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서구ㆍ강화<을> 재선거에서 당선돼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안상수(68) 의원이 차기 새누리당 인천시당 위원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님이 인천시당 위원장을 하고 싶어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경선보다는 합의 추대 형식으로 선출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선거와 외풍에 흔들려온 시당 위원장직

현 인천시당 위원장은 홍일표(남구 갑, 59) 의원이다. 홍 의원은 서구·강화<을> 재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등, 시당을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끌어, 이제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시당은 최근 몇 년 동안 선거와 외풍 등으로 인해 지도력이 흔들렸다. 2013년 6월 시당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학재(서구강화 갑, 50) 의원은 경선 당시 '2014년 지방 선거에서 잃어버린 인천 시정을 찾기 위해 당원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선에 참여한 박상은(중동옹진, 65)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나설 사람이 시당 위원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조직력 등에서 밀린 박 의원은 경선을 포기했다. 결국 이 의원이 인천시당을 이끌게 됐다. 그러나 이 의원은 2014년 2월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위원장에 취임한 지 1년도 안 돼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나아가 출마를 선언한 지 한 달도 안 돼 유정복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인천 시장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렇게 공석이 된 위원장직을 홍일표 의원이 맡은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방선거 후 시당 위원장을 새로 선출 하려했다. 시당은 2014년 5월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홍 위원장 후임으로 재선의 박상은 의원을 내정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자, 시당 운영위원들은 그 해 6월 19일 시당 위원장 추인을 만장일치로 부결했다. 다시 홍 의원의 직무 대행 체제로 시당은 운영됐다.

큰사진보기
▲  4.29 서구강화<을> 재선거에서 당선된 안상수 국회의원. <시사인천 자료사진>
ⓒ 시사인천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안상수 의원, 내년 총선 공천 겨냥한 듯... 역풍 불 수 도

인천시당 위원장에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꽤 나오는 상황에서 차기 위원장으로 안상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안 의원도 강한 의지를 피력해, 안 의원이 시당을 이끌 공산이 커지고 있다.

현역 의원 6명 가운데 5선의 황우여(연수구, 67) 의원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윤상현(남구<을>, 52) 의원은 청와대 정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다. 둘 다 시당을 이끌기엔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학재 의원은 무리수를 두며 시당 위원장을 맡았다가 사임했기 때문에 당내 반발이 예상된다. 박상은 의원은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올해 1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실적으로 안 의원밖에 대안이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 짙다.

안 의원이 시당 위원장직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내년 총선 공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시각도 따른다.

안 의원이 4.29 재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서구·강화<을>은 안덕수 전 의원의 조직력이 상당한 곳이다. 내년 총선 후보 경선 시, 안 의원이 안 전 의원을 쉽게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시당 위원장직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 시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원외 지역위원장 중에서 (시당 위원장)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도 있지만, 안상수 의원이 유력하다"며 "내년 공천 때문에 안 의원이 욕심을 내는 것 같기도 하다. 현역 의원 중 시당 위원장직에 욕심을 내는 사람은 안 의원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이 재기에 성공했지만, 인천시 부채 문제를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등의 부정적 시선이 많은 상황에서 시당을 이끌 경우 내년 총선에서 역풍도 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