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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리틀텔레비전>의 '백주부' 백종원
 <마이리틀텔레비전>의 '백주부' 백종원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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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 대부가 요리 중간 중간 실시간으로 타박을 받는다. 물론, 채팅창에서 누리꾼들에게서다. 자연스레 첨가하는 '설탕'인지, 대중 눈높이에 맞는 '맛'의 강조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그에게는 '슈가보이'란 별명이 낙점됐다. 누리꾼이 작명하면, 제작진이 편집해서 완성하는 형태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라는 넉살 좋은 능청이나 "~했쥬?"란 구수한 화법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회자되는 입담 중 하나만 골라보자면, 대략 이런 식이다.

김구라 : "약속해요. 나중에 혹시, 약발 떨어졌다고 와이프(배우 소유진) 데리고 나오면 안 돼요."
백종원 : "에이. 와이프를 왜 데리고 나와요."
서유리 : "김구라씨는 동현이를 데리고…."
김구라 : "걔는 내 아들이잖아요. 난 피가 섞였잖아요."
백종원 : "우린 부인이잖아요... 섞고 있잖아요."

그렇게,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아래 <마리텔>)을 논하며 '슈가보이' 백종원을 먼저 언급하지 않는 것은 게으른 일이 되어 버렸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니다. '셰프' 백종원은 케이블 채널 올리브TV, tvN의 <한식대첩3>에서는 심사위원으로, tvN <집밥 백선생>에선 김구라, 윤상 등의 요리 스승님으로 활약한다.

괜히 '예능대세'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더구나, 그는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고 유명세를 늘려 나갔다. '예능대세'란 수식까지 얻은 터다. 그만의 쉽고 '고급진(?)', 동시에 외식 프랜차이즈를 통해 대중적으로 이미 인정받은 백종원표 레시피들이 구수한 입담과 함께 브라운관으로 전달된다. <삼시세끼>의 '차줌마' 차승원 못지않은 흡입력을 발휘한다.

1인 방송-채팅창-SNS 하나로 묶은 지상파 예능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요리 중인 백종원.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요리 중인 백종원.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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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캐스팅의 승리다. 여기에, '인터넷 방송의 조상' 김구라도 있다. 4차원 걸그룹 아이돌 초아에 이어 EXID 하니도 무규칙 방송으로 고군분투한다. 무명의 헬스트레이너 예정화 코치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뒤이어, <무한도전> '식스맨'에서 눈도장을 찍은 홍진경이나 1020세대에 친숙한 정준영이 새로 투입됐다.

인터넷 1인 방송(이후 방송 편집이라는 형식)의 지상파화, 요리와 '먹방', 피트니스 등 트렌드의 적극적입 도입, 무엇보다 TV 앞을 떠나고 있는 젊은 혹은 어린 세대와의 그 '소통'.

실제로, 방송 내내 출연자들은 댓글 창을 등한시하거나 방송이 산으로 가는 경우마다 즉각적인 비난의 화살과 "소통 안 하느냐"는 불호령을 받는다. 제작진은 일상적으로 시청자들의 채팅 댓글을 말풍선으로 만들고 자막화 한다.

일례로, 지난 23일 방송에서 전파를 탄 백종원과 소유진의 인스타그램 일화가 그렇다. 녹화 중이던 채팅창에 한 시청자가 백종원의 게임용 마우스를 발견한 소유진의 SNS 글을 언급했고, 이를 직접 찾아 본 백종원이 하소연을 하면서 제작진이 이를 구구절절한 편집으로 설명해 준 것이다. 조합만 보자면, 1인 방송-채팅창-SNS 글을 하나로 묶는 지상파 예능의 영민함과 기민함이랄까.

한때 파업 사태를 거치며 '불통'을 자랑했던 공영방송 MBC에서 <마리텔>과 같은 꽤나 실험(?)적인 프로그램이 등장했다는 점은 분명 흥미롭다. 특정시간 인터넷 방송으로 먼저 유저들과 '소통'하고, 이를 토요일 밤 오후 11시대 본 방송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편집한다. 실시간 피드백에 있어선 비교불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기성세대에게 생소할 법한 이 1인 방송 시스템의 도입은 여러 의미로 도발적이다.

인터넷 1인 방송에 대한 선입견까지 지울 수 있을까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한 '인터넷 방송의 조상' 김구라.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한 '인터넷 방송의 조상' 김구라.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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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아프리카TV로 촉발된 1인 방송의 확산은 실시간 방송에 다소 장벽이 높은 유튜브와 달리 꽤나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볼 수 있다. (시청자가 출연자에게 개별적인 결제 시스템으로 수익을 주는) '별풍선'이 1020 세대들에게 친숙한 단어가 된 것도 다 이 아프리카 TV 때문이다.

