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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192명이 '무기수 김신혜 사건'의 재심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20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제출했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192명이 '무기수 김신혜 사건'의 재심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20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제출했다.
ⓒ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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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 김신혜씨의 재심을 결정하기 위한 심문기일이 13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 가운데,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재심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관련기사 : "완도경찰서에서 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26일 대한변협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192명은 "(김신혜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불법감금과 체포, 가혹행위, 구속영장 실질심사 미고지 등 형사소송법 위반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재판부는) 재심절차를 개시하는 데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20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냈다.

이들은 "(김신혜 사건을 보며)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무고한 피의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이 현실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를 가슴에 새기면서도 '우리 아버지가 재벌이었어도 나에게 그리 하였겠느냐'는 김씨의 절규를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이렇게 탄원을 낸다"고 밝혔다.

이어 "잘못된 점이 있어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라며 "판결의 확정력 역시 궁극적으로는 헌법의 이념인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호에 이바지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판결의 결과 또는 그 과정에서 잘못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00년 보험금을 노리고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김씨는 15년째 복역하는 동안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해왔다. 대한변협 인권위 법률구조단은 1월 김씨의 재심을 청구했으며,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13일 재심을 결정하기 위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아래는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192명의 탄원서 전문이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192명이 '무기수 김신혜 사건'의 재심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20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제출했다. 학생들이 탄원서에 서명을 받으며 '신혜야 만나자'라고 적힌 종이를 벽에 붙이고 있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192명이 '무기수 김신혜 사건'의 재심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20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제출했다. 학생들이 탄원서에 서명을 받으며 '신혜야 만나자'라고 적힌 종이를 벽에 붙이고 있다.
ⓒ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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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배석판사님께.

저희는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들입니다.

"국가가 헌법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영구불멸의 실체를 가진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그 존재 의의와 근거를 부과함으로서 국가가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헌법이 부과하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장이라는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요 근거라는 의미였습니다.

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저희도 법원의 확정판결이 갖는 무게와 권위를 알고 있으며,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판결의 확정력 억시 궁극적으로는 헌법의 이념인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호에 이바지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판결의 결과 또는 그 과정에 잘못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지난 심문기일에서 김신혜씨의 "15년 동안 내게는 국가가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라는 한 맺힌 절규를 접하면서, 법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울분을 느꼈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할 의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한 인간의 존엄성을 15년 간 박탈하고 짓밟은 것은 아닌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무고한 피의자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는 원칙이 현실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헌법 제 11조를 가슴에 새기면서도, "가난하고 못 배운 장애인의 딸이어서 당했다. 우리 아버지가 재벌이었어도 나에게 그리 하였겠느냐"는 김신혜씨의 절규를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탄원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배석판사님,

저희는 예비 법조인으로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점이 있어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은 확정판결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불법감금과 체포, 가혹행위, 구속영장 실질심사 미고지 등 형사소송법 위반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부디 김신혜씨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재심절차를 개시하는 데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5. 5. 20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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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신혜, #재심,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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