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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교수
 신영복 교수
ⓒ 황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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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75)의 강연이 경기도교육청 주최로 26일 오후 교육청 2층 다산관에서 열렸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경기도 교사·학부모·교육청직원 약 300명이 강연회에 참석했다. 주제는 '공부란 무엇인가?'였다.

신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다가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출소 후,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를 역임했고 2006년 말에 정년퇴임했다. 수감 중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임에도, 신 교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탄력을 받았는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강연장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간혹, 신 교수의 우스갯소리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그때를 제외하곤 기침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신 교수가 말하는 공부는 일반적인 공부와 달랐다. 여행, 그것도 머리에서 가슴을 거쳐 발까지 가는 긴 여행이었다. 신 교수는 공부를 "머리에서 지식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자기의 가슴까지 가져와서 발(삶의 현장)에서 자기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과 신영복 교수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과 신영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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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인식의 틀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 이유를 '우리가 인식에 갇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 설명하며 "우리시대, 우리가 갇혀있는 인식이 무엇인지 통절하게 깨달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인식에 갇혀 있었던 실제 사례로 중세 서양에서 자행된 '마녀사냥'을 꼽았다. 이어 신 교수는 "공부는 이런 것(인식의 틀)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망치로 하는 게 공부"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책은 독자가 부단히 새롭게 읽어야 한다"며 그 방법으로 서삼독(書三讀)을 권했다. 글과 지은이, 독자인 자신까지 읽어야 한다는 것. 그 이유를 신 교수는 "문학과 역사, 철학도 작가와 철학자 등의 주관이 개입돼 있어, 세계를 온전하게 담고 있는 그릇이 아닌 작은 그릇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연은 오후 3시 20분~5시 20분까지 진행됐다. 강연에 앞서 테너 허양과 오창호, 시낭송가 이은이씨가 꾸미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이들은 자신들을 "시와 노래를 통해 아름다운 마음을 심는 감성콘서트를 하는 아트텔러"라고 소개했다.


태그:#신영복, #이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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