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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디 랜드를 향해 떠나는 모험
 키디 랜드를 향해 떠나는 모험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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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성에서 헵 파이브(HEP FIVE)에 가기 위해 우메다 역으로 향했다. 우메다 역에 내리니, 한가로운 오사카 성과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다들 뭐가 그리 바쁜지 쉴 새 없이 우리를 스쳐갔고 이는 마치 부산 서면 지하상가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여행 동반자, 나래가 휴대전화 케이스를 사야 한다면 헵 파이브에 가기 전에 키디 랜드를 꼭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는 몇 분이 지나도 키디랜드에 "키"자도 찾지 못 했다.

답답한 지하상가에서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지만, 길은 오리무중이었다. 우리가 믿는 건 구글맵뿐이었고 비슷하게 생긴 기둥과 가게들을 몇 번이나 지나쳤다. 지나가는 이를 붙잡고 영어로 물어보다 알아듣지 못하면 만국 공통어 '보디랭귀지'를 했지만, 키디 랜드를 아는 이는 없었다.

■ 위치: 한큐 백화점 한큐 삼번가 south wing  지상 1층, 지하 1층
■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2층 규모의 만화 상자
 2층 규모의 만화 상자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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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마치 키디 랜드로 떠나는 하나의 모험 같기도 했고 미로 게임 같기도 했다. 같은 곳을 수십 번 돌니 우리는 오기가 생겨 더더욱 포기를 하지 못하고 시간은 빠른 발걸음을 자꾸만 재촉했다.

길을 물으니 우리에게 "가와 이이(귀엽다)"라고만 말하신 머리가 백발인 할머니와 파란색 스커트가 잘 어울리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일본인 여성분의 도움을 받았지만, 결국 우리에게 현실적인 답을 주었던 것은 한큐 백화점 INFORMATION에서 받은 지도. 구글맵도 끄고 백화점 지도를 든 채 아무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꾸역꾸역 길을 나섰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키디 랜드는 생각보다 큰 규모에 우리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사진 찍다 날 새는 줄 모르는 공간, 키디랜드
 사진 찍다 날 새는 줄 모르는 공간, 키디랜드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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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평 남짓한 규모의 가게에는 내가 상상했던 캐릭터들의 모든 물건을 만날 수 있다. 그럼 키디 랜드의 규모가 다섯 평 정도라는 뜻일까? 그건 아니다. 파티션으로 따로 구분돼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캐릭터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별로 따로 배치돼 있어 원하는 캐릭터의 상품을 한 곳에서 몰아서 볼 수 있다.

휴대전화 케이스, 주방 도구, 필기도구, 인형, 향초, 담요, 마스크 등등 없는 물건이 없을 정도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제자리에 두기를 몇 번.

캐릭터 별로 샵이 있고 그 종류도 무궁무진
 캐릭터 별로 샵이 있고 그 종류도 무궁무진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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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것보다 가격은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편은 아닌 듯했다. 특히 폰 케이스는 한국에 비해 놀랄 울 정도로 저렴할 것이라는 헛소문을 듣고 온 탓에 기대에 비해 가격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결국 초기의 목표였던 폰 케이스 구매를 포기한 나래. 가격의 이점보다는 종류와 다양성에 이점이 있는 곳이다. 거기다 여자라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에 여럿 있다.

키디랜드 책임자는 포토존으로 생각해서 만든 공간이 아닐지언정 여자들은 눈길만 찡긋해도 어디가 포토존인지 단박에 구분할 수 있다. 구매하지 않고 사진만 찍어가는 것이 못내 미안해서 쭈볏쭈볏가서 몰래 사진만 찍고 가려 하면 삽시간에 뒤에 몇 명이 서성이며, 자기도 사진을 찍으려는 심상으로 내가 지나가길 바라는 눈치다. 그곳이 바로 우리들의 무언의 포토존인 곳이다.


태그:#일본여행, #일본, #오사카여행, #오사카, #키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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