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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 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계속 물이 새어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철제 울타리(펜스)를 설치해 은폐 의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타리는 사람 키보다 높아 넘어갈 수도 없고, 중앙에 문을 설치해 놓았으며, 자물쇠로 잠겨졌다. 문을 열지 않고는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접근할 수 없다.

이곳 벽면에서 물이 새어 나온다는 사실은 2013년 3월 3일 <오마이뉴스>가 "낙동강 합천보, 구조물에서 계속 물 새어 나와"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오마이뉴스와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2~3개월마다 현장답사로 실태를 확인해 왔는데, 벽면에서는 계속 물이 새어 나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을 가로막는 철재 울타리(펜스)를 설치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을 가로막는 철재 울타리(펜스)를 설치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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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은 벽면에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벌였다. 수공은 물이 나오는 벽면 구멍에 시멘트를 바르고, 물을 모으는 통을 설치했으며, 수력발전소 건물 옆 바닥에 구멍을 뚫어 흡착물질을 주입하는 공사를 벌이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벽면에서 계속 물이 새어 나오고, 수공 측에서 보수공사를 벌인 상황을 2013년 봄부터 10건 가량 보도했다.

환경단체와 토목전문가들은 벽면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것을 '파이핑(piping, 흙이나 콘크리트 속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만들어지는 현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보 상류의 물이 파이핑 현상으로 벽면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수공 "은폐 아니다. 환경단체·언론사 연락만 하면 문을 열어줄 것"

그러나 수공은 파이핑 현상을 부인하고 있다. 수공은 "벽면에서 나오는 물은 보 상류의 물이 아니라 인근 산에서 내려온 지하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수공이 이곳에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자 "환경단체가 계속 현장 조사를 하고 언론에도 보도되자 이를 막으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공은 낚시꾼 접근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수공 관계자는 "수력발전소 아래에 어류가 많이 모인다는 사실을 알고 낚시꾼들이 오고, 심지어 밤에도 와서 낚시를 한다"며 "낚시꾼들 접근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울타리는 합천 창녕보에 이어 창녕 함안보 수력발전소 아래쪽에도 설치할 예정"이며 "환경단체와 언론사의 답사 때는 언제든지 연락만 하면 문을 열어줄 것이기에, 은폐 의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29일 현장을 살펴본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정책실장은 "울타리는 환경단체의 현장 조사까지 막겠다는 의도다. 우리가 계속 주시하는 모니터링 현장인데, 울타리로 막겠다는 것"이라며 "수공은 낚시꾼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하지만, 그동안 수력발전소 아래에서 낚시꾼을 본 적이 없다. 울타리를 뜯어내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을 가로막는 철재 울타리(펜스)를 설치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을 가로막는 철재 울타리(펜스)를 설치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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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을 가로막는 철재 울타리(펜스)를 설치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을 가로막는 철재 울타리(펜스)를 설치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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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의 파이핑 현상을 줄곧 주장해온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도 "울타리 설치는 전형적인 은폐 의도다. 울타리를 설치했다는 자체가 벽면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며 "낚시꾼은 보 관리인이 감시하면 되고, 불법 낚시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대상 등 안내문을 부착하면 된다. 울타리 설치는 부실공사 현장을 숨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수공은 합천 창녕보 좌안 어도(물고기 이동 통로) 보수공사를 마무리했다. 이전에는 어도의 물 흐름이 빨랐는데, 보수공사 뒤 느려졌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5월 29일에도 물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나오는 물에 대해, 환경단체는 파이핑현상이라 하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인근 산의 지하수라 주장하고 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5월 29일에도 물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나오는 물에 대해, 환경단체는 파이핑현상이라 하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인근 산의 지하수라 주장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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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합천창녕보 좌안 어도(물고기 이동통로) 보수공사를 지난 4~5월 사이 실시해 최근 마무리지었다. 어도의 물 흐름을 더 느리게 하기 위한 보수공사를 벌인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합천창녕보 좌안 어도(물고기 이동통로) 보수공사를 지난 4~5월 사이 실시해 최근 마무리지었다. 어도의 물 흐름을 더 느리게 하기 위한 보수공사를 벌인 것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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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합천창녕보, #파이핑 현상, #낙동강, #한국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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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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