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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포럼 단행본 출판기념 '광복 70주년 6.15공동선언 15주년 특별좌담 - 통일은 과정이다'가 26일 오후 서울 조계사안 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한반도 평화포럼 단행본 출판기념 '광복 70주년 6.15공동선언 15주년 특별좌담 - 통일은 과정이다'가 26일 오후 서울 조계사안 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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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전직 정부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 연구자,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한반도평화포럼이 '6·15남북공동선언' 15주년을 기념해 통일 원로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2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조계사 경내 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6·15 공동선언 15주년 통일 원로 특별좌담회'에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강만길 고려대 명예 교수, 백낙청 서울대 명예 교수,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 교수가 발언자로 참여했다.

한반도평화포럼의 단행본 <통일은 과정이다> 출판을 기념하는 '북토크쇼'를 겸해 열린 이날 특별좌담회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이명박 정부 5년, 박근혜 정부 3년차로 접어든 현 시점에서 남북관계가 긴장과 대립국면으로 퇴행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현 정부가 통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연 강만길 명예교수는 한반도 분단과정을 "38선이 그어지면서 국토가 분단됐고 1948년에 두 개의 국가가 생기면서 국가분단으로 이어졌다, 그 때까지만 해도 동족의식은 살아있었지만 한국전쟁으로 민족분단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강 명예교수는 위기의 남북관계를 해소하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남북 상호간 적대의식을 줄이고 민족통일→국토통일→국가통일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밟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6·15공동선언은 "남북이 민족통일을 시작하자는 데 합의한 것"이라고 강 교수는 의미를 부여했다.

강 명예교수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되었던 대북 포용정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더라면 "남북 간에 왕래도 활발해지고, 지금쯤 해주공단과 원산공단도 가능해졌을 것이다, 이것이 국토통일"이라고 설명했다.

민족이 통일되고 국토가 통일되면, 마지막으로 남은 국가 통일 단계는 시간을 두고 세계사의 진행방향과 맞추어 가면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강 명예교수의 통일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7년, 안티테제의 시대"

김대중 정부 당시 국정원장으로 6·15공동선언의 산파역을 한 임동원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 7년은 그 이전 20년 동안 이어져 온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 노력을 부정한 안티테제(Antithese, 헤겔 변증법에서의 반정립)의 시대"라면서 "남북관계는 경색되고 불신과 대결로 역주행했다"고 평가했다.

임 전 장관은 "1990년대 초 동서냉전이 끝나고 독일이 통일되면서, 남북도 냉전을 끝내고 통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노태우 정부 당시 발표된 남북기본합의서(1991.12) 체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6·15남북공동선언(2000.6), 10·4선언(2007.10)을 통해 남북이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이전 정부들이 펼쳐온 포용정책에 대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남북관계가 파탄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임 전 장관의 지적이다.

즉 남북합의를 부정하고 북한 붕괴가 임박했다는 판단아래 통일정책을 입안한 이명박 정부 이후 "평화만들기(피스 메이커)는 커녕 평화지키기(피스 키핑)도 어렵게 됐다"는 것이 임 전 장관의 현실진단이다.

한반도 평화포럼 단행본 출판기념 '광복 70주년 6.15공동선언 15주년 특별좌담 - 통일은 과정이다'가 26일 오후 서울 조계사안 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한반도 평화포럼 단행본 출판기념 '광복 70주년 6.15공동선언 15주년 특별좌담 - 통일은 과정이다'가 26일 오후 서울 조계사안 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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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내걸고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서도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북이 먼저 신뢰를 보여야 우리도 신뢰할 수 있다'는 접근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드레스덴 선언 등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정상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2년 반 정도 남은 박근혜 정부가 이번 6·15공동선언 15주년과 광복70년, 분단70년 계기를 잘 활용해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정권말까지 남북관계 개선이 어려워질 것"라고 전망했다.

임 전 장관은 중국과 대만의 예를 들어 '사실상의 통일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과 대만이 서로의 차이점은 제쳐두고 공동이익을 추구한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에 기초한 경제우선 실용주의로 최근 5~6년 사이 양안관계가 눈부시게 발전했다"면서 "주당 30편으로 시작한 정기항공노선이 지금은 800여 편 운항되고 있으며, 왕래인원이 연 900만명에 이르고 있다, 8만 여개의 대만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고 대륙에 상주하는 대만인도 2백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국내정치와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려는 노력 부족"

백낙청 명예교수는 "강만길 교수가 '이 정부가 통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고 하셨는데, 내가 보기도 그렇다"면서 "한편으론 (정부 당국자들이) 바보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제 잇속 차리기에는 유능한 사람들이 자기에게 필요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백 명예교수는 "이 사람들이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이상 (남북관계가) 개선될 전망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좋은 말 많이 해주느라 정력을 낭비하는 것이 바보스럽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더 중요한 것은 퇴행의 시기를 가져온 세력을 교체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세월호 사고가 터져도 지방선거에서 지고, 성완종 리스트가 터져도 선거에서 패배했다, 그러고도 야당은 뭔가 해낼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진짜 바보는 우리들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 상황을 "보수의 시대가 아닌 반동, 퇴행의 시대"라고 규정한 백 명예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관계와 국내정치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진전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기득권 세력의 막강한 힘을 이겨낼 만한 전략이 부재했는데 현재 야당에는 여전히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 편집ㅣ최유진 기자



태그:#한반도 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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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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