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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와 울산민들레분회(청소노동자 노조)가 30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병원측은 확인되지 않은 경영위기를 빌미로 강행한 하도급단가 삭감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와 울산민들레분회(청소노동자 노조)가 30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병원측은 확인되지 않은 경영위기를 빌미로 강행한 하도급단가 삭감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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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학교병원이 '메르스의 여파로 경영이 어렵다'며 비상경영을 선포한 다음날, 청소노동자 임금을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지난 15일부터 국가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울산대병원노조와 청소노동자들은 "메르스로 인한 경영위기를 빙자해 가장 먼저 하청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한 것은 메르스 방지를 위해 병원 청결을 유지하려했던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이는 상대적인 약자에게 경영위기를 전가하는 행위로, 사회적으로도 지탄받을 일"이라고 성토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번 임금조정은 이미 예정된 것으로, 일과후 30분 해오던 잔업을 업무효율차원에서 없앤 것"이라며 "메르스와는 전혀 상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울산대병원노조)와 울산민들레분회(청소노동자 노조)는 30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측은 확인되지 않은 경영위기를 빌미로 강행한 하도급 단가 삭감을 중단하고 메르스로 인해 추가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사기를 진작하라"고 요구했다.

"비상경영 첫 번째가 도급단가 삭감" vs. "메르스와 무관"

울산대병원 노사가 공히 인정하는 부분은 지난 24일 병원 측이 "메르스의 여파로 경영이 어렵다"며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이다. 병원 측은 다음날인 25일 청소하도급업체와 임금재조정 재계약을 하고 7월 1일부터 이를 적용키로 했다.

울산대병원은 또한 직원들에게는 수가적용 저가 진료재료 사용과 저가 약품사용, 신규 인력 채용 금지, 연장 근로 금지, 연차 사용 독려, 신규 의료 장비 도입을 비롯해 에너지 절약 등의 비상경영대책 세부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30일 기자회견에서 "비상경영의 첫 번째로 청소 도급단가를 삭감했다"며 "청소업무 도급단가 삭감은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변경과 실질 임금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노사가 공감하는 경영의 어려움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청소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며 "청소노동자 100명을 합친 임금삭감액이 월 600만 원인데, 이보다는 70억 운영자금 사용, 14억 골프회원권 매각, 30억 현대중공업 임대료납부 유보 순으로 경영위기 극복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지나친 비상경영 대책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환자들의 의료비를 인상시킬 수밖에 없고, 단체협약과 근로기준법 위반의 가능성까지 있다"며 "2015년 병원의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 경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울산대병원노조와 청소노동자들은 병원 측이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노동조건이 있음에도 임금하락을 위한 노동시간변경을 일체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은 노동조합의 존재를 부정하고 노사가 맺은 단체 협약의 정신에도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울산대학교병원은 도급단가를 삭감하고, 하청회사는 노동시간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청소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임금을 삭감시켰다"며 "하청회사는 '원청이 도급단가를 낮추어 어쩔 수 없다'며 7월 1일부터 노동시간 변경과 그에 따른 임금 삭감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금삭감으로 인해 청소노동자들이 퇴근해도 환자들의 진료가 끝나지 않는다"며 "메르스가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소업무의 공백은 누가 담당할 것인지 아무런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울산대병원노조와 청소노동자들은 병원 측이 메르스로 어렵다고 하지만 그와 관련한 구체적인 자료를 노동조합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자체 분석한 메르스 사태로 인한 울산대학교병원의 환자 상황을 공개했다. 노조 측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일간에 걸쳐 외래환자의 경우 25~30% 정도의 감소를 보이고, 입원환자의 경우 10% 미만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증환자들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

노조 측은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인 상황이며, 이미 평소 상황으로 복귀되고 있다"며 "이러한 병원의 상황은 여타 병원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편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대학교병원은 2015년 노사교섭 경영보고에서 퇴직충당금 492억 원과 운영자금 약 70억 원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과거 병원경영이 어려웠던 시기에는 병원은 퇴직충당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왔다"고 상기했다.

특히 노조는 "어떤 때에는 현대중공업에 납부하는 수십억 원의 임대료를 유보한 적도 있었다"며 "병원은 몇 사람의 운영위원들만 이용하는 14억 원어치의 골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러함에도 울산대학교병원 경영진은 할 수 있는 수많은 대책을 뒤로하고 청소노동자들의 임금부터 삭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산대병원측은 "청소노동자 임금삭감에 대한 노조의 주장은 메르스와는 전혀 상관 없다"며 "이미 지난 3월 업체측과의 재계약을 검토했고, 5월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라며 "청소노동자들이 일과후 하는 30분 잔업을 없앤 것은 업무효율성이 없어 중단한 것으로, 실제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골프회원권은 병원 측의 자산으로 이를 노조가 왈가불가 할 것은 아니다"며 "(모회사인) 현대중공업 임대료 납부 유보 사례는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 작성 글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울산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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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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