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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대구 사무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대구 사무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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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9일 오후 7시 52분]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대구 동구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강하게 질책하고 친박계가 나서 원내대표 사임을 촉구하고 나선데 대해 지역민들은 착잡한 심경이지만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주로 60대 이상인 노년층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생각하는 주민이 많았다. 하지만 젊은층에서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유 의원의 원내대표 사퇴 여부에 대해 대구시민들의 의견 반반으로 갈렸지만 동구을 지역구에서는 7대3의 비율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시 동구 방촌동에서 만난 80대의 한 시민은 "유승민 의원을 좋아해서 투표했지만 대통령을 배신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당장 원내대표직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진식(78)씨도 "우리가 어렵게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유승민 의원이 배신했다"며 "조롱박 키웠더니 큰박을 이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 의원을 질책한 데 대해 "잘한 일이다"라며 "대통령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받쳐줘야 할 사람이 오히려 이기려고 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구재옥(58, 여)씨도 "우리가 유 의원을 얼마나 좋아했는데 이렇게 대통령과 싸울 수 있느냐"며 "친박, 비박 나뉘어서 싸우는 것도 우습지만 우리 지역 국회의원이 대통령과 싸우는 모습이 더 꼴불견"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시 동구 방촌동에 걸려있는 현수막.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며 사퇴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시 동구 방촌동에 걸려있는 현수막.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며 사퇴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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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방촌동, 용계동, 각산네거리 등 유승민 의원 지역구 사무실 인근 도로변에는 '동구주민일동' 명의로 "박근혜 대통령 배신자! 즉각 사퇴하라!", "은혜를 모르는 유승민!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 20여 개가 내걸리기도 했으나 대구 동구청은 이날 오후 현수막들을 모두 철거했다.

이와 반대로 유승민 의원을 지켜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성재(51)씨는 "대통령이 아무리 기분이 나쁘더라도 원내대표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유 의원은 흔들리지 말고 원내대표직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유승민 최고!!"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민도 "대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고 대선에서도 절대적 지지를 보냈지만 자신이 속한 정당의 원내대표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갈등을 봉합하고 잘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지역구에 속한 한 대구시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을 다독거려 같이 가야 한다"며 "친박계가 다음 총선을 보고 하는 것 같은데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퇴할 사항도 아니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5월 28일 국회법이 통과된 이후에는 유 의원을 원망하는 전화가 많이 왔다"며 "하지만 대통령이 질책하고 2~3일이 지나면서 격려전화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 의원을 격려하는 전화가 부쩍 늘어 지금은 40% 정도 된다"며 "원내대표 거취 문제는 친박계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의원총회에서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해 친박계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29일 CBS <노컷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사퇴 주장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8.5%로 '공감한다'는 대답(32.9%)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47.3%로 같게 나왔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유승민, #새누리당, #지역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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