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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처님오신날, 정토회(지도법사 법륜스님)에서는 목사와 신부가 봉축 기념 법문을 하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4시에 시작한 정토회 봉축법요식에는 불교신자만이 아닌 이웃 종교인들과 사회의 각계 각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함께 축하했다.

먼저 종교인으로는 박남수 천도교 교령,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 박경조 대한성공회 주교, 김홍진 쑥고개성당 신부,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안병길 광야교회 목사, 그리고 몇 명의 수녀님들이 함께 자리했다.

부처님오신날 신부, 목사, 교령, 수녀 등 부천님오신날을 맞이하여 한자리에 모인 이웃종교인들
▲ 부처님오신날 신부, 목사, 교령, 수녀 등 부천님오신날을 맞이하여 한자리에 모인 이웃종교인들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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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원로로는 한반도평화통일협의회 김낙중 회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최상용 서울신학대학교 석좌교수, 김홍신 소설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윤수경 전 여성리더십아카데미 교장, 이정근 박사 등이 함께 자리했다.

정치인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홍사덕 전 민화협 의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안철수 국회의원, 신경민 국회의원, 유은혜 국회의원,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등도 나란히 자리해 종교인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큰 박수를 보냈다.

부처님오신날 정토회 봉축법요식에 참가한 문재인, 안철수, 김두관
▲ 부처님오신날 정토회 봉축법요식에 참가한 문재인, 안철수, 김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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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시민사회단체에서 20여 명, 평화재단 통일의병과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여성리더십아카데미에서 30여 명, 방송문화예술인 모임인 길벗에서 30여 명 등 총 220여 명이 참석해 서울 서초동 정토회 법당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참석한 내빈들은 삼귀의와 수행문을 함께 낭독하고 부처님의 탄생을 그린 강생찬탄을 법륜 스님의 안내에 따라 함께 읽었다. 이어서 생명의 존엄성을 선언하고 온 세상의 고통을 구원하고자 서원한 부처님의 높은 뜻을 기리며 차례대로 헌화하고, 아기 부처님의 머리에 청수를 붓는 욕불의식에 참여했다.

부처님오신날 욕불의식을 하고 있는 천도교 박남수 교령
▲ 부처님오신날 욕불의식을 하고 있는 천도교 박남수 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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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목사, 신부, 교령, 수녀 등 이웃 종교인들의 욕불의식 모습은 종교 간 화합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이어서 법륜 스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더욱이 오늘 기념법회는 법륜 스님이 설법하는 것이 아니라 목사와 신부가 설법을 하기 때문에 법륜 스님은 간단히 인사말로 부처님오신날의 취지를 갈음하였다.

법륜스님 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이웃종교인, 사회인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인사말을 하고 있는 법륜 스님
▲ 법륜스님 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이웃종교인, 사회인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인사말을 하고 있는 법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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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초파일 행사에 특별히 의미가 있는 것은 여기 합창단으로 와 계신 분들이 불교 합창단이 아니고 카톨릭 합창단입니다. 저녁에 청년들 법회에서는 김홍진 신부님이 계시는 쑥고개성당에서 청년들 20여 명이 참석해 함께 교류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봉축 법회의 합창을 카톨릭 성가대가 하다니 내외빈들로부터 웃음이 터져나왔다. 법륜 스님은 이웃 종교 간의 교류에 대해 그동안의 과정을 공유해 주었다.

"종교 지도자들이 교류하는 것은 많이 있지만 사실 신자들 사이의 교류는 신부님들과 스님들 사이의 교류보다 조금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나 저희 성직자들 사이의 교류가 오랫동안 있다가 이제는 신자들 사이의 교류도 조금씩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크리스마스 때 오히려 더 바쁩니다. 교회도 가야하고, 성당에도 가야하고요. 오히려 초파일이 더 한가합니다. 첫째, 여기 절에만 있어도 되고요. 둘째, 박종화 목사님과 김홍진 신부님께서 초파일 기념법문을 해주시기로 해서 오늘 저는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좋은 날입니다. 작년에는 교령님께서 좋은 법문을 해주셨고요. 

