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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11일 오전 한전대구경북건설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행강제금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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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 공사가 끝이 났지만 한전과 주민들과의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각종 민·형사 소송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 송전탑공사 끝난 청도 삼평리에 이행강제금 폭탄?).

한전은 지난해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산24-5번지의 임야 421㎡ 철탑부지 등에 대해 공사방해가처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공사를 방해할 경우 위반일수 1일당 각 2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원고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한전은 이를 근거로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공사장 진입로에 장승을 설치해 공사 차량의 진입을 막고 망루를 설치해 공사를 방해했다며 주민 빈기수씨와 이은주씨 등에게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라고 독촉했다.

이후 지난해 8월에는 집행문 부여 청구 취지를 변경해 5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공사를 방해했다며 주민 9명에게 2억192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낼 것을 요구해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 21일 이후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인 지역 주민들과 시민활동가 24명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시민활동가 한 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아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청도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한전이 법으로 압박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청도 송전탑반대 주민들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들을 상대로 제기한 이행강제금 2억2000만 원의 소송을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한전이 주민들의 삶과 마을의 평화를 무참히 짓밟고 공사도 다 해 놓은 마당에 주민들을 상대로 겁박을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전의 감정적인 보복극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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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공사가 띁난 후에도 한전이 벌금으로 옥죄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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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약하디 약한 할매들의 저항이 무슨 업무를 어떻게 방해했다는 것이냐"며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으로 세운 장승이 어떻게 공사를 방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공사 현장에서 농성을 벌이는 동안 공사차량과 장비가 현장에 진입하지도 않았고 정당성과 명분이 없는 공사에 대한 여론 악화로 22개월이나 미룬 게 한전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또 "한전이 민사소송을 통해 이행강제금을 받으려 하는 것은 삼평리 주민과 연대자들에게 '송전탑 공사에 저항하는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겠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백창욱 대책위 공동대표는 "한전은 삼평리 주민들의 생존권을 빼앗고 지역 주민들 사이를 갈라놓았다"며 "주민들에게 사과는 하지 못할지언정 벌금 폭탄으로 압박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은주 삼평리 부녀회장은 "할머니들의 인생 파탄을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며 "주민들의 삶을 짓밟아버린 한전이 오히려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옥주 할머니도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느냐"며 "분통이 터져 말이 나오지도 않는다"고 분노했다.

대책위는 한전에 민사소송을 취하할 것과 주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법원은 모든 소송을 기각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신고리 3, 4호기의 운영 승인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의 문은 굳게 닫혀 할머니들의 분노가 메아리로만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