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나마스떼! 네팔에 희망을

어려움에 처한 중생들을 위해 네팔로 간 스님들
15.06.09 15:18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6월 2일 네팔 지진피해 현장 봉사활동 '향수해' 스님들 향수해(香水海)는 실천적 불교를 지향하는 스님들의 모임이다. 또한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일곱바다를 의미한다. ⓒ 꿈을 이루는 사람들

9일 현재 우리나라는 '메르스'로 인해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메르스 감염으로 7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실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 휩싸여 있다.

발표된 메르스 관련 집계자료에 따르면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73.5세로 고령자에게 집중되어 있고 평소에 기저질환까지 가지고 있어 면역성이 약해진 관계로 메르스를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많은 인구중에 로또복권 당첨될 확률보다 낮은 사망률로 대한민국의 전 인구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고 있는 메르스를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어이없다는 생각도 들게한다.

지난 4월 25일 발생한 네팔 대지진으로 사망자는 9019여명, 부상자는 2만 여명으로 집계되었다. 게다가 전체 피해자 수는 810만명 이상, 엄청난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네팔 곳곳은 전쟁의 참상으로 인한 폐허보다 더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비까지 많이 내려 수인성 질병과 전염병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곳 네팔 사람들에게 일순간 닥쳐온 대재앙이 만약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면 과연 우리 국민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네팔 사람들의 큰 고통에 비한다면 세발의 피도 안될 '메르스' 사건이 한 나라를 혼란의 도가니에 빠트린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의 국민성이 나약해져가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우리는 메르스 말고도 장티프스, 콜레라, 수두, 일본뇌염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살아왔고 의연히 잘 극복해 왔다. 그런데 유독히 메르스만은 유별나게 그 전염병의 효과가 과대포장되었다는 느낌이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의문이 들기도 하는 시점이다.

옛날에 시골 할머니들께서는 손주들이 지독한 감기에 걸리면 파뿌리나 도라지를 끓여서 먹이셨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치유되는게 감기 바이러스이기도 했다. '5%는 의사가 고치고 95%는 내 몸이 고친다'라는 책의 내용도 있듯이 우리 인체의 면역력과 치유력은 상상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메르스 시국은 잠시 뒤로 하고, 네팔의 상황을 들여다 보자.

지난 6월 1일 실천적 불교를 지향하는 스님들의 모임인 '향수해'와 봉사단 15명은 네팔로 출국해 7박 8일 동안 카트만두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6월 1일 네팔로 가는 출국날 향수해 스님들과 15명의 봉사단이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 했다. ⓒ 꿈을 이루는 사람들

봉사단의 단장은 달리는 기부천사로 알려진 진오스님이었고, 스님은 네팔 지진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부터 어려움에 처한 네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활동과 함께 사회각계각층의 도움을 구하기 위해 온 사방팔방을 뛰어 다녔다.

내가 사는 경북 구미지역에서 네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역시나 가장 먼저 앞장선 분이 진오스님이었고 주변의 사람들은 진오스님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네팔 대지진이 일어나고 2차 여진으로 또다시 큰 피해가 야기 됬을 정도로 네팔은 참으로 위험한 지역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에 아랑곳 않고 네팔로 가기 위해 착착 준비를 해나가시는 진오스님의 노력으로 인해 스님이 목표한 구호금액이 빠른 시간내에 모였다.

이번 네팔 구호활동에는 힐링 멘토이신 마가스님을 비롯해 짜장스님으로 알려진 운천스님,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사단법인의 이사장을 맡고 계신 회일스님 등 불교계의 저명한 스님과 더불어 봉사단이 함께 했다.

대참사 지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아는 진오스님 일행은 인간으로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먹거리와 잠자리 그리고 의약품과 같은 구호물품들을 한가득 준비해 갔다.

6월 3일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모정 폐허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네팔 사람들이 더욱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 꿈을 이루는 사람들

페이스북을 통해 진오스님 일행 이외에도 네팔에는 전세계로부터 수많은 구호물품과 의사 권현옥과 약사 이현주 씨와 같은 뜻있는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이 끊임없이 밀려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방송에서 보도되었던 지진 발생 초기의 처참했던 순간들의 현장이 진오스님의 페이스북에 실상 그대로 비쳐졌다.

가족을 잃어 버려 망연자실하던 모습의 사람도 있었고, 땅에 파묻힌채 구원의 손길만을 애처롭게 기다리던 사람들도 보여 안타까웠던 적이 엊그제였지만, 고난 뒤에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간절한 소망이 있기에 진오스님의 페이스북에 보이는 네팔 사람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희망의 웃음이 깃들어 있었다.

