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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에 마련된 음압격리병실을 방문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에 마련된 음압격리병실을 방문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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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서울 시정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입니다."

지난 한달 여간 메르스대책본부장을 자임하며 메르스 퇴치에 매진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젠 관광대책본부장이 되겠다며 떠나간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치를 공언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지난 6월 4일 심야 긴급기자회견을 연 뒤, 늦었지만 정부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삼성서울병원의 신속한 방역조치를 이끌어내는 등 메르스와의 전면전을 벌여왔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가진 민선 6기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제 '제2의 메르스'라고 할 수 있는 심각한 민생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42일간 서울시는 그야말로 준전시상태로 메르스와 싸워왔다"며 "그 결과 지금 메르스는 잦아들고 있으나, 완전히 퇴치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철저히 관리하고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희생과 고통을 치른 확진자, 접촉자 그리고 가족분들 모두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빠른 치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병원 의료진, 보건소 직원, 소방대원들을 호명한 뒤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희생 정신으로 일하고 있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시민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원순 시장은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특히 보건의료분야와 감염병 방역체계의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며, 서울시 차원의 과감한 공공의료 혁신을 펼쳐나가겠다"고 공언했다.

"피해병원, 중앙정부 대책 부족하면 서울시 추가보강 용의"

박 시장은 또 "메르스가 초래한 관광업의 위기, 중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초토화, 의료기관의 고통 등이 제2의 메르스"라며 "민생을 살리는데 아낌없는 선제대응, 적극대응, 총력대응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메르스로 인해 발길을 돌린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서울로 오게 하는 것"이라며 "서울의 관광산업이 다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제가 관광가이드로 나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경기활성화를 위해 현재 5천억원 규모의 긴급 추경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고, 필요한 재원중 일부는 단기차입을 통해서라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양천메디힐병원 등 메르스 사태로 인해 폐쇄조치 됐던 병원의 피해가 큰데 정부 지원규모는 160억밖에 안된다고 한다. 정부가 못하면 서울시가 추가로 지원해줄 용의 있나.
"병원이 환자 못 받은 것은 물론 퇴원 못한 환자들의 입원비도 상당 액수에 달하는 것으로 들었다. 안전한 병원임을 강조해서 이용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메디힐병원의 경우 주민들에게 신뢰받을 병원임을 알리는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중앙정부가 보상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입은 손실에 비하면 충분치 않은 것 같다. 추경에도 반영해야 한다. 부족하다면 서울시도 최소한의 보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준과 규모는 중앙정부가 하는 것 지켜보겠다."

- 논란이 많았던 퀴어축제, 내년에도 허가할 건가.
"어느 사회든 갈등과 분란이 있다. 조금 긴 호흡으로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사회적 합의 이뤄나갔으면 좋겠다."

- 메르스사태 이후 줄어든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대책은.
"그동안 메르스방역대책본부장을 일했지만 이제부턴 관광대책본부장이 되어 뛰겠다. 중국 관광객들을 100억 원을 집중 투자해서 중국, 동남아 마케팅에 쏟아붓겠다. 농담이지만 '바로 지금 이때다'를 관광 캐치프레이즈로 해서 지금 서울에 가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식의 홍보를 펼치면 어떨까 한다. 다만 서울시만의 힘으로 불가능하니 중앙정부와 같이 해나가겠다. 적어도 추석까지는 회복시켜 추석특수는 확실히 잡아야겠다는 생각이다."

- 서울역 고가도로가 식물원 컨셉트로 지어지면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겠지만, 차가 다니는 것도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구조물에 흙을 깔고 식물을 심으면 더 위험하지 않겠나.
"공모 당선안에 따르면 수목을 심으면서 보강조치 해야 하는데 그때 안전조치를 함께하면 될 것이다. 서울역고가는 2017년 상반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데, 단순한 고가가 아니라 주변 요소들을 골목골목 연결해 관광효과가 클 것이다."

"고도정수처리시설 거의 완공... 한강 수질 지장 없어"

- 한강에 조류경보 내려지고 녹조가 심하다. 신곡수중보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철거도 가능한가.
"철거하는 게 좋겠다는 용역 결과가 있었지만, 지천에 대한 효과에 대한 여러 가지 반론이 있어 제2의 용역을 시작하고 있다. (담당 부처인) 국토부와도 교감해야 한다. 조류 경보가 내려졌지만 다행스럽게도 시가 1조여 원을 투입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이 거의 완공돼 수질에는 지장 없을 것이다."

-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간의 수도권매립지 협상이 타결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타결되지 않았더라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고통을 감내해준 인천시민들에게 이 자리 빌려 감사드린다. (인천시민들의) 고통이 덜어지고 보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구룡마을 재건축, 한전부지 협상, 메르스 사태 등 거의 모든 사안에서 강남구와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해결책은 없나.
"구룡마을 때도 강남구와 마찰이 있었으나 자존심을 버리고 강남구 안에 동의해준 적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력은 봉사'라고 했다.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 아니고 시민들의 관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 노력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존심 상하는 문제가 많지만 구청장이든 인근 도시 시장이든 협의하고 협력해서 갈등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오늘은 지방 자치 2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자치와 분권 관련 그간 구청장들과 어떤 대화가 오갔나.
"자치와 분권이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도시 경쟁력, 지방 경쟁력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자치단체장들 입에서 '우리는 중앙정부의 출장소에 불과하다'는 자조 섞인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내려주는 조치가 아쉽다. 동시에 구청장 입장에서는 '서울시도 똑같지 않나' 불평을 할 것이다. 우리가 중앙정부에만 요구하고 자치구에는 (합당한 조치를) 안 하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 조만간 자치분권정책한마당을 통해 정리된 안을 토론하고 혁신안을 공동으로 발표할 생각이다. 중앙정부도 조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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