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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지난달 29일 국회법 일부 개정안(제98조의 2 제3항)을 통과시키면서 행정입법에 대한 사실상의 수정⋅변경요구권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개정안의 내용이 구속력을 갖느냐의 논의부터 개정법률이 행정부의 행정입법권,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부의 위헌⋅위법 심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3권분립의 원칙에 반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더 나아가 국회와 행정부의 충돌, 여당과 청와대의 대립에 이르기까지 그 파장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개정 국회법의 내용이 무엇이고,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는 것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개정된 국회법이 구속력을 갖느냐의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여당 일각에서는 개정된 국회법의 내용은 구속력이 없으므로 3권분립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청와대와의 대립을 피해가려 한다. 그러므로 신구 조문을 비교해서 개정된 국회법이 구속력을 갖는지의 여부를 해석해 봐야 한다.

개정전 국회법의 내용은 "당해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있고, 그 장은 통보받은 내용에 대한 처리 계획과 그 결과를 지체 없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개정전 국회법 제98조의 2 제3항)"고 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통보되는 내용도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사실이었고, 행정기관의 장도 처리계획이나 결과를 통보하는 데 그쳤다. 그 이상의 강제력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개정법의 경우에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고,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수정⋅변경받은 사항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개정된 국회법 제98조의 2 제3항) 하고 있으므로 구속력이 인정된다고 봐야 한다. 만일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개정전이나 개정후의 내용이 사실상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개정해야 할 필요성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개정법의 해석은 제3자가 합리적인 객관성을 가지고 해야 하는 것이지 입법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냐의 주관적인 사정만을 고려해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구속력이 없는 것이라면 그러한 법개정이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또한 단지 국회의 행정입법에 대한 의견개진 정도의 권한을 가지고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되느냐의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논의의 출발은 구속력을 갖는다는 전제에서 이러한 수정⋅변경요구권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3권분립의 원칙에 반하느냐의 여부가 논의되어야 한다. 다만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권을 행정이관의 장이 따르지 않았을 경우 국회의 권한인 탄핵소추와 국정감사, 그리고 해임건의안으로 견제할 수 있을 뿐 해당 행정입법이 효력을 상실하거나, 국회가 수정이나 변경을 요구하는 대로 내용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적인 구속력이 아니라 '사실상'의 구속력을 갖는다고 표현하는 이유다.  

권력분립(權力分立, separation of powers)의 원칙에 대해서 살펴본다. 근대헌법에서 국가권력의 조직은 기본적으로 권력을 분립시키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 국가작용을 입법, 사법, 행정으로 나눈 다음 서로 다른 기관에 맡기면서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서 통치하도록 하는 제도다.

권력분립은 영국의 로크와 프랑스의 계몽주의 정치철학자인 몽테스키외에게서 비롯되었으며,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 조직 방법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권력 분립은 국가의 권력을 나눔으로써 독재 권력의 출현을 막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고자 하는 정치 원리이다. 국가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이념으로 하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원리에 따라 국가의 기능을 나누어서 각각의 기관에 맡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대 헌법의 경우에도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모두 권력분립의 원칙을 따라 왔다. 현행 헌법도 입법권은 국회에(헌법 제40조),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헌법 제66조 제4항),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헌법 제101조 제1항) 속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권력분립주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입법부는 법률제정권(입법권)을 가지면서 사법부에 대해서는 대법원장 임명동의권 등으로, 행정부에 대해서는 국정감사와 탄핵소추권의 행사를 통해서 견제하는 권한을 준다. 행정부는 집행기관으로서 정책을 집행하면서 입법부에 대해서는 법률안 거부권을, 사법부에 대해서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임명권, 사면권의 행사를 통해서 견제한다.

사법부는 법률의 해석에 대한 권한을 가지면서 입법부에 대해서는 위헌법률 심사제청권을, 행정부에 대해서는 명령⋅규칙 심사권을 통해서 견제를 한다. 이처럼 우리 헌법은 국가권력을 3가지로 나눈 다음 서로 다른 기관에 맡기면서도 상호 견제와 균형을 다하도록 3권분립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개정된 국회법 상의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요구권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3권분립의 원칙에 위반되는지의 여부를 살펴보자. 우선 국회법은 국회 내부의 의사와 조직에 관한 자치법이므로 외부의 국민이나 다른 국가기관에 대해서는 구속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위 규정은 행정부를 구속하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국회법은 국회의 조직·의사 기타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국회법 제1조) 법이기 때문에 단지 내부 의사와 조직에 대한 사항만을 대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국회법의 목적에 반한다. 또한 국회법은 법률이기 때문에 국민과 국가기관에 대하여 구속력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견해는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정부의 행정입법권은 행정기관이 일반적 규범을 만드는 권한이다. 입법권은 국회에 속하는 것이 원칙이나 헌법에서 예외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 행정입법이다. 입법의 내용이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까지 모두 포함하여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행정입법의 필요성이 생겨난다. 그리고 오늘날에 와서는 행정입법의 불가피한 증대와 함께 그 필요성도 대체적으로 긍정하는 경향이다.