지금 우리나라는 나라 안에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 지역간, 계층간, 여러 갈등이 많습니다. 남북 간의 갈등도 심각하고요. 한일 간의 갈등도 심각하고요. 우리가 크게 생각해보면 이제 이웃나라 하고도 더 이상 과거 얘기는 그만하고 잘못한 사람은 좀 반성하고 용서도 좀 해주면서 서로 협력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고요. 남북 간에도 이미 60년이 넘은 옛날의 상처가 아직 치유가 되지 않아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도 여야 간에,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그 안에서도 갈등이 있는데, 저희 종교인들이 좀 모범이 되어야하지 않느냐 싶었어요. 그래서 말로만 용서와 평화를 얘기하지 말고 우리부터 설교나 법문을 서로 교차해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쑥고개 성당에서는 크리스마스날 미사는 김홍진 신부님이 하시고, 강론은 제가 합니다. (내빈들 웃음) 

부처님오신날 정토회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정치인, 사회인사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부처님오신날 정토회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정치인, 사회인사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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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교차해서 함께 나눠봄으로 해서 불교다 기독교다 하는 것보다 더 높은 차원에 있는 진리의 길로 가보자는 것이죠. 이렇게 부처님의 뜻, 예수님의 뜻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으냐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지만 우리의 이상을 향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거기서 한 발 한 발 나가보고자 합니다.

그런 면에서 서로 견해가 다르거나 이해 관계가 다른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예요. 이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니까 오히려 실망을 하거든요. 아예 어렵다고 생각하고 시작을 하면 작은 성과에도 만족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법륜 스님의 인사말에 내외빈들 모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어서 스님은 기념 법문을 해줄 박종화 목사와 김홍진 신부를 직접 소개했다. 법문을 하기 위해 법석으로 향하는 박종화 목사와 김홍진 신부에게 스님은 큰 절로 청법의 예를 올렸고, 그 모습은 대중들로 하여금 가슴 뭉클함을 자아내었다.

박종화 목사는 "종교가 세상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염려하는 형국이 되었다"고 하면서 먼저 부끄러운 마음을 나누었다. 그러면서 "우리 종교인들 스스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도록 메이크(make) 합시다. 메이드(made)가 아닌 메이크 인 코리아(make in korea) 운동을 불교, 천주교, 천도교 다 힘을 합해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자를 늘려서 값싼 종교를 전파하는 것은 이제 그만하고, 명품 종교를 만들어서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 사랑과 자비가 그 중심에 놓이도록 하자"고 법문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기념법문을 하고 있는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
▲ 부처님오신날 봉축 기념법문을 하고 있는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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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홍진 신부는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인 장루이 토랑 추기경이 부처님오신날에 불자들에게 보낸 경축 메시지를 읽어 준 후 자신의 생각을 함께 나누었다.

경축 메시지 속에는 현대의 노예살이를 하는 이들, 즉 노예 노동을 하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 치욕스러운 노동 조건에서 일하면서 육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를 받는 이민들,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이들과 성 노예들, 테러 집단에 납치되어 테러 요원으로 이용당하는 이들, 고문을 당하고 불구가 되거나 살해되는 이들을 언급하면서 이들이 더 이상 종이 아니라 형제자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협력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기념법문을 하고 있는 쑥고개 성당 김홍진 신부
▲ 부처님오신날 봉축 기념법문을 하고 있는 쑥고개 성당 김홍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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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웃 종교인들의 축하 공연이 있었다. 쑥고개성당 글로리아 성가대는 법당 한쪽 구석에 자리르 잡고 미국동요 '사랑해요, Grand Father's Clock', 우리 가곡 '사공의 그리움' 두 곡을 아름다운 합창으로 들려주어 정토회 불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부처님오신날 축하 공연을 하고 있는 쑥고개 성당 글로리아 성가대
▲ 부처님오신날 축하 공연을 하고 있는 쑥고개 성당 글로리아 성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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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남수 천도교 교령, 인명진 목사, 최상용 신학대 교수의 축사가 이어졌다. 특히 최상용 교수는 "오늘 이 자리의 화두는 상생과 통합인 것 같다. 우리 사회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상생과 통합의 자세를 가지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며 종교인들의 이런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정토회의 봉축법요식은 각계 각층의 화합과 평화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자리에는 많은 정치인들이 또한 참여했는데, 종교인들이 보여주는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조금이라도 느끼는 바가 있지 않았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또 오늘 이렇게 다양한 종교인들과 각계 각층의 사회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을 보니 이제 우리 사회도 상생과 통합의 길이 조금씩 열리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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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자. 오연호의 기자 만들기 42기 수료. 마음공부, 환경실천, 빈곤퇴치,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아요. 푸른별 지구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기자를 꿈꿉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생생한 소식 전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