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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2월, 미국 유명 시사주간지인 <TIME>지 표지 모델로 박근혜 대선 후보가 실렸던 사진.
 지난 2012년 12월, 미국 유명 시사주간지인 <TIME>지 표지 모델로 박근혜 대선 후보가 실렸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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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슬픈 날이다. 오늘은 국회의 역사에 남을 슬픈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한 마디에 다수당인 여당 의원들이 숨을 죽이고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하고 국회 지키기를 포기한 슬픈 날이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지난 6월 25일 국회정론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행사 규탄대회'에서 성토한 발언이다.

이에 더해 29일에는 문재인 당대표가 나서 "삼권분립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발상이자 독재를 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기어이 '독재'라는 말까지 터져 나왔다. 이런 기저에는 박 대통령이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훼손하며 박정희 군부독재에나 있었던 권위주의와 공안 통치를 부활하려는 조짐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선후보 외신지의 분석...."독재자의 딸 우려"

지난 2012년 12월 6일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 "외국인들 눈에는 독재자의 딸이 대선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놀라워 보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며 세밀한 분석 기사를 실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도 "독재자의 딸이 유력 대선후보로 등장했다"며 박근혜 후보의 사진을 표지에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서 25개국의 아시아 지식인 333명이 한국 대통령 선거에 우려를 표하는 '유신독재를 기억하는 아시아 지식인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독재자의 자식들이 유력한 정치지도자가 되는 많은 나라에서처럼, 이제 한국에서도 독재자의 2세가 국가권력에 도전하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우려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이런 외신보도에 적극 대항했다. 새누리당은 당시 표제 기사 'strongman's daughter'를 '강력한 지도자'로 홍보하면서 오역 논란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박근혜 후보 측근들은 올해 들어 기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지칭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공지를 각 언론사에 보냈다"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통치자가 법 위에 군림하며... 제왕적 대통령을 비판하다

유명한 정치블로거 육근성씨는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으로 당선돼 제왕이 되다'라는 글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그는 글의 서두에서 "정당 정치는 물론 삼권분립의 기반 위에 작동해야할 대통령제에도 실패하고 있는 게 한국정치의 현주소"라며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의 논평에 따르면 18대 대선을 통해 선출된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를 거스르며 공안통치와 유신독재를 재연하려 한다는 게 그의 평가였다. 그는 또한 통치자가 법 위에 군림하며 국민을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권위주의가 청와대 전반에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때 박근혜의 호위병을 자처했던 측근들도 '토사구팽'을 당하고 나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일례로 경제민주화 포기로 김종인 전 박근혜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곁을 떠났다. 그리고 진영 복지부장관이 복지공약 기형화로 중도 사퇴했고, '소신수사' 채동욱 검찰총장은 권력의 찍어내기에 밀려 옷을 벗어야 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맡아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을 떠나고 나서 돌연 박근혜 저격수를 자처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 교수는 제왕적 대통령을 비판하며 "2012년 한 해 동안 내세운 정치쇄신, 경제민주화, 검찰개혁, 100% 대한민국, 이런 것이 대선 이후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4년을 더 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교수는 박 대통령의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을 직시하며 "닉슨이 워터게이트로 물러날 때 지지도가 30%에 가까웠다"고 일갈했다. 실제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2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대선 당시 청춘표심을 흔들었던 이준석, 손수조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박 대통령의 제왕적 독선을 꼬집었다. 그는 "이순신의 결단이 틀렸다면 그에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하고 그래야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의 투영이다"며 "아무 역할 없이 '자앙군~(장군)'하는 역할만 있었다면 재미있는 사극이었을 리 없다"고 비판했다.

손수조 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도 "새누리당은 청년의 열정을 허망함으로 돌려주고 말았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새누리당에 남아 있을 올바른 청년은 없다고 본다"고 우회적으로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 수락 연설문 "정치의 가장 큰 사명은 국민의 삶"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문에서 "정치가 존재하는 가장 큰 사명은 국민의 삶"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러며 박 대통령은 유독 국민 대통합을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취임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말해주듯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 반목과 질시만이 넘쳐나고 있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은 진정한 국민행복 시대를 위해 정부부터 바꾸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을 중심에 놓는 친절한 정부, 열린 정부를 지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약속했던 "나라의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 서로 대화하고 약속을 지킬 때 신뢰는 쌓일 수 있다"는 다짐을, 국민들은 아직도 믿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태그:#박정희 독재, #박근혜 대통령, #독재자의 딸, #국회법개정안,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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