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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간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교내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됐던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29일 사과했다. 사진은 서울여대 총학이 교내에 붙인 사과문.
 축제 기간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교내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됐던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29일 사과했다. 사진은 서울여대 총학이 교내에 붙인 사과문.
ⓒ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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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간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교내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됐던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29일 사과했다. 서울여대 총학은 이날 학내에 사과문을 붙이고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의 섣부른 행동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분들과 학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현수막이 청소 노동자분들의 목소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경솔한 행동을 한 점, 더불어 '중립'이란 명목하에 방관적 태도로 일관한 것을 깊이 반성한다"며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행동하겠다, 정당한 비판을 받아들여 배우고 성장하는 학생회가 되겠다"고 썼다.

"이번 일 계기로 학내 구성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걸 깨달아"

정지우 서울여대 총학생회장(생명환경공학 4학년)은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 26일 부총학생회장과 함께 청소 노동자분들께 가서 사과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제 자리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이번 일로 크게 느꼈다"며 "다만 저희에게 이유 없는 비난과 욕설을 하는 분들이 있어, 문구를 더 신중히 다듬느라 (사과문) 발표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여대 총학은 지난 20일 교내 현수막들을 철거하면서 "보다 나은 축제 환경을 위하여 철거했다"고 공지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후 재학생·시민단체를 비롯해 서울여대 졸업생 143명이 공동으로 총학 비판 성명을 내면서 논란이 커졌고, 이어 학내 학보사가 이 성명을 게재하려다 대학 반발로 무산되면서 1면을 백지 발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앞서 20일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축제 기간 동안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의 농성 현수막을 기습 철거해 논란이 됐다.
 앞서 20일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축제 기간 동안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의 농성 현수막을 기습 철거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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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동조건 개선, 임금삭감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들은 파업 38일만인 28일 오후 사측과의 단체·임금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이들은 "학교 측이 결국 기존 용역비를 증액하지 않아 지난해와 비교해선 월 급여가 삭감되는 셈이지만, 노동자와 학생들의 피해는 막아야 한다고 판단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울여대 총학이 발표한 사과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서울여자대학교 제45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입니다.

먼저 최근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의 섣부른 행동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분들과 학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또한, 신중하지 못한 판단으로 또다시 학내 구성원들께 피해를 줄까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지난 5월 20일, 총학생회는 교내 곳곳에 걸려있던 청소 노동자분들의 현수막과 소원천을 제거하였습니다. 저희가 제거한 현수막과 소원천이 청소 노동자분들의 목소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경솔한 행동을 한 점, 더불어 '중립'이라는 명목하에 방관적 태도로 일관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을 대표하는 대표자로서 학생뿐만 아니라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목소리에 진중히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행동하며 이 자리의 무게를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 정당한 비판들을 따끔히 받아들이며 배우고 성장하는 학생회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청소 노동자 여러분과 학우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제45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서울여대 총학 사과, #현수막 철거 사과, #서울여대 논란, #청소노동자 현수막 철거, #서울여대 총학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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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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