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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마련된 메르스 의심환자 격리센터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1일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마련된 메르스 의심환자 격리센터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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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입니다. 2일 오후 3시 36분 현재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사망자가 2명 발생했고, 확진 환자는 25명에 달합니다. 여기에 3차 감염자 2명도 발생했습니다. "전사적으로 달려들어 3차 감염이 없게끔 하겠다"라던 보건복지부의 약속은 '거짓'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부의 부실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한국은 메르스 유입 13일 만에 사망자를 배출한 나라가 됐고, 아시아에서 메르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가 됐습니다. 환자 수도 메르스 발원지인 중동국가를 제외(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세 번째)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발병국이 된 셈입니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아우성입니다. 팽배해진 불안감 속에 각종 미확인 정보들이 인터넷·SNS 상에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확실-불확실-사실 아님'으로 메르스 관련 사실 혹은 거짓을 정리했습니다.

[확실]

○ 메르스는 치료약이 없다

맞습니다. 메르스는 현재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확인된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건데요. 이에 따라 항생제를 투약하는 등의 보조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격리대상자 682명 중 35% 이상이 고연령이거나 기저질환(메르스 감염·노출 전에 갖고 있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이라서 더욱 주의를 요하고 있습니다.

○ 정부는 '낙타와 접촉 금지'를 메르스 예방법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낙타와 접촉 금지'를 메르스 예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사실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작한 홍보물에 따르면, '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중동지역 여행시 주의사항으로 '낙타와 밀접한 접촉을 피하세요',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세요'라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메르스로 인한 공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에 가서 낙타를 만질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런 주의사항, 당연히 실효가 없겠죠.

국민들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확산 방지와 국가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범정부 종합대책기구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 "메르스 확산,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라" 국민들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확산 방지와 국가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범정부 종합대책기구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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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기가 차다는 반응입니다. 트위터 이용자 '@llen***는 "이러다가 낙타가 대국민 사과문 쓸 기세"라고, '@heather****'는 "낙타 조심하라는 정부 덕분에 도로에 낙타가 한 마리도 없다"고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또, '@mam****'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자니 조만간 동물보호소에 유기낙타가 넘쳐나겠지 싶은 견주의 조심스러운 마음"이라고 일갈했습니다.

○ 메르스에 걸려도 건강한 사람은 자연 치유된다

건강한 사람은 메르스에 감염 되어도 가벼운 감기를 앓는 수준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김우주 대한감염내과학회장은 "실제 사우디 연구 등을 보면 다 중증 환자로 가는 건 아니"라며 "가볍게 감기처럼 지나거나 증상 없이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메르스에 감염 되어 사망한 2명의 경우 다른 만성 질환을 앓고 있어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회장은 "사망한 메르스 환자 모두 공통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였다"라며 "메르스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겐 중증으로 발견돼 치사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메르스, 물론 무서운 질병이긴 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까지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불확실]

○ 메르스에 감염되면 그 가운데 40%는 죽는다

메르스 치사율이 40%(1154명 감염, 471명 사망. 지난 달 21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보건당국은 당초 메르스 치사율은 높지만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해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사망률은 낮고 전파율(최초 확진자로부터 20여 명 감염)은 높은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보건당국은 64명만 격리 조치를 취했으나 9일만인 29일 격리 대상자는 130여 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 1일에는 682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여기에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해 격리 대상자가 조만간 1000명 단위를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염되고 있는 것이죠.

현재 메르스 확진환자는 25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이 사망한 것(2일 오전 상황)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치사율'로 보면 10% 미만입니다. 격리 대상자 가운데 1/3 가량이 고위험군이라 지속적인 주의를 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치사율 40%를 우리나라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메르스 환자의 90% 이상이 중동국가 거주자인데, 우리나라는 중동국가보다 의료기관 접근성도 높고 시설도 좋아 치사율은 40%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메르스, 공기 중 전염? 이제 '괴담'이 아니다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정부는 메르스의 '공기 전염' 가능성을 차단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까지 공기전파는 전파경로로 전혀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국내 최초 메르스 감염 환자와 뚜렷한 접촉이 없었던 다른 병실의 환자들도 메르스 확정 판정을 받음에 따라 '공기 중 전염'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2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공기 중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공기전염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질변관리본부가 제작한 '메르스' 관련 간행물.
 질변관리본부가 제작한 '메르스' 관련 간행물.
ⓒ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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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님]

○ 현재 우리나라는 긴급재난 1호 상황이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긴급재난 1호 상황이라고 뉴스가 뜨고 있다"는 얘기,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건 '유언비어'입니다. 국민안전처는 "메르스는 심각한 단계가 아니다, 지금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아래 중대본)를 가동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신종플루는 300만 명 정도 감염됐을 때 중대본을 가동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메르스 관련 국가 재난단계는 '주의' 상태입니다. 국가 재난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진행됩니다. 이에 '경계' 단계로 재난 단계를 격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3차 감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심각성을 일축하고 있다, 게다가 '의료기관 내 감염일 뿐 지역사회로 확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하려 들고 있다"라며 "초기대응 실패로 3차 감염이 현실화된 지금, 더욱 시급히 위기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 밖에서는 양치를 해서도 안 된다

메르스, 주의해야 할 질병이죠. 그래도 너무나 과도한 공포는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메르스 예방 방법 중에 '손을 자주 씻으라'도 있습니다. 청결 유지는 메르스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거죠. 밖에서 양치, 하셔도 됩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메르스, #낙타, #사망,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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