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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 툼>(Rew Tomb, 빨갱이 무덤)을 만든 구자환 감독(민중의소리 기자)이 극장 개봉을 맞아 밝힌 소감이다. 그는 10년 전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을 취재하면서 평생 가슴 속에 한을 간직하고 살아 온 유족들에게 사건의 진실을 알리겠다고 약속했고, 이제 그것을 지키게 되었다.

<레드 툼>은 오는 7월 9일 전국 12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한다. 영화등급위원회는 지난 26일 이 영화를 '15세 관람가'로 결정했다. 정확히 65년 전 7월은 국민보도연맹원들에 대한 학살이 시작된 달이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전후 학살당한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국민보도연맹'은 1949년 6월 5일 좌익 계열 전향자로 구성됐던 반공단체 조직을 말한다.

한국전쟁 초기 학살 당했던 국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 툼>(빨갱이 무덤)이 오는 7월 9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동시 개봉한다.
 한국전쟁 초기 학살 당했던 국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 툼>(빨갱이 무덤)이 오는 7월 9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동시 개봉한다.
ⓒ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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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정권은 민간인들을 예비검속에 이어 집단학살했다. 정권은 전쟁이 일어나자, 인민군에 부역하거나 동조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민간인들에 대해 재판 등 절차 없이 불법적으로 집단 학살을 자행했다.

당시 영문도 모른 채 부모형제를 잃었던 유족들은 되레 빨갱이로 몰릴까봐 자식한테도 말하지 않고 평생을 숨죽여 살아왔다. 1960년 4.19혁명 직후 진상규명과 유해 발굴 시도가 있었지만, 196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오히려 탄압했다.

군사정권은 전국유족회 회장과 간부들을 군사법정에 세우고, 용공분자로 몰았으며 사형이 언도하기도 했다. 정권은 유족들이 유해발굴과 수집한 자료를 불태워버리는 소위 '분서갱유'라 불리는 2차 가해도 서슴지 않았다.

그 이후 국민보도연맹사건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빨갱이'로 치부되었다.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자는 최소 23만명에서 최대 43만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은 노무현 정부 때 처음으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일부 진행되었고, 이후 이명박 정권부터 중단되었다.

진실화해위는 전국 168곳을 집단학살지로 추정했고, 지금까지 발굴된 곳은 13군데에 불과하다. 최근 뜻있는 단체들이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유해 공동조사단'을 구성했고, 이들은 올해 2월 진주 명석면 용산고개와 대전 산내면 골령골에서 유해발굴을 했다.

2004년부터 밀양, 창녕, 마산, 창원, 진주, 거제, 통영 등에서 은폐되었던 무덤이 드러났고, 구자환 감독은 그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구 감독은 평생 한을 품고 살아온 유족들의 절절한 이야기도 들었다.

구 감독은 이 영화 개봉을 위해 지난 3~4월 사이 '극장 개봉 시민 후원 모금'을 벌였는데, 여기엔 개인 120여명과 10여개 단체가 참여해 1000여만 원을 모았다. 이 영화는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그동안 일부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레드 툼>은 7월 9일부터 서울 인디스페이스·인디플러스, 부산 영화의전당·아트씨어터씨앤씨·국도가람예술관, 대구 오오극장, 경기 추억걱장미림,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대전아트시네마,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안동 중앙시네마, 창원 메가박스 등에서 볼 수 있다.


태그:#레드 툼, #국민보도연맹, #한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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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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