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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A양은 1~2주에 한 번 정도는 황당한 고객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A양은 "절반 이상 먹은 케이크를 들고 와서 '맛이 없어 못 먹겠으니 환불해 달라'거나, 구입한지 한참 지나 내용물이 다 녹은 빵을 들고 와서 '먹기 싫으니 환불해 달라'는 등 '손님은 왕'이라는 이름 하에 갑질을 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전했다.

또 유명 죽집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B씨는 10년간 본사의 횡포를 참아 가며 지켜온 죽집을 고스란히 뺏길 처지에 놓였다.

B씨는 "시세보다 비싼 식재료를 강매, 일방적인 매장 확장 강요 등 온갖 갑질을 참으며 장사를 해 왔다"며 "이렇게 고생하면서 10년 남짓 가게를 지켜왔는데, 재계약 시점이 되자 본사는 이 지역에 직영점을 내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어른들의 갑질, 이제는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울산 소재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C양은 선생님들이 호통 치는 소리에 식사 시간에도 긴장이 된다고 털어놨다.

C양은 "며칠 전 급식실에서도 밥을 먹다가 선생님들이 소리를 지르며 혼내셔서 체하는 줄 알았다"며 "한 반 선생님이 그렇게 하시면 여러 학급 학생이 같이 쓰는 급식실이 순간 조용해진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다른 학년, 반 학생들도 눈치 보며 밥을 먹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렇게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갑질 문화'가 팽배해져 있다. 과거에는 '갑질'이라 하면 권력자나 재력가와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이제는 사회 전반에 걸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갑질 문화'가 일반 사회에서 뿐 아니라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까지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 갑질을 직접적으로 당하는 학생이나 그 상황을 지켜보는 학생들 또한 '갑질 문화'에 노출되고, 학생들이 보고 배운 대로 '갑질'을 되풀이하는 상황마저 벌어지는 실정이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 최아무개(38, 울산 북구 매곡동)씨는 "엄하기로 소문난 선생님이 작년에 우리 딸의 담임을 맡았을 때, 매일 등교시간마다 '학교에 안 가겠다'는 아이와 실랑이를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우리 딸의 짝이 선생님께 일명 '문제아'로 낙인 돼, 선생님이 그 학생에게 수시로 소리를 지르고, 플라스틱 자로 책상을 두드리는 등 매일같이 화를 냈다"며 "이 모습을 옆자리에서 지켜보던 우리 아이까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당시 아이에게 흰머리가 수십 개씩 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딸아이가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왕따 문제로부터 해방됐다는 이아무개(45, 울산 남구 대현동)씨는 "모범생이던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 문제에 시달렸다. 초등학교 4학년 재학 당시 우리 아이가 담임선생님에게 예쁨을 받는다는 이유로 아이와 같은 반에 '일진'으로 불리던 학생 몇 명이 우리 아이를 의도적으로 따돌렸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특히 일진 학생들이 선생님께 혼이라도 난 날에는 우리 아이를 분풀이삼아 더 심하게 괴롭혔다"며 책상이나 칠판에 공개적으로 아이를 비방하는 낙서를 하거나, 때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더 힘들었던 건 그 학생들이 우리 딸과 같은 중학교에 진학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 부부는 딸을 필리핀으로 2년간 유학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이 어릴 때부터 사례와 같은 환경을 경험하거나, 이에 노출된 학생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또 이런 학생들이 성장해 사회로 나가게 되면서, 이 문화는 사회 전반으로 더 확산될 수밖에 없다.

울산 강북 교육청 소속 상담교사 나아무개씨는 "아이들은 어른을 통해 보고 들은 바를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간다"며 "특히, 누군가의 갑질로 인해 피해를 본 아이는 자신보다 약한 누군가를 대상으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나씨는 "이는 매체나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관찰학습'을 하게 되고, 이에 의해 갑질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 결과"라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자신이 상대보다 강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이것이 욕설이나 학교 폭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한 전문가는 "학생들이 선생님으로부터, 혹은 또래로부터 자연스럽게 학습한 '갑질'이라는 문화가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을 올바르게 심어주는 교육이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도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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