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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됐다. 거리에 무단 투기된 일회용컵이 산을 이룰 때이다. 음료의 테이크아웃은 허용하면서 정작 길거리 쓰레기통은 없앴다. 일회용컵을 처리할 대책은 손 놓은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이 크다. 길거리에 일회용컵을 버린다고 소비자만 나무랄 일이 아니다.

일회용컵 보증금은 이명박 대통령이 망쳐놓은 환경정책 중의 하나이다. 쓰레기 문제에 대한 큰 고민 없이 덜컥 대선공약으로 내걸어 놓고, 아무런 대책 없이 없애버린 정책 중 하나이다.

물론 참여정부 시절에 도입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보증금 제도를 '자발적 협약' 제도로 운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미반환된 보증금 관리도 미흡했다. 매장으로 반환된 일회용컵의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없었다. 자발적 협약이란 제도가, 사업자들이 '공익사업'이라고 생색을 내면서 자기홍보사업에 미반환 보증금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테이크아웃 컵 반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렇지만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는 나름 큰 역할을 했다. 테이크아웃 일회용컵이 다시 매장으로 반환되도록 유도하는 매우 강력한 역할을 했다. 그만큼 거리가 깨끗해지고, 거리 쓰레기를 치우는 지자체의 부담도 덜어줬다. 매장 내 다회용컵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데도 일정 효과가 있었다.

2000년 이후로 우리나라의 테이크아웃 문화는 급속도로 확산됐다. 일회용컵의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금은 매장 없이 테이크아웃만 전문으로 하는 길거리 매장도 많다. 외국계 브랜드인 한 유명커피전문점을 보면 1999년 우리나라에 1호점이 생긴 이래도 2007년 200호점, 2011년 400호점이 생겼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가서 길거리를 걷다보면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많이 일회용컵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늘어나는 일회용컵의 관리를 위해 2003년 도입된 일회용컵보증금제도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폐지되었고, 지금까지 테이크아웃 일회용컵 관리를 위한 대책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일회용컵의 사용량은 증가한 반면, 정작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은 없애버린 것이다. 조금 문제가 있다고 대책 없이 정책을 없애버리면 남아날 수 있는 정책이 몇 개가 되겠는가?

거리는 일회용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쓰레기통이 있는 곳조차 넘쳐나는 컵을 감당하지 못한다. 레기통 주변은 쓰레기 천지가 되어있고, 남아있는 음료로 인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미화원들의 고역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사동 같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도 쓰레기가 된 컵이 넘쳐흘러 한국의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에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도입한다면 2003년에 도입한 것과는 다르게 좀 더 체계적으로, 제대로 준비해서 도입해야 한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일회용컵 보증금에 대한 법적 근거와 미반환보증금 관리에 대한 규정이 들어가야 한다. 미반환 보증금을 누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규정 역시 필요하다. 반환된 일회용컵의 재활용, 전문수거체계의 수립도 필요하다. 반환된 일회용컵이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거나 일반 재활용품으로 배출되어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한다면, 그 역시 반쪽짜리 정책밖에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일회용품, 특히 플라스틱 일회용품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국제적 추세와는 다르게, 우리는 오히려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2008년 폐지하지 않고 오히려 잘 발전시켜왔다면 어땠을까. 아마 쓰레기 종량제만큼 우리가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제도가 되었을 것이다.

일회용품 규제는 소비자와 사업자를 모두 불편하게 한다. 편리만 생각하면서 환경을 망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이다. 소비자와 사업자를 만족시키는 일회용품 규제는 없다. 일회용품 규제의 본질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정석대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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