 한다. 사람이 물질에 욕심을 내다보면 제대로 표준량을 이용해 두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부족하게 만들이 이윤을 높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일부 사람들이 매출이 올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와는 거리가 멀죠. 대기업들이 두부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경쟁을 할 수 없어요. 매출이 올랐다는 것도 그쪽을 두고 하는 말일 테죠. 전통시장이 자꾸 어려워지는 것도 대기업이 소소한 것까지 다 생산을 하기 때문입니다."

뽀빠이 이상룡이 들려가면서 사인을 남겼다
▲ 뽀빠이 뽀빠이 이상룡이 들려가면서 사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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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 대표는 자신은 그저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좋은 두부를 만들어주면 된다고 한다. 항상 깨끗하게 주변 정리를 하고, 장사를 하지만 이윤에 얽매이지 않고 제대로 만들어 질 좋은 두부를 공급하겠단다. 식당과 교회 등에 납품을 하고 있다는 매산시장 즉석두부장터 서인석 대표. 모든 이들이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면 세상이 참 깨끗해질 것이란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서인석, #두부장수, #매산시장, #즉선두부장터,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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