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최북단 백령도는 인천연안부두에서 시속 70km의 쾌속정을 타고 4시간을 가야 들어갈 수 있는 섬이다. 지척에 북한 땅 장산곶이 선명하게 마주 보이는 섬, 그래서 분단의 흔적이 선명하면서도 분단의 현실이 오히려 실감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백령도에는 콩돌해안이 있다. 수억만년의 세월, 파도에 휩쓸리고 자신들끼리 몸을 부대끼면서 모난 구석들을 모두 제거해 버렸다. 모난 구석없이 모두 둥굴둥글한 자갈돌과 콩알만한 돌로 이루어진 해안은 걷는 순간부터 특별함을 선물해 준다.
걸을 때마다 들려오는 자갈소리와 파도소리, 작은 콩돌이 자그락거리며 들려주는 소리만으로도 온몸이 시원해진다.
서해최북단 백령도에는 많은 명소가 있지만, 콩돌해안은 명소 중의 명소라고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콩돌해안의 돌이 예쁘다고 주워올 수 없다는 점, 육지로 반출이 되지 않는다. 혹여라도 너무 예뻐 콩알만한 돌 하나라도 무심결에 주머니에 넣었다가 걸려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은 아니지만 여행객들은 저마다 콩돌해안의 절경에 감탄하며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환호성을 지른다. 아마, 수다스러워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곳에 서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해최북단 백령도는 뱃길 외에는 교통편이 없어 멀게 느껴지는 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육지와 멀기 때문에 청정자연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고, 백령도만의 섬문화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최전방이라는 점과 교통편과 편의시설 등이 부족하여 불편한 여행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백령도의 콩돌해안은 일생에 꼭 한 번 다녀오시라고 권할만큼 아름답다. 눈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귀까지 즐거워 마음이 절로 시원해지는 곳이다.
파도에 콩돌이 자르르, 무더위는 사르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