다만 지나친 행정입법의 증대는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한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남용을 방지하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행정입법의 한계로 포괄적위임은 금지된다. 행정입법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하여야 하며(헌법 제75조),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포괄적, 일반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행정입법은 그 불가피성에도 불구하고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통제가 필요하다. 국회가 갖고 있는 국정감사와 국정조사,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 등의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통제할 수 있고,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는 행정입법에 대한 위헌, 위법심사를 통해서 사법적 통제가 가능하다. 입법부가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이 국회법상의 행정입법 수정⋅변경 요구권 등을 규정한 국회법 제98조의 2 규정이다. 행정절차법 제42조에서도 '행정청은 대통령령을 입법예고하는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이를 제출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회 상임위원회는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국회법의 규정이 헌법에서 행정부에 행정입법권한을 부여한 취지에 반하느냐의 문제다.

다음과 같은 점에서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행정입법은 예외적인 권한에 불과하다. 국회의 고유권한인 입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전문적, 기술적인 부분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행정입법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극단적으로는 행정입법 없는 법률을 제정하는 것도 가능하고 바람직하기도 하다.

다음으로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하더라도 입법에 관한 고유권한을 갖는 국회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당연하다. 행정입법으로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률의 취지 부합하는지 등의 여부를 사전사후에 통제를 하는 것은 입법권의 작용으로 보아야 한다.

헌법상 행정부에 주어진 행정입법권이 본질적인 권리가 아닌한 입법부로부터 통제를 받는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더욱이 영국의 경우 '제출절차(laying procedure)'를 규정하여 행정입법의 사후 일정한 기간 내에 이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의회가 적극적으로 또는 소극적으로 이를 실효시킬 수 있는 제도가 있다(양건, 헌법강의, 988면).

국회가 요구하는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의 요구로 행정입법의 내용이 곧바로 변경되거나 효력이 상실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정부의 행정입법 권한을 침해한다고 볼 여지는 없다.

대법원은 명령⋅규칙⋅처분의 위헌⋅위법의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심사권을 갖는다(헌법 제107조 제2항). 그러므로 행정입법에 대한 최종적인 해석권한은 대법원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심사권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한한다.

국회의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 요구권의 행사로 사법부가 더 이상 해석하는 것이 금지되는 경우에는 당연히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법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직접적인 통제를 통해서 법률의 취지에 맞도록 수정⋅변경을 요구하는데 그치고,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에 반하는지의 여부가 사법부의 해석에 의해서 판단된다면 사법부의 권리를 침해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결국 국회의 행정입법 수정⋅변경 요구권이 행정입법에 대한 사법부의 해석 여지를 없애지 않는 한 권력분립의 본질을 해하는 것이 아닌 셈이다.

한편, 행정입법에 의해서 권리를 침해당한 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않았더라도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심사권과 구별된다. 헌법 제107조 제2항이 규정한 명령·규칙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심사권이란 구체적인 소송사건에서 명령·규칙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었을 경우 법률의 경우와는 달리 헌법재판소에 제청할 것 없이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명령·규칙 그 자체에 의하여 직접 기본권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위 헌법규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입법부·행정부·사법부에서 제정한 규칙이 별도의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일 때에는 모두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90. 10. 15. 선고 89헌마178 결정). 그러므로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권이 헌법재판소의 권리를 침해한 것도 아다.

결론적으로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권은 당연히 행정부에 대한 사실상의 구속력이 있는 것이고, 우리 헌법에서는 입법의 권한은 국회에 주면서 예외적으로만 행정입법을 허용하는 것에 불과하며, 행정입법에 대한 최종적 해석권한도 여전히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있기 때문에 권력분립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의 규정에 위반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개정 국회법이 강제력이 없는 것으로 합의하여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은 법원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다. 국회는 입법의 형식으로 자신들의 권한을 행사할 뿐이므로 논쟁의 대상이 된다면 차라리 법률의 개정이나 제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정범 변호사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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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겸임교수(기업법, 세법 등)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범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함께 더불어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배치되는 비민주적 태도, 패거리, 꼼수를 무척 싫어합니다. 나의 편이라도 잘못된 것은 과감히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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