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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1만원으로 운동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저렴한 만큼 꾸준히 운동하며 목적을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 울주군에 있는 주민센터 헬스장 한 달에 1만원으로 운동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저렴한 만큼 꾸준히 운동하며 목적을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 김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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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헬스장 회원권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오늘(1일)부터 출근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유는? 지난해 11월부터 도전해 온 <나의 복부비만 탈출기>가 부끄럽게도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초반 한방병원에서 권해준 식단표와 체계적인 운동으로 매주 조금씩 몸무게를 줄여갔습니다만 한 달에 50만 원가량 드는 경제적 부담을 이기기는 힘들었습니다. 결국 스스로 해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고 홀로서기에 도전했으나 결론은 완벽한 실패입니다.

병원을 다니지 않고도 한두 달 정도는 꾸준히 다이어트 리듬을 이어갔습니다. 알콜과는 많은 거리를 두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석 달이 넘어가면서 식단 체계가 조금씩 무너졌습니다. 콧바람을 씰룩거리며 벌건 얼굴로 내 몸을 쥐어짜던 소극적인 운동량도 소리 없이 증발되고 말았습니다. 저녁 11시가 넘어가면 급 왕성해지는 식욕을 이기지 못하고 냉장고 문을 열어대는 내 손을 원망했습니다.

혼자 하는 다이어트! 적당한 긴장감이 필요해

아무래도 매주 의사의 상담을 받고 하루하루 식단표 점검을 하면 다이어트 의욕도 떨어지지 않고 스스로 긴장감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주위의 도움 없이 오로지 혼자 하려니 그 경계가 허물어져버린 겁니다. 그래도 다이어트 초반 집중했던 GI 식단표는 지켜나가고 있었지만 주말만 되면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레 음식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과식은 하지 않지만 분별없는 음식 섭취가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워낙 더운 날씨를 싫어하는 성격이라... 사무실과 집에서 하던 강도 높은 스트레칭도 여름에 접어들며 줄어들게 되고요. 요요현상은 아니지만 다시 살이 붙었습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3달째에 5kg 가까이 줄었던 몸무게가 4kg​ 정도 다시 늘어났습니다. 배 둘레의 두툼한 살들이 걸을 때마다 여전히 '나 여기 있어요'라며 수시로 존재감을 각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뱃살이 굉장한데요? 다이어트 한다며 어떻게 된 거예요?"
"먹는 양은 많지 않은데 왜 이렇게 뱃살이 많이 나와요?"

가끔 그런 상상도 해 봅니다. 캡슐 약 하나를 먹으면 살이 쭉쭉 빠지는 그런 상상 말입니다. 화장실에 앉아 힘을 주면 주저없이 내 몸을 빠져나가는 저 찌거기들이 뱃살 조각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구요.
▲ 힘내자! 다이어트! 가끔 그런 상상도 해 봅니다. 캡슐 약 하나를 먹으면 살이 쭉쭉 빠지는 그런 상상 말입니다. 화장실에 앉아 힘을 주면 주저없이 내 몸을 빠져나가는 저 찌거기들이 뱃살 조각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구요.
ⓒ 김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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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지난달 31일)에도 이 말을 들었습니다. 글쎄요, 난들 알겠습니까? 식사량이 많지 않은데도 꾸준함을 자랑하는 나의 살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요? 요사이 운동량은 줄었지만 ​식단은 그래도 잘 지켜나가는 편입니다. 기름진 음식이나 탄수화물 음식은 피하고 있고요.

어제 지인들과 돼지고기 삼겹살을 함께 먹었는데 오랜만에 위장에서 기름을 받아들이니 탈이 났나 봅니다. 식사 후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먹은 그대로 배출했습니다. 고스란히, 아주 말끔히, 깨끗하게…….

주중 식단은 잡곡밥과 야채, 과일 위주로 먹으니 기름진 음식이 들어가면 지금도 속이 거북합니다. 담백한 음식에 익숙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화장실에서 화끈하게 빠져나가는 배설물이 내 뱃살의 찌꺼기였으면 좋겠습니다. 변기통의 소용돌이에서 정신을 못 차리는 저 지저분한 것이 내 옆구리 살의 지방 덩어리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내와 함께 가는 헬스장

​요즘엔 회사에서 아내와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 사정상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내도 나이 40을 넘어가며 몸매가 예전 같지 않음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얘들아! 엄마 배가 더 나왔어, 아빠 배가 더 나왔어?"
"아빠 배요. 아빠 배가 이만큼 더 나왔어요."​

아이들에게 던지는 장난스런 질문에 아내도 스트레스를 받았나 봅니다. 남자아이 둘을 낳고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던 아내였는데, 이제는 운동도 하며 체중 관리도 하고 싶답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헬스장 회원권을 끊었습니다.

가까운 주민 센터에 방문하여 헬스 이용 문의를 하니 언제든지 가능하답니다. 회사가 시골 근처(울주군)라 울산시에 속하는 집 근처의 주민 센터보다는 이용자가 많이 적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 근무가 시작되기 전까지 러닝머신이며 자전거나 기타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기로 한 겁니다.

오늘 6월 1일, 드디어 아내와 함께 헬스장에 다녀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내와 함께 하니 좋은 점이 많습니다. 식단을 함께 맞춰 조절할 수 있고 운동도 서로 도와주며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갑니다. 쪽잠으로 꿀맛 같은 시간을 보내던 점심시간이 이제는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된 겁니다.

꾸준함을 목표로 하렵니다. 헬스장을 다니지 않아도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데 중도에 포기해 버리는 것이 문제이겠지요. 더구나 저녁시간을 소비하지 않아도 되니 아이들과 어울릴 시간을 빼앗기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맘에 듭니다. <나의 복무 비만 탈출기!> 이제 '시즌 2'로 접어놓고 다시 출발합니다.


태그:#헬스, #다이어트,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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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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