여전히 외모와 몸매 등을 무기로 삼은 여성 BJ(Broadcasting Jacky, 아프리카TV에서 사용하는 약자)들이 인기 순위의 상위권이지만, 게임에서부터 영어교육, 먹방, 시사에 이르기까지 점점 다변화되는 추세다.

이미 일일 접속자 수 100만 명을 훌쩍 넘긴 지 오래다. 실시간 소통이라는 장점을 무기로 특정 시청자들이 열광할 마니아틱한 소재, 기발한 댓글과 인터넷 용어 심지어 욕설까지도 난무하는 인터넷 문화, 심의에서 자유로워 가능한 솔직함과 선정성이 인터넷 1인 방송의 매력이라 할 만하다.

야금야금, 유튜브의 대중화와 스마트폰의 폭발적 확산이라는 모바일 환경에 힘입어 유저들을 넓혀 온 이 인터넷 1인 방송이 지난 설연휴 파일럿 방송 이후 정규프로그램으로 안착한 <마리텔>을 통해 성공적으로 접속을 이룬 것이다. 팟캐스트의 성공이 <썰전>과 같은 토크쇼를 낳은 것처럼, <마리텔>의 반향 역시 인터넷 1인 방송에 대한 선입견이나 이미지를 얼마간 중화시켜줄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인터넷과, 젊은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지상파의 기린아 <마리텔> 

 <마리텔>을 통해 인지도를 획득한 예정화 코치.
 <마리텔>을 통해 인지도를 획득한 예정화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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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는 지상파다. 남녀노소를 겨냥하는 지상파이니만큼 그래야만 한다. <세바퀴>라는 장수프로그램을 금요일 밤으로 제쳐 버린 <마리텔>은 "요즘 예능은 다 재미있다"던 김태호 PD의 말마따나 여과 없는 1인 방송이 결코 줄 수 없는 '편집의 힘'을 새삼 깨닫게 한다.

새로운 멤버가 투입된 23일 방송을 보자. 제작진에게 (어쩌면 의도된) 패널티를 부여 받은 백종원은 스튜디오가 아닌 야외정원에서 이런저런 핸디캡을 극복하며 뚝딱 요리를 해낸다. 하기 쉽고 친숙하기까지 한 그의 라면 요리들은 금세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다. 그러는 사이, 김구라는 역사에 이어 투자 방송에 도전하고, EXID 하니는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자신의 본래 성격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그러거나 말거나 정준영은 축구 게임에 열중한다.

5인의 출연자끼리 경쟁 시스템을 도입한 제작진은 실시간 시청 점유율과 방송 적합도,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를 고려해 적절하게 편집한다. 적극적인 시청층은 녹화 당일 진행되는 실시간 중계를 볼 것이요, 고정적인 시청층이나 인터넷 뉴스로 이미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은 토요일 밤의 본방을 즐길 것이다. 그도 아니면 여러 플랫폼을 통한 다시보기도 존재한다.

이렇게 <마리텔>은 올드 미디어인 TV를 탈출해, 각종 플랫폼으로 탈주를 시도하고 있는 젊은 시청층과 적극적으로 접속을 시도했다. 또 인터넷 1인 방송의 형식을 토요일 밤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예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런 점에서 <마리텔>은 분명 신선하고 또 유의미하다. 비단 '소통' 뿐 아니라, 지상파 TV를 정점으로 인터넷 생방송으로 젊은 시청층을 선점, 유입하고 향후 IPTV나 VOD, 모바일 등으로 더 넓게 확대·재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 점에서, 김구라와 백종원의 기묘한 동거는 꽤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 방송 초기, '시사대담'이란 콘텐츠를 선보였던 김구라. 그야말로 시사를 포함한 세상사와 연예인, 유명인에 대한 '모두까기'와 '욕설'로 마니아들에게 인지도와 입담을 인정받았다. 그는 지상파 개그맨에서 인터넷을 돌아 다시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던 입지전적인 인물 아니던가. 

물론, 과거의 김구라는 지금의 김구라가 아니다. 실제 <마리텔> 제작진 역시 인터넷 방송에서 볼 수 있는 욕설이나 과격한 표현 등은 엄격하게 통제하고 걸러내고 있다고 한다. 김구라는 <마리텔>에서 역사나 투자 같이 매회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실시간 참여자들의 호응이 크지 않아 중하위권을 맴도는 것과 별개로, 콘텐츠의 차별화가 관건이란 얘기다.

2015년의 인터넷 1인 방송은 외모면 외모, (먹방과 같은 이색적인) 볼거리면 볼거리, 또는 게임이나 음악, 시사와 같은 전문성을 갖춰야 살아 남는다. 다변화되고 경쟁적이며 발빠른 플랫폼의 변화만큼이나 어렵다. 쉽지 않다. 그러나 또 누군가는 살아 남는다. <마리텔>이, 백종원이 이를 증명해내고 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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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