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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집짓기, 어떻게 할까
 행복한 집짓기, 어떻게 할까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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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는 이웃이 서로 품앗이로 돕고 맛있는 음식과 정(情)을 나누던 흥겨운 동네 잔치였다. 지금은 건축기술이 발전하며 새로운 재료와 공법의 등장으로 이웃이 함께 짓던 품앗이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기술자들이 참여하게 됐다.

아쉬운 것은 흥겨움 대신 분쟁이 자리한 것이다. 건축주들은 입을 모아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고 한다. 하지만 집을 지을 때 건축주가 늙는 결정적 이유 5가지만 개선된다면 집짓기는 다시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다.

집짓기, 다시 축제의 장으로

[첫 번째] 시공자를 먼저 찾는다

많은 건축주가 집짓기에서 '시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설계 과정을 건너뛰고 시공자를 찾아가 집짓기를 논한다. 집을 '잘 짓는 일'과 집을 '설계하는 일'은 차원이 다른 업무다. 마치 연주자에게 연주 잘 들었으니 작곡을 해 달라는 것과 같다.

시공자와 건축주 사이에 분쟁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주위에서 좋은 업체라 소개를 받고 집짓기에 대해 대화도 잘 통하는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내 맘 같지 않다'는 것이다. 내 맘 같지 않다...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을, 몇십 년을 함께 산 식구도 모르는 내 마음을 눈에 보이는 실체로 만든 것이 바로 설계도서다.

많은 건축주가 설계를 불필요한 절차라 여기며 설계비를 아까워한다. 내 마음을 표현한 '설계'를 제대로 하는 일이 행복한 집짓기를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데 말이다. 시공자를 찾아가도 설계를 해준다고 오해를 한다. 집을 설계한다는 것은 건축주 가족의 삶과 미래를 공간에 담는 일이다. 단순히 방과 방을 구획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건축주 자신이 불필요한 절차라 여기는 설계에 대해 시공자는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

설계 과정이 불필요하게 여겨지고 설계비가 아깝다면 차라리 지어진 집을 사는 것을 권장한다. 굳이 10년은 늙는 분쟁의 화약고에 들어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두 번째] 알아서 해달라고 한다

계약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계약서를 읽어보고 모르는 내용을 설명해 달라는 건축주는 거의 없었다. 마치 계약서를 '본다'는 자체를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걸로 치부하며, 알아서 해달라고 한다.

계약은 우리 집 짓기에 대해 서로의 책임과 권리 그리고 집에 대한 마음까지도 문서로 약속하는 일이다. 부디 꼼꼼하게 서로의 요구를 계약 내용에 담아 확인하길 바란다. 계약은 되도록 갑과 을 모두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작성된 표준 계약서를 사용한다.

설계와 시공계약서는 국토해양부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계약 내용에 어떤 것들을 넣을 수 있는지 감(感)을 잡으려면 필히 일독을 권한다. 용어들이 생소하더라도 반드시 숙지하고 작성해야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지 않게 된다.

설계 계약은 설계자의 업무 범위와 설계도서의 작성 범위를 명확히 한다. 공사 계약은 설계도면, 견적서, 시방서(공사에 대한 표준안의 설명이나 규정을 글로 옮긴 것-위키백과) 첨부는 필수다. 도서도 없이 평당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서가 없는 계약은 건축주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다. 절대 싸다고 평당으로 계약하지 말자. 싸고 좋은 집은 없다.

[세 번째] 절차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한다

요즘 건축주들은 참 많이 안다. '집짓기'에 대해 많이 보고 듣고 접하며, 더 나아가 집짓기와 관련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집 짓는 현장에 참여하기도 한다. 때로는 건축가보다 더 많이 아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건축주가 건축에 대해 많이 알수록 집의 질은 높아진다. 집 수준이 바로 건축주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때 '안다'는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많은 건축주가 집짓기를 '교양' 정도의 수준으로 접근하며 절차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전문가의 조언을 '깐깐하게' 또는 '번거롭게' 여기면서, 지인들의 "괜찮다", "다들 그렇게 했다", "별 문제 없더라"는 근거 없고 책임지지 못할 말들을 믿는다.

법은 계속 변하고 관행이란 것은 대부분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절차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다가 준공이 나지 않거나, 다시 공사를 하면서 돈과 시간이 더 들어가는 경우는 수도 없이 봐왔다. 건축주 자신이 아무리 공부한다지만 건축을 전공하고 실무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아온 건축가들과 비교할 수는 없다.

[네 번째] 건축 비전공자에게 공사를 맡긴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내가 만나본 시공자들도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이다. 각자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며 심지어 손해를 보면서까지 집짓기에 열심인 시공자도 있었다. 이렇게들 열심히 하는데 왜 부실 시공이 되는 것일까. 문제는 집 짓는 방법을 제대로 모른 채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만난 시공자는 과거에 목공예 공방을 했다. 목재를 감각 있게 다루던 그는 우연히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목수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지금은 집 짓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미 여러 채의 집을 지어본 그도 단열 규정이 어떻게 되는지 벽돌 구조로 가능한 실 면적은 얼마큼인지 기본적인 건축을 잘 모른다. 그냥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열심히 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좋은 단열재를 써도 단열 성능이 부실한 집이 되고, 어떤 집은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건축주 역시 건축을 모르기 때문에 사람이 좋고, 성실하고, 공사비도 저렴하니 다 잘 된 것이라 생각한다. 건축은 절대 일반인의 영역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사는 집을 짓는 일이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짓는 사람이 공사를 해야 한다. 사람 좋은 것과 전문적으로 집을 짓는 것과는 구별이 돼야 한다.

특히 돈을 아끼려고 직영공사를 하려는 건축주가 있다. 공사 내용을 좀 아는 현장 대리인을 선임해서 집짓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건축 전공자인 현장 대리인은 구하기는 어려운 뿐 더러 잘못된 책임에 대해서는 건축주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공사의 전반적 내용을 모르기에 돈이 더 들어가기 쉽고, 시간은 시간대로 소요된다. 차라리 믿을 만한 업체를 선임하고 공사를 일임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들어갈 돈은 직영공사를 하든 업체를 통해 하든 다 들어가게 돼 있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다섯 번째] 전문가를 믿지 않는다

건축주가 집을 잘 짓기 위해 꼭 해야 할 한 가지를 꼽는다면 설계자와 시공자를 잘 선정하는 일이다. 좋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그렇게 선정했다면 믿고 신뢰하자. 많은 건축주가 자신이 선택한 전문가를 믿지 않고 다른 이에게 조언을 구한다.

하지만 우리 집에 대해서는 우리 설계자와 시공자가 가장 많이 정확하게 안다. 전문가는 건축주가 자신을 믿어주는 만큼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한다. 좋은 건축주가 좋은 집을 만든다. 여기서 좋은 건축주란 건축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전문가를 신뢰하고 집 짓는 전 과정을 행복으로 채우며 즐기는 사람이다.

집을 지을 때 늙지 않는 방법은 5가지로 정리될 만큼 간단하다. 이것만큼은 꼭 실행해서 집 짓는 전 과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삶 터를 만드는 일에 동행하는 일은 건축하는 우리에게도 행복한 일이다. 자신이 업(業)을 사랑하는 건축인들을 만나 집 짓는 과정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 굿럭.

○ 편집ㅣ조혜지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새전북신문>에도 실립니다. 글쓴이는 강미현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예감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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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집을 짓고 건축가를 만나라(효형출판)저자, 건축스튜디오 사람 공동대표, 건축사사무소 예감 cck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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