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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낮 서울 동대문 한 패션쇼핑몰.
 15일 낮 서울 동대문 한 패션쇼핑몰.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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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이 다 똑같아요. 대통령이 나온다고 장사가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밀리오레가 대통령이 다녀갔다고 잘 되는 거 아니에요."

15일 낮 서울 동대문 한 패션쇼핑몰에서 만난 상인들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밀리오레 방문 이야기가 나오자 "대통령이 오든 말든 상관없다, 동대문은 메르스 때문에 다 죽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메르스 확산 전에는 제일 바빴다는 월요일 낮에 여성복 매장 의자에 나란히 앉아 한가하게 믹스 커피를 마시던 조아무개(서울 성북, 52)씨와 김아무개(서울, 40대)씨는 박 대통령의 방문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박 대통령이 매일 온다고 해도 메르스 확산으로 발길을 끊은 관광객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조씨는 "옆 상가(밀리오레)가 문을 닫기 때문에 월요일에 외국 손님들이 제일 많은 날인데... 장사가 안되니까 이렇게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지 않냐"며 "손님 중 80%가 외국 손님들인데 메르스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이 안 와서 타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 확산 탓에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5일 동안 외국인 10만여 명이 한국 관광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가 어려운 소규모 단체 여행객이나 개별 여행객을 제외한 수치라 실제 한국 여행을 취소한 외국인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국인들도 안 다니지만, 외국인들 안 들어오는 게 제일 큰 타격"

김씨는 "올해 2월부터 메르스가 터지기 전까지는 장사가 괜찮았다"며 "내국인들도 요즘 메르스 때문에 안 다니기는 하지만, 외국인들이 안 들어오는 게 제일 타격이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

"거짓말 안 하고 매상이 평상시의 80%나 떨어졌어요, 진짜예요. 저희 한 집 얘기가 아니고 전체적으로 동대문 전체가 똑같아요. 도소매를 막론하고 다 똑같아요." 

남성복 매장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손님이 있는 매장이 거의 없었다.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라는 목소리에 미안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메르스 영향으로 해외관광객 감소와 소비위축 등 어려움을 겪는 국내 최대 규모 패션산업집적지인 동대문 상점가를 방문해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메르스 영향으로 해외관광객 감소와 소비위축 등 어려움을 겪는 국내 최대 규모 패션산업집적지인 동대문 상점가를 방문해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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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던 이아무개(서울 면목동, 24)씨는 "외국인들이 전염병이 있는 나라에 안 오려고 할 거다"라며 "메르스 확산 이후 매상이 평상시의 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씨도 박 대통령의 밀리오레 방문에 대해 "상인들에게 도움될 거라고 생각 안 한다"며 "(밀리오레에) 왔다 갔다고 전염병이 안 퍼지는 건 아니지 않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대책을 잘 세워서 메르스가 퍼지지 않게 잘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퇴치가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다.

근처 매장 몇 군데를 더 들러서 상인들을 만났다. 파는 옷은 매장마다 달랐지만, 상인들의 한숨 소리는 비슷했다.

"이런 경우가 없었어요. 외국인들이 너무 없어요. 너무 심각해요. 지금 빨리 (메르스를) 잠재워야지 안 그러면 정말 큰 일입니다. 더 가다간 문 닫는 사람들이 생겨요. 지금도 계약 연장을 안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김아무개씨, 여성복 매장 주인)

"대통령 방문이요? 그게 뭐요? 우리랑 무슨 상관인가요? (정부는) 맨날 한다 한다 얘기하고 실제로 해주는 게 없어요. 사람들이 좀 다녀야 하는데 지금 아무도 없어서 정말 걱정입니다." (신아무개씨, 여성복 매장 주인)

"수입의 반이 줄었어요. 외국 사람이 안 들어오니까 매상에 타격이 크죠. 외국 사람이 아예 없잖아요. 진짜 울고 싶어요. 월세는 비싸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안 의류매장 주인)

쇼핑몰 앞 인도 위에서 모자와 양말을 팔고 있던 황아무개(서울 제기, 72)씨는 "장사라고 할 것도 없고 그냥 나와서 놀다 간다"며 "관광객 위주로 장사하는데 관광객이 안 오니까 우리는 뭐 하늘만 쳐다보는 거다, 어이가 없다"고 웃었다. 웃는 황씨의 얼굴 주름이 더 굵어졌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예기치 않은 메르스 사태까지 발생해서 경기 회복의 불씨가 다시 사그러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 오마이TV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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