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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이체통합관리시스템’(www.payinfo.or.kr)의 모습
 ‘자동이체통합관리시스템’(www.payinfo.or.kr)의 모습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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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자동이체 연결계좌를 한 곳에서 조회하고 해지할 수 있게 됐다. 주거래 은행을 바꾸려고 카드사나 통신사 등 요금 청구기관에 일일이 전화해 해지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유사한 서비스를 시행 중인 해외에서도 사용자가 적어 실효성이 낮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금융결제원은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일부터 '자동이체통합관리시스템'(www.payinfo.or.kr)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금융결제원은 은행연합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시스템 구축하는 데 14개월이 소요됐으며 구축비는 123억 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연간 운영비는 20억 원 정도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4년 중 처리된 자동이체 건수는 26억 건, 금액은 799조 원이다. 국민 1인당 월평균 이체 건수는 8건, 건당 평균 이체금액은 31만 원으로 추정된다.

여러 금융기관 계좌를 갖고 거래하는 금융소비자들의 특성상, 자동이체 계좌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주거래 은행을 바꾸려고 요금청구기관에 일일이 전화할 필요 없이, 통합관리시스템에서 공인인증서를 입력하면 자동이체내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불필요한 내역을 해지하고 다른 계좌로 변경할 수 있다.

조회는 7월, 주계좌 변경은 10월부터... "학교, 아파트로 확대"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것은 조회서비스다. 국민·신한·우리 등 52개 금융회사에 개설된 개인·법인 계좌의 전체 자동납부 목록 조회할 수 있다. 다만 은행 외 우체국·새마을금고·저축은행 등 33개 금융회사에 등록된 자동납부는 조회는 가능하지만 해지는 7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자동납부 해지 신청 시 2영업일 내(신청일 제외) 처리가 완료된다.

기존 계좌에 연결된 자동납부를 신규계좌로 변경하는 서비스는 10월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결제원은 SKT·KT·LGU+ 등 3대 이동통신사와 생명·손해보험, 신용카드사 등을 중심으로 변경서비스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경 신청 시 5영업일 내(신청일 제외) 반영된다.

이와 함께 금융결제원은 학교 학교계좌(급식·교재비), 아파트관리비, 신문사, 학원 등 중소형 업체에서도 계좌변경이 가능하도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학교나 아파트가 급식비, 관리비 등 요금을 청구하는 은행을 특정할 경우, 통합관리서비스에서 조회와 해지를 할 수 없다.

송창수 금융결제원 금융정보업무부 부장은 "요금을 청구하는 금융사를 지정해놓는 업체들이 많이 있다"면서 "단기간에 표준화시키기는 어렵고, 금융기관 그리고 관계 기관들과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송 부장은 "전산시스템 전반에 대해서 최고 수준의 보안 대책을 수립, 운영해 정보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민감 정보인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는 암호화해 보관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계좌이동 서비스하는 영국 '미지근'... 한국은?

한편 이미 고객의 주거래계좌를 변경해주는 계좌이동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영국과 호주도 거론됐다. 영국과 호주는 지난 2014년 국민 1인당 월평균 자동이체 건수가 9건으로 우리나라(8건)보다 많다. 이들은 각각 2009년, 2008년부터 계좌이동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활발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계좌 유지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기존 계좌 해지와 잔고 이전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기준, 계좌개설자 5000만 명 중 3.2%(160명)만이 계좌를 이동했다. 은행 서비스 수준이 평준화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계좌이동제에 관심이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김용태 금융감독원 지급결제감독팀장은 "영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 계좌이동제가 많이 활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들 국가는 은행 산업이 정체되는 것을 막으려고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우리는 금융소비자 편의를 위해 시작했다"며 출발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수시입출금식 주계좌를 만들면 옮기는 게 어려워서 자연적인 시장 독점이 생겨왔다"며 "앞으로 은행은 기존 고객의 계좌를 지키려면 신용등급 완화를 통한 적극적인 대출이나 예금 금리를 더 높이는 등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태그:#계좌이동, #금융결제원, #금융감독원, #자동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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