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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100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좀 더 지나면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암 환자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죠. 예전에 일본이 그랬다는데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엔 일본의 암 환자 수는 더욱 늘어날 추세라고 합니다. 우리도 그런 환경을 쫓아간다면 암 환자는 더욱 가파른 추세로 늘어날 게 뻔합니다.

"과다한 음식 섭취와 그로 인해 생기는 독소, 그리고 마음의 안정을 갖지 못해 생기는 스트레스는 인체 내에 보이지 않는 독소를 축적시킨다. 그 독소를 제때 밖으로 배출하지 못할 때, 암은 오고 노화는 촉진되는 것이다."(24쪽)

암, 이렇게 생긴답니다

이른바 몸 안의 독소가 암을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음식물 섭취가 중요하다는 의미죠. 이는 박홍희의 <암에 걸린 사람들>에 나온 내용입니다. 20년 간 암 환자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취재한 것이라 하니 믿을 만 하겠죠. 삶에서 찾아오는 암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 책에서 차근차근 짚어주고 있습니다.

"30초 진료의 실상에 관해 얘기했지만, 우리나라 대형 병원 의사들의 평균 진료 시간은 3분 정도이다. 환자와 얼굴을 마주하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이, 의사는 모니터로 환자의 현재 상태만 점검하고는 처방을 내린 후 옆방으로 옮겨 다른 환자의 모니터를 들여다본다."(139쪽)

박홍희의 〈암에 걸린 사람들〉
▲ 책표지 박홍희의 〈암에 걸린 사람들〉
ⓒ 가쎄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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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환자를 진찰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이라고 하죠. 30일을 기다려 30초 진료를 받는다는 이야기. 한 마디로 컨베이어 벨트식 진료를 받는 셈이겠죠. 이게 다 거짓은 아닐 것입니다. 벌써 그런 진료를 받아 본 환자들은 누구라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암 환자들을 대하는 의사의 태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1980년대 수 많은 암 환자를 고쳐준 것을 유명한 <神藥>의 저자 김일훈(1909-1992) 선생이 그랬다고 하죠. 암 환자들이 찾아오면 그는 마음에 담고 있던 한(恨)까지 다 털어낼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모두 보듬어 안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암의 두 번째 원인, 그리고 그걸 치유할 해결책으로 제시한 게 바로 그것이죠. 암은 음식의 독소도 원인이지만, 마음에 쌓인 울화병도 더 큰 암의 원인이 된다는 것 말이죠. 가정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그만큼 암으로 발전한다는 것이죠. 그 마음들을 죄다 쏟아낼 수 있도록 의사는 깊이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암 치료 과정에서 홀로 외롭게 치료하는 건 결코 도움이 안 되겠죠. 수다를 떨며 이야기할 벗들을 많이 두는 게 좋겠죠. 또한 이 책에서는 암 부위 절제 이후 독한 약물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과정을 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죠. 들판의 풀처럼 그냥 '내버려 두듯' 걱정 없이 자연과 벗하며 사는 자세 말이죠.

"당신이 만약 암 5년 완치 판정을 받았다면 앞으로 걱정 없이 5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겨우 살아남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재발이 되어 또다시 몸의 면역력이 깨지고 균형을 잃는다면, 그땐 다시 일어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200쪽)

이른바 자연과 벗하며 사는 이들이 많은 경우 호전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때 잊지 말라고 당부한 내용입니다. 암 치료 중일 때에는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초심을 잃는 순간 암은 재발하고, 결국 자만에 빠지다가 생의 종국을 고하게 된다고 하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에 암이 생길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만큼 도심은 오염이 심하고 온갖 공해와 소음이 들끓고 있고, 회사에서는 경쟁 때문에 가정에서는 자녀들 학업과 직장 취직 때문에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회죠.

이런 때에 먹는 것도 과유불급하지 말고 될 수 있는 한 독소가 없는 채식 위주의 식 생활을 만들면 좋겠죠. 더욱이 누군가와 수다를 떨면서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친구도 많이 사귀면 좋겠죠. 혹시라도 암에 걸렸다면 그저 늙어가는 하나의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자연 속에서 내버려둔 채 살아간다면 더욱 좋다고 하니, 이 책을 참조하면 좋겠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들

박홍희 지음, 가쎄(GASSE)(2015)


태그:#암, #자연친화, #내버려 둬?, #〈神藥〉의 저자 김일훈(1909-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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