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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경남도의원이 학교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학부모한테 했던 것에 대해 전교조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이갑재 경남도의원(하동)은 지난 4월 학부모와 전화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무상급식과 관련해 설명했다. 그런데 이 의원의 주장 가운데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의원과 전화통화하거나 문자를 받았던 학부모가 녹음하거나 메시지를 캡처해 <오마이뉴스>에 제공했던 것이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지난 4월 24일 "[단독] 경남교육감은 무상급식 감사 받겠다는데 전교조가"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 의원의 주장에는 전교조와 관련한 내용이 상당수 들어 있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이 의원한테 내용증명으로 항의서한을 보내 해당 학부모한테 정정해 줄 것과 사과를 요구했다.

26일 전교조 경남지부는 "항의서한을 내용증명으로 보냈고, 오늘 우체국에서 전달되었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내용증명에서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와 관련하여 전교조 경남지부를 왜곡하고, 폄하 발언한 건에 대하여 정정하여 주시고. 빠른 시일 내 진정성 담긴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전교조 경남지부는 "정확한 근거 없이 전교조와 교사들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사과가 없을 시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힘을 빌어 무상급식 못하게 되었다는 주장은 잘못"

새누리당 이갑재 경남도의원이 무상급식 재개를 호소하는 한 학부모한테 보낸 답장의 문자메시지로, 박종훈 교육감 등에 대해 언급해 놓았다.
 새누리당 이갑재 경남도의원이 무상급식 재개를 호소하는 한 학부모한테 보낸 답장의 문자메시지로, 박종훈 교육감 등에 대해 언급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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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재 의원은 학부모와 전화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에서 "도교육청이 교사, 공무원, 비정규직을 파견한 것과 사학 리모델링 등으로 예산을 연 20억 낭비했으며 그 배경에 전교조, 교육 공무원 노조, 민주노총 등의 힘을 빌어 학생들이 내는 밥값을 강탈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남지부는 "도내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이 전면 지원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는 아이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도교육청 예산과 관련하여 전교조에서 의견을 개진하거나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그 어떤 행동도 없음을 명백히 밝히고, 따라서 밥값을 강탈했다고 하는 점과 전교조의 힘을 빌어 무상급식을 못하게 되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도교육청-전교조가) 단체협약에서 '학습지도안'도 못쓰게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는 사실과 다르다. 도교육청과 전교조 경남지부는 '학습지도안·학급경영록'을 자율적으로 작성하게 한 것이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학습지도안을 못 쓰게 단협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교사가 자율적으로 작성·용하게 한다는 것이며 교사가 수업연구와 준비에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업을 위해 사전 교재연구나 학습자료 없이 수업을 계획하는 교사들은 거의 없으며, 단체협약 체결 후도 조합원 중심으로 연구회나 소모임 등으로 더욱 수업연구에 열정을 쏟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단체협약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준비도 없이 그냥 교실에 갔다가 아이들을 바보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달한 허위 해석은 전교조 경남지부와 조합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 덧붙였다.

또 이갑재 의원은 학부모한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단체협약의 내용에 분노 안할 도민, 국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남지부는 "단체협약은 교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향상과 교육복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하여 교육청과 하는 약속으로 2015년 도교육청과 전교조 경남지부가 체결한 단체협약은 학교를 학교답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학교, 민주적인 학교로 변화할 수 있도록 교사,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였다"며 "투명한 예산과 재정 확보, 공교육 정상화 등의 정부와 교육부 시책에 벗어나지 않음에도 단체협약의 내용을 폄하 왜곡한 부분에 유감"이라 밝혔다.

해당 학부모 "한 달 지나도 아직 사과 없다"

새누리당 이갑재 경남도의원.
 새누리당 이갑재 경남도의원.
ⓒ 경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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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이갑재 의원과 전화통화했던 해당 학부모는 26일 저녁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이 의원과 전화 통화하면서 이 의원이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인 줄 알았다"며 "그 뒤에 사실이 아닌 주장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시간이 한 달이나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정정하거나 사과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오마이뉴스> 취재 때 이갑재 의원은 전교조 등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지적을 인정하면서 "교육계 있는 분으로부터 온 문자를 (학부모한테 그대로) 보내 준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갑재 의원은 학교 급식소 종사자와 관련해 사실이 아닌 주장을 했다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의 항의를 받은 뒤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갑재 의원은 학교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경남도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안'를 발의했고, 새누리당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는 지난 3월 19일 이 조례를 통과시켰다.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올해부터 무상급식 예산을 중단하면서 지난 4월 1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태그:#무상급식, #이갑재 의원, #전교조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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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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