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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을 통해서 국립수목원에서 나온 한국의 민속식물 전통지식과 이용이라는 책을 받았습니다. 이 책을 받고 두 번 놀랐습니다. 하나는 책의 크기에 놀랐습니다. 책 각 쪽에 총천연색 사진을 넣어서 1276 쪽입니다. 또 하나,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년 동안 연구 기획자와 연구원들이 전국 140개 시, 군 862 곳을 현지답사하거나 설문조사를 통하여 1768 명을 만나서 쓴 책입니다.

      국립수목원에서 나온 한국의 민속식물, 전통지식과 이용입니다.
 국립수목원에서 나온 한국의 민속식물, 전통지식과 이용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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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그대로 이 책은 한반도 전국 방방곡곡을 방문하여 나무나 풀 하나 하나에 대해서 쓰임새와 특징들을 정리했습니다. 풀 하나, 나무 하나에 한 쪽 이상을 활용하여 사진은 물론 일반적인 특징, 지역적인 이름과 활용 따위에 대해서 자세한 것들을 밝혀놓았습니다. 지역별 제보자 수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밥이나 빵을 먹어야 살 수 있습니다. 밥이나 빵은 벼나 밀이라는 식물의 씨앗입니다. 김치 역시 배추나 무에 마늘, 생강, 양파, 고추 따위 양념을 넣어서 만듭니다. 사람이 땅 위에서 사는데 나무와 풀의 혜택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지구상에는 풀이나 나무가 수 만 종 있습니다. 한반도에 사는 식물 수는 대략 4500 종류라고 합니다. 그 가운데 십분의 일이 한반도 고유종입니다. 한반도 주위의 일본은 7200종이 살며 그 가운데 1/3 정도가 고유종입니다. 중국은 식물 수가 3만 종 정도이고 그 가운데 반이 고유종이라고 합니다. 한반도에 사는 식물은 일본의 해양성 기후와 달리 대륙의 영향을 받아 개성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푸성귀를 먹고, 식물에 둘러싸여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식물에 대해서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한반도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온 나무와 풀 974가지에 대해서 자세히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풀은 658가지로 67.6퍼센트, 나무는 316가지로 32.4퍼센트입니다. 이런 식물들은 오래전부터 주로 반찬으로 먹거나 한약제로 사용한 것들입니다 과별로 분류하여 국화과가 125 가지로 가장 많고, 장미과(63), 백합과(58), 콩과(50), 미나리과(36), 벼과(29) 미나리아재비과(29), 꿀풀과(27), 마디풀(20)과 순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푸성귀는 참취, 쑥, 질경이, 두릅, 고사리, 음나무, 소나무, 도라지, 익모초 순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식물은 제주도와 전라북도에서는 쑥, 전라남도에서는 엉겅퀴, 경상남도에서는 참취, 경상북도에서는 다래, 충청남도에서는 피마자, 충청북도에서는 미나리 순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밥이나 빵을 먹고 반찬으로 김치를 먹으면서도 식물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심 보도블록 사이 작은 틈에서도 쑥이나 잡초가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식물들은 작은 틈이나 기회만 있으면 자신의 존재를 한껏 드러냅니다.

무심히 지나친 풀들은 몇 천 년, 몇 만 년 전부터 한반도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꽃을 피우고, 지금까지 살아온 살아있는 화석들입니다. 사람 사는 곳 둘레에 보이는 하찮아 보이는 풀들 역시 똑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작은 풀들의 이름이라도 제대로 알려는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마침 국립수목원에서 한국민속식물-전통지식과 이용이라는 좋은 책을 통해서 풀 하나가 한반도 이곳저곳에서 오래전부터 자라왔고, 귀하게 사용되었다는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참고문헌> 국립수목원, 한국의 민속식물-전통지식과 이용, 2013.12
참고 누리집> 산림청 국립수목원, http://www.kna.go.kr/, 2015.6.16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국립수목원, #한국의 민속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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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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