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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월요일이 다가오네. 주말은 너무 짧아요. 매일 놀고 싶은데. 왜 늘 공부만 하라 하는지 난 모르겠어…."

원주 단관초등학교 김승호 선생님이 만든 노래 <학교 가자>의 노랫말이다.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감정들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경쾌한 리듬에 마음까지 흥겨워지는 노래 <학교 가자>는 아카펠라 그룹 '별의별'의 첫 번째 음반에 실렸다.

"어느 일요일이었는데 다음날 학교가기가 너무 싫은 거예요. 선생님인 나도 이런데 아이들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 가자>를 작사·작곡한 김승호 선생님이 노래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웃었다. '별의별'의 음반에 실린 여덟 곡 모두 이렇게 탄생했다. 그룹 멤버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일상의 삶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쓰고, 노래로 만들었다. 어떤 곡은 아이들의 글이 그대로 노랫말이 됐다.

인제남초등학교 한승모 선생님은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과 생각들을 음악으로 남기고 싶었다"라면서 "누구에게는 별의별 이야기겠지만, 우리에게는 당연한 삶의 이야기들이 노래로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생활이 그대로 노랫말로...

아카펠라 그룹 '별의별' 구성원들.
 아카펠라 그룹 '별의별' 구성원들.
ⓒ 현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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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에 결성된 '별의별'의 시작은 우연한 모임부터였다. 한국아카펠라교육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한승모 선생님에게 춘천교대 교수로부터 공연 요청이 들어왔고,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모아 공연팀을 꾸렸던 게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팀 이름도 없었어요. 그냥 그때 모였던 사람들이 좋았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팀을 깨고 싶지 않아 자연스럽게 같이 어울리며 노래도 만들고, 글도 쓰면서 활동하게 됐죠."

원주 솔샘초 황고운 선생님이 이야기했다. 그렇게 모인 멤버가 모두 다섯 명. 김승호, 한승모, 황고운, 박정윤(춘천 후평초등학교) 선생님과 언어치료사인 김세진 곰아저씨아동발달센터장이 그들이다.

이들이 1년여를 꼬박 투자해 만든 음반은 지난 5월 스승의 날에 공개됐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알게 된 감자꽃스튜디오 이선철 대표와 평창의 청년음악가 안병근 씨가 앨범 제작을 맡고, 한국인 최초로 두 차례 그래미상 녹음상을 받은 황병준 감독이 녹음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멤버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이기에 음반을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도 남달랐을 터. 김세진 센터장은 "사실 처음에는 우리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실물로 나오니까 뿌듯하다"면서 "2집이 나온다면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앞으로 이들의 활동계획은 큰 무대는 아니어도 의미 있는 공연을 하는 것. 자주는 힘들겠지만, 작은 분교를 중심으로 한 찾아가는 음악회나 연말 콘서트를 생각 중이라고 귀띔해준다.

"별의별은 '별의별 사람 다 있네'라는 뜻도 있지만, 선생님이라는 자리가 아이들(별)을 위한 별이라는 뜻도 있어요. 선생님이나 아이들이 우리의 노래를 듣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만들었는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박정윤 선생님의 말처럼 그들의 노래가 긍정의 에너지로 학교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강원도교육청에서 발간하는 '강원교육맑음' 7월호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별의별, #초등, #교사, #아카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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