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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부의 은행·증시 폐쇄 발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그리스 정부의 은행·증시 폐쇄 발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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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치닫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예금을 대량으로 인출하는 뱅크런을 막기 위한 긴급 명령을 발동해 29일(현지 시각)부터 은행 폐쇄와 영업 중단을 전격 결정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28일 저녁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은행 영업 중단과 예금 인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아테네 증시도 동반 휴장하면서 그리스는 사실상 '자본 통제' 상태에 들어갔다.

치프라스 총리는 연설에서 "그리스 정부의 구제 금융 단기 연장안 요청에 대한 채권단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모든 예금은 안전하고 시민들은 침착함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은행 폐쇄가 언제 해제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치프라스 "채권단 요구는 그리스 모욕하는 것"

앞서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로 이뤄진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의 구제 금융 종료일이 오는 30일이라고 못 박으면서 그리스 정부의 구제 금융 연장 제안을 거부했다.

30일까지 IMF에 15억 유로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위기에 처하자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27일 새벽 긴급 성명을 통해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 금융 방안을 오는 7월 5일 국민 투표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는 채권단으로부터 굴욕감을 주는 긴축 조치를 요구 받아왔다"며 "그리스 국민은 협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역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반대표를 호소했다.

"유럽(채권단)의 규칙은 그리스의 노동, 평등, 존엄을 명백히 침해하고 있다. 그들은 그리스가 정치적 존엄을 포기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그리스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다"

그리스 의회는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연정 소수당 독립그리스인당이 대거 찬성표를 던져 찬성 178표, 반대 120표로 치프라스 총리가 제안한 국민 투표 실시안을 통과시켰다.

치프라스 총리의 국민 투표 발표 후 주말 동안 시민이 예금을 찾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대거 몰려들면서 뱅크런 사태가 우려되자 그리스 정부는 금융안정위원회를 열어 은행 폐쇄와 영업 중단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스 운명, 7월 5일 국민 투표에 달렸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갈등은 전면전에 돌입했다. ECB는 치프라스 총리의 국민 투표 발표에도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ELA(긴급유동성지원) 한도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며 돈줄을 막았다.

그리스 정부는 ECB가 ELA 한도 상향 요구를 거부하자 곧바로 긴급 회의를 열어 은행 폐쇄와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자본 통제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이제 그리스의 운명은 국민 투표에 달렸다. 만약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방안을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치프라스 총리는 사퇴가 불가피하며 새 정권을 뽑기 위한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구제 금융 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가 가속화될 것 전망이다. 그리스가 IMF에 상환해야 할 채무액을 갚지 않고 디폴트를 선택할 우려도 있다.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자 IMF는 대화의 창을 열어놓았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IMF 총재는 성명에서 "그리스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돕기 위한 균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그리스 정부는 물론이고 다른 파트너들과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총 채무액이 3천200억 유로(약 400조 원)에 달하는 그리스의 국가 부도가 현실화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또 다시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 편집ㅣ조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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