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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건설된 신고리원전 3·4호기. 5월 28일 저녁 인근 부산 기장의 고리2호기에서 화재경보가 울린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불안해 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건설된 신고리원전 3·4호기. 5월 28일 저녁 인근 부산 기장의 고리2호기에서 화재경보가 울린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불안해 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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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7시 52분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에서 연기가 나면서 화재경보가 울려 일대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연기는 터빈건물과 보조건물 사이의 작업장 내 공기 압축기 벨트에서 발생했고 고리원전측은 자체 소방차 25대를 투입해 12분 만에 진화했다. 현재 고리원전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처럼 원자력발전소에서 연기가 치솟고 화재경보가 울리는 등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인근 울산시민들에게는 어떠한 안전 조치도 없었다. 특히 28일 저녁부터 일부 언론에서는 "고리원전 1호기에서 연기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노후원전 고리1호기, 월성1호기 폐쇄를 위한 범시민울산운동본부(아래 노후원전 폐쇄 울산운동본부)'는 29일 성명을 내고 "울산시가 하루라도 빨리 핵 방사능 대응에 대한 시민교육과 시민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며 "정보 전달부터 사고 후 대처까지 행정체계를 신속히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리원전 2호기 화재경보 사실이 울산시민에게 알려지기까지

지난 28일 저녁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고리원전과 가까운 울산에서는 "고리1호기에서 화재사고가 났다"는 언론의 긴급 속보가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일부 울산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을 느꼈다. 고리1호기가 지금 정비로 가동이 중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

일부 시민들은 사고의 정확한 상황을 알기 위해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한수원 홈페이지에 들어가거나, 혹은 경찰서에 전화를 하는 등 술렁였으나 당장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또한 어디로 연락해야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1시간쯤 뒤 울산에서는 "화재가 진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속보를 통해 "고리1호기에서 사고"라는 소식을 들은지라 고리2호기에서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노후원전 폐쇄 울산운동본부는 "1시간 동안의 혼돈 상황을 경험한 울산시민들은 원자력 발전소에 꽉 끼여 살면서 핵 방사능과 일상적으로 전시상황 속에 처해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었다"며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들이 처해진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1시간이 지나서야 사고는 고리2호기에서 발생했으며, 12분 후에 진압되었고 인명사고는 없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며 "그러나 25대의 소방차가 출동하면서 이 상황을 그대로 겪었을 고리 주변의 주민들은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 것이며, 울산시민들 또한 앞으로 이런 현실을 어떻게 감내하며 살 것인가로 밤잠을 설쳤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노후된 월성원전과 고리원전의 평균 사고율로 보면 울산시민들은 한 달에 1~2번은 이런 긴급 상황 속에 놓인다"며 "그럼에도 시민들은 어떻게 사고소식을 전달받고 어떻게 행동해야하는가 등, 정확한 정보 전달부터 시대응방침까지 심지어 기초적인 안전조치 중 어느 것 하나 알고 있는 게 없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노후원전 폐쇄 울산운동본부는 ▲ 울산시가 하루라도 빨리 핵 방사능 대응에 대한 시민교육과 시민훈련을 실시하고, 정보 전달부터 사고 후 대처까지 행정체계를 신속히 마련해줄 것 ▲ 고리1호기 수명 재연장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울산시가 앞장서서 노후원전 폐쇄에 분명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정부에게 요청할 것 등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 작성 글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노후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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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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