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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할매, 할배들이 발로 쓴 대한민국 나쁜전기 보고서 - <탈핵탈송전탑원정대>(탈탈원정대)가 26일 오후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했다.
 밀양 할매, 할배들이 발로 쓴 대한민국 나쁜전기 보고서 - <탈핵탈송전탑원정대>(탈탈원정대)가 26일 오후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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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을인데 (송전탑 건설) 찬성쪽 사람이 죽으면 반대는 (장례식장에) 안 간다. 이게 진짜 지옥이지." (고준길, 72, 경남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

밀양 '할매, 할배'들의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10년 투쟁은 정겹던 마을을 지옥으로 만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할매, 할배'들의 목숨 건 반대에도 송전탑은 솟아올랐다. 하지만 '할매, 할배'들은 '가슴 아픈 패배'에  절망하지 않고 지난 3월 희망을 찾아 길을 나섰다.

송전탑 건설 지역인 충남 당진과 강원도 횡성, 예정 후보지인 여주 금사면, 핵발전 단지인 고리·월성 등 4군데로 밀양 주민 16명이 흩어졌다. 전체 이동 거리만 해도 총 2900km. 단순한 여행이 아닌, 송전탑 반대 운동을 하면서 깨달은 점을 실천하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였다. 이 소중한 기록이 최근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아래 <탈탈 원정대>)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26일 오후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장윤선의 팟짱>에 '밀양 할매, 할배'와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 활동가들이 출연했다.

"'원전 지정' 지역 주민들 생존권 뺏기는 일 20년 넘게 이어져"

'탈탈 원정대' 활동의 제일 큰 의미는 연대였다. 고준길씨는 "10년간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을 하다 보니, 혼자보다 여러 사람이 같이 싸우고, 알리는 게 중요하더라, (중략) 밀양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 송전탑 문제에 대해 함께 싸운다면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전탑의 위험이 지금 세대에게 국한된 게 아니라는 깨달음은 '밀양 할매, 할배'들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 구미현(66)씨는 "내 재산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시작했지만, 한전과 정부의 부당한 모습을 많이 보게 됐다"며 "한전의 전력정책, 정부의 원전 정책을 공부하다보니 (중략) 이 문제가 앞으로 세대를 위협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밀양 할매, 할배들의 '탈탈 원정대' 활동을 꼼꼼하게 기록한 이계삼 대책위 사무국장은 이들의 활동을 '에너지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사무국장은 "사회 전반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에너지 분야는 70년대 개발 독재분야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원이나 한전이 특정 지역을 원전으로 지정한 순간, 그 자리에서 그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이 뺏기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책 출간은 밀양 주민과 활동가들의 송전탑 건설 반대 활동에 부여될 벌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이 사무국장은 "현재 경찰조사가 80건이 이뤄졌고, 65분이 기소되거나 기소될 예정"이라며 "2억 3천만 원 정도의 큰 벌금이 나올 것 같다"고 예측했다.

'밀양 할매, 할배'들은 2014년 12월 송전탑이 완공된 밀양에서 지금도 살고 있다. 남어진 대책위 활동가는 "처음에는 2천 세대, 밀양 4개면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했고 "지금도 225세대가 아직 남아서 한전의 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미합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송전탑 건설로 인한 '주민 피해 실사 기구 구성'과 '지난 10년간 발생한 폭력에 대한 한전의 사과', '(노후된) 신고리 원전 폐쇄 등으로 철탑 불필요시, 송전선 철거'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이들은 '탈탈원정대' 여정 중 발생한 각종 에피소드,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이야기했다.

한편, 탈탈원정대는 앞으로 4개월에 걸쳐 전국 순회 북콘서트를 다니게 된다. 밀양 주민과 작가들의 토크쇼, 사진 전시회와 다큐 상영회 등을 통해 '밀양 할매, 할배'들의 활동이 소개된다. 이 책의 수익금은 전액 '밀양송전탑 관련 법률기금'에 사용될 예정이다.

인터뷰 전체 내용은 <장윤선의 팟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아이튠즈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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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계삼 대책위사무국장, 고준길(72), 남어진(20, 대책위활동가), 구미현(66), 김옥희(61).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계삼 대책위사무국장, 고준길(72), 남어진(20, 대책위활동가), 구미현(66), 김옥희(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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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밀양 할매할배, #탈탈원정대, #밀양 송전탑, #송전탑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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