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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환이는 신장병 환우들을 위한 모임을  한달에 3~4번 하며 장애인복지와 장애인권리 등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공부를 해갔습니다.
▲ 신장병환우들을 위한 모임 명환이는 신장병 환우들을 위한 모임을 한달에 3~4번 하며 장애인복지와 장애인권리 등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공부를 해갔습니다.
ⓒ 은빛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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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 투석환자 온라인 카페에서 명환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2007년 5월 신촌의 어느 카페에서 만난 명환이는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그때 만나 장애인 복지를 고민하는 모임(장고모)이라는 소모임을 결성했지요.

명환이는 초등학교 때 발병해서 오래 투병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투병생활이 오래되면 집안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지금도 명환이에게는 어린 남동생만 남아 있지요. 외로운 명환이에게 "그럼 이제부터 나한테 엄마라고 해라" 그랬습니다. 이후 명환이는 저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따랐습니다.

그 때부터 한달에 3~4번씩 만나 장애인복지와 장애인권리 등 사회괴학 전반에 걸쳐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공부를 해갔습니다. 그러던 중 의료영리화반대, 광우병 관련 시위 등에 떨리는 마음으로 참여했고, 우리 신장병 환자들은 의료영리화반대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명환이가 이때부터 사진을 더 열심히 찍었던 듯 싶네요(그가 아끼는 보물이 건담, 자전거, 카메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명환아, 빨리 일어나서 오지랖 떨면서 다녀야지

명환이는 장애인복지와 장애인권리 등 사회괴학 전반에 걸쳐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방송통신대 문화콘텐츠학과에 도전, 장학금까지 타가며 공부하는 열혈남아입니다
 명환이는 장애인복지와 장애인권리 등 사회괴학 전반에 걸쳐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방송통신대 문화콘텐츠학과에 도전, 장학금까지 타가며 공부하는 열혈남아입니다
ⓒ 은빛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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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명환이는 자신이 살고 있는 수원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다산인권센터를 만나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명환이와 그의 사진기는 수원과 여러 현장에 있었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수급자들의 권리를 찾는 기초수급 활동도 열심히 했고, 무엇보다 삼성반도체 피해자들과 활동하는 반올림에 열심이었습니다.

명환이는 어린 나이에 용감하게 상경해 참으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병원 식당 같은 곳에서 새우잠 자면서 버틴 날도 많았고, 온갖 일을 다 하며 독립적으로 살아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투석을 시작했고, 이식, 다시 투석환자로 살면서 검정고시도 치르고 더 열심히 살기 위해 공부하는 소모임에 문을 두드렸던 것이지요.

없는 돈 쪼개가며 아끼는 카메라, 렌즈도 사고 급기야는 작년에 방송통신대 문화콘텐츠학과에 도전, 장학금까지 타가며 공부하는 열혈남아입니다. 요리도 좋아해서 이것 저것 실험하여 사진으로 찍어 보내기도 했지요. 명환이에게는 조리사 자격증도 있답니다.

투석환자들에게 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이 있는데, 명환이는 혈관이 좁아져서 심장쪽에 인공적인 시술을 두어 번 했습니다. 또 투석을 오래해서 팔뚝이 위험하게 두꺼워져 있습니다. 우리 환우들은 서로 자기 팔뚝이 굵다며 내밀기도 했지만 우리 명환이 팔뚝은 1등감이었죠(우리끼리는 이런 농담을 하기도 하지요 ㅠ).

사진은 "촛불 채증 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누구보다 투쟁의 현장에, 저항하는 현장에 열심이었습니다. 그렇게 씩씩하게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누볐던 명환이가 다시 일어날 것을 믿고 있습니다.
▲ 저항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사진은 "촛불 채증 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누구보다 투쟁의 현장에, 저항하는 현장에 열심이었습니다. 그렇게 씩씩하게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누볐던 명환이가 다시 일어날 것을 믿고 있습니다.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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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환이는 이제 빨리 일어나서 연애도 해야 하고, 못해본 요리에도 도전하고, 멋진 사진도 계속 찍어야 해요. 보물 1호인 건담도 손질해줘야 하고, 컴퓨터 폴더 속에 있는 예쁜 연예인들 사진도 갈아줘야 해요. 함께 모여서 시시껄렁 농담 따먹기도 하고, 되도 않는 수다도 떨고...

명환이는 제가 일하는 노인복지기관에서 어르신들 사진도 많이 찍어주었습니다. 어여 일어나서 어르신들 사진도 마저 다 찍어줘야 하고, 내 생일 날 멋지게 '뽀샵'해서 사진도 찍어줘야 하는데...

명환이의 열렬한 권유 덕분에 우리 기관 어르신들 60분이 <또 하나의 약속> 단체 관람을 하기도 했는데... 자꾸 자꾸 그렇게 귀찮게 해줬음 좋겠는데

명환아. 왜 자꾸 그렇게 누워 있어. 게으르게... 빨랑 일어나서 오지랖 떨면서 다녀야지. 응? 어서 일어나. 어서~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오세향님은 신장병 환우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렌지 치료비 긴급 모금] 신장병으로 오랫동안 투석해오던 명환씨가 갑자기 심장정지로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치료비가 많이 듭니다. 우리 마음을 모으는 일은 그를 외롭지 않게 함께 지키는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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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렌지가 좋아, #신장병 환우회모임, #오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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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황상기 씨의 제보로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전자산업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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