폐허가 된 건물 더미에서 아무리 치워도 치워도 정리가 되지 않는 상태이기도 했지만 스님과 봉사단 일행은 땀흘려 복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간의 노동력이래봤자 포크레인 한삽만큼의 효과도 없을 수도 있겠지만, 타국에서 온 사람들이 네팔을 위해 아무런 조건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행한다는 사실은 정신적으로 큰 위안과 힘이 되어 주지 않을까 생각들게 한다.

진오스님 일행은 봉사 이틀째인 6월 4일 네팔의 한 초등학교에 방문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한국에서 온 봉사단에게 '단네밧!'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했고, 진오스님은 350명의 초등학생들에게 한국인의 마음을 선물로 나눠줄 수 있어 큰 기쁨을 느꼈음을 얘기한다.

오밀조밀 모여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 뭉클하고 애잔해지기도 했다. 자연으로 부터 인간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너무나 큰 대재난 겪었지만 살아남아 한자리에 모여 잔잔한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가슴을 울리게 했다.

6월 4일 스님과 봉사단은 초등학교를 찾아 용기와 희망을 안겨줬다. 조건없는 사랑과 도움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훗날 국가간의 유대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게 만든다. ⓒ 꿈을 이루는 사람들

진오스님 일행은 4일에서 6일까지 산간 오지마을인 반다르(Bhandar)를 목적지로 해서, 직접 성금과 구호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짐과 사람을 가득실은 버스를 타고 낭떠러지 위에 아슬하게 놓여진 위험천만한 산길을 따라 먼길을 나섰다.

구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산간오지에서 불시에 찾아온 위험

구호활동을 마치고 되돌아 오는 길에는 버스의 바퀴가 낭떠러지 쪽으로 빠져 기울어지는 바람에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해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순간 위험했지만 이와 같은 사고를 겪은 진오스님은, 깊은 산중에 도움 청할 곳도 없는 네팔 사람들이 겪고 있을 더 큰 위험이 걱정스럽기도 했다.

6월 6일 네팔의 산간 오지 낭떠러지에서 위험했던 순간. 하마터면 대형 참사가 날 뻔했던 현장이기도 했지만, 이처럼 네팔 전역이 대지진으로 인해 길이 형편없다. ⓒ 꿈을 이루는 사람들

누군가는 가야되는 일이라며 네팔 지진 발생 이후부터 의지를 갖고 구호활동을 실천에 옮긴 진오스님은 6월 9일 지난했던 네팔 대지진 참사 현장에서 되돌아 왔다.

6월 7일 스님과 봉사단의 저녁공양. 이재민들을 위해 500명분의 식사를 준비했다. 오른쪽 부터 송애리, 장근호, 김선희, 김상열, 이은천, 전용찬님 ⓒ 꿈을 이루는 사람들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나눠주고 되돌아 온 진오스님의 선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진오스님이 해온 큰 일들을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네팔이 대지진 참사로 부터 어느정도 회복되고 여유를 갖게 되었을 때, 또다시 네팔로 찾게 되지 않을까. 그 때는 분명히 네팔 전역을 달리며 네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줄 이벤트를 갖고 가실게다.

나마스떼! 지금 이순간 당신을 생각한다.

진오스님이 알려준 말 중 인도와 네팔에서 사용된다고 하는 '나마스떼'란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나마스떼는 '지금 이순간 당신을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처님의 출생지이기도 한 네팔인지라 진오스님의 마음은 더욱 각별했을 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또다시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모두들 우려했고 걱정했던 네팔에 아무런 미련없이 선뜻 나선 진오스님의 선행을 보며 자극이 되기도 했다.

또한 진오스님은 어릴적에 우리가 늘 듣던 말인 '적선'의 의미를 돌이켜 보겠끔 한다.

"부처님께 적선하십시요."라며 스님이 중생들에게 하시는 말씀은 평소에 선행을 쌓아 어려운 이들에게 배풀라는 뜻이기도 하고 선근공덕을 쌓기 위한 일이며 또한 자비와 사랑의 또다른 표현이라고 한다.

진오스님이 한국을 떠나 네팔로 가기 전에 2천 6백년 전 붓다께서 제자들에게 한 전도선언의 내용을 알려줬다.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세상 사람들에 대한 연민으로 신과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그리고 안락을 위해 둘이서 한 길을 가지 마라"

말처럼 스님은, 오늘도 묵묵히 뜻하는 바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아무나 갈 수 없는 험하고 외로운 길을 홀로 달려가고 있다.

적선의 의미는 곧 세상을 향한 베품이다. 세상이 아름답고 살만한 것은 사랑과 베품을 행하는 실천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 꿈을 이루는 사람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 카페 및 블로그, 오렌지뉴스에 동시 게재됩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