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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계'란 변호인을 선임했다는 사실을 적어 검찰이나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를 가리킨다. 선임계에는 주로 변호사의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 사건명, 피고인명 등을 적는다.

변호사는 선임계를 제출한 뒤에야 해당사건의 소송업무를 위임받아 대리할 수 있다. 변호사법 제29조에 따르면, 변호사는 소속 지방변호사회를 거쳐 변호인 선임서 또는 위임장 등을 공공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선임계를 내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소송업무를 대리할 수 없다. 예를 들면 검찰이나 법원에 서류를 정식으로 제출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임계를 내지 않고도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전화 등을 통해 수사나 재판에 개입해 거액의 수임료를 받는다. 속칭 '전화변론'이라는 부르는 변칙인데 고위 전관 출신들이 즐겨 사용하는 수법이다.

김태정 전 검찰총장이 '이용호 게이트'의 이용호씨에게서 1억 원의 수임료를 받고 전화변론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변호사윤리장전 제20조 1항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전화, 문서 등의 방법으로 변론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에서 정휘동 회장 횡령사건을 검색해보니 선임계를 제출한 변호사 명단에 황교안 후보자는 없었다.
 대법원에서 정휘동 회장 횡령사건을 검색해보니 선임계를 제출한 변호사 명단에 황교안 후보자는 없었다.
ⓒ 대법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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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동 회장 횡령사건 상고심에서 선임계 제출한 적 없어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도 '전화변론 의혹'을 받고 있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12년 6월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의 5억 원대 횡령사건을 수임했지만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 황교안, 선임계도 제출 않고 사건 수임).

2일 <오마이뉴스>가 대법원의 '나의 사건 검색' 창에서 정 회장의 횡령사건 번호 '2012도4848'을 입력했더니 선임계를 제출한 변호사의 명단이 떴다. 여기에는 '변호사 손지열, 안정호, 김영수'와 '변호사 최경섭'이 올라와 있었다. 전자는 정 회장 횡령사건 상고심을 맡은 법률사무소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고, 후자는 국선변호사로 선임이 취소됐다. 어디에도 황 후보자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그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에서 퇴임한 직후인 같은 해 9월 '한국 3대 대형로펌' 가운데 하나인 법무법인 태평양에 들어갔다. 그가 맡은 역할은 '형사부문 고문변호사'였다. 그는 지난 2013년 2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될 때까지 17개월간 총 17억여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 월 평균 1억 원의 수임료를 받은 셈이다.

황 후보자가 같은 기간 수임한 사건은 총 119건에 이른다. 여기에 정 회장 횡령사건도 포함돼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11년 8월 치매로 거동이 불편한 모친을 청호나이스 고문으로 등재해 급여를 주는 방식으로 회삿돈 5억8000만여 원을 횡령한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 회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에게 맡긴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자 '법조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법률사무소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에게 상고심을 맡겼다. 이어 황 후보자의 경기고 동창인 김용덕 대법관이 주심으로 배정되자 황 후보자를 소송대리인에 추가했고(2012년 6월), 결국 1심과 2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았다(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 2013년 6월).  

법률사무소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상고심을 맡은 다음에 황 후보자가 정 회장 횡령사건을 수임했고, 항소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사건을 그의 경기고 동창인 주심 대법관이 무죄 추지로 파기환송했다는 점에서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관련기사 : 황교안, 또 전관예우 의혹...고교 동창 주심인 사건 '무죄').

"101건은 선임계 다 제출"... 나머지 18건은?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013년 2월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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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황 후보자는 지난 2013년 2월 열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내가 수임한 사건은) 선임계를 다 제출했다"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사건수임 내역을 공개하라고 황 후보자를 압박했다. 그는 "영업상 지득한 정보 비밀보호 의무"를 거론하며 공개를 거부하다가 야당의 압박이 거세지자 인사청문회 당일 오후에서야 '수임건수'(101건)만 공개했다.

황 후보자는 "저희 법무법인에서 수임은 전부 법인에서 하고, 소속 변호사들은 법인으로부터 사건을 배당받아서 담당하게 되어 있다"라며 "(내가 수임한 사건은) 선임계를 다 제출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101건에는) 법인이 저를 통해서 수임한 사건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라고도 했다. 사건을 수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영향력이 컸다는 뜻이다. 

하지만 황 후보자가 정 회장 횡령사건 상고심에서는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사건만 수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증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자신이 '담당한 사건'이 '101건'이라고 공개한 사실이 다시 눈길을 끈다. 그가 인사청문회 당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는 이렇게 기술돼 있다.

'법무법인 재직기간 중에 팀 소속 변호사를 총괄 지휘하면서 변론계획 수립, 법리 검토, 의견서 작성 제출 등으로 담당한 사건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사사건 54건, 민사.상사.가사.행정사건 47건, 합계 101건.'

'담당한 사건'이라는 묘한 표현을 쓰자, 박영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담당한 사건과 수임사건 내역이 같습니까, 다릅니까?"라고 캐물었다.  이에 황 후보자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애매하게 답변했다. 다만 그는 "101건에는 선임계가 다 제출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법조윤리협의회에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황 후보자가 수임한 사건은 이보다 조금 많은 '119건'이었다. 이러한 차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101건'은 선임계를 제출한 사건이고, '119건'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는 사건까지 포함된 수임건수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정 회장 횡령사건의 경우처럼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전화변론'한 사건이 18건(119건에서 101건을 뺀 건수)에 이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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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