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관 홍정규 김연정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다음 달 1일 열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주재하지 않을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추경 당정협의에 유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정협의는 당에서 원 의장이, 정부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최 부총리는 당정협의 직후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협의 결과를 보고한다.

다른 관계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고려해 순수한 정책적 목적으로 당정이 열리는데, 유 원내대표가 참석하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 부총리와 마주앉게 돼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전달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관례적으로 정책위의장이 주관하는 당정협의에 원내대표가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닌 만큼 "굳이 '정치 당정'으로 변질돼 취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하자"는 의견을 정부에서 타진했고, 이를 당 원내지도부가 수용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단순히 '어색한 장면'을 연출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 청와대와 친박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유 원내대표를 당정 또는 당정청 회의에서 아예 배제하려는 정부 측 의도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게 실무적 차원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정책위의장이 정책 공조를 위한 당정협의를 주도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불편한 당청 관계의 반영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게 아니다"면서 "(최 부총리가) 최고중진회의에서 보고하기로 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당정협의와 관련해 청와대 측으로부터 어떤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것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 추경 관련 당정 협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 예산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국회가 추경안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