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고교 진학 후 배우게 될 '통합과학' 교과가, 고교 2~3학년 학생들조차 어려워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그대로 두면 '수포자(수학 포기자)'를 넘어 '과포자(과학 포기자)'까지 양산하게 되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교육걱정)은 25일 "교육부의 '2015 교육과정 개정' 중 통합과학 시안을 분석한 결과, 총 성취기준 32개 중 10개인 31%가 고난도 내용, 6개(19%)는 이과생조차 어려워하는 내용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성취기준이란 해당 교과를 통해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명시한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15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Q&A' 자료집에 따르면, 통합과학은 "초·중학교 과학의 기본 개념과 탐구방법을 바탕으로 현행 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의 30% 정도의 내용과 난이도로 재구조화해 자연 현상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과목"이다.
그러나 사교육걱정은 "핵심 개념 중 '탈출속도'는 과거 물리Ⅱ에서, '지질시대와 생물변천(지구과학)' 또한 선택과목Ⅱ에서 내려와 중학 과정과의 연계성도 낮고 난도가 높다"고 짚었다. 송인수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교육부의 공청회 자료를 보면 중학교 아이들이 어려워할 부분이 있다. 내부 토론회 때 만난 고교 교사들이 분석해도 난도가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은 "현재 시안대로라면 통합과학 교과는 학생들을 과학세계로 안내할 안내서가 아니라 과학을 두렵게 만들 '괴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입 수능시험 과목이 되는 순간 학교는 수능 요구에 맞추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결국, 학생들이 통합과학 관련 대입을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대안은 없을까. 이들은 성취기준 중 탈출속도(물리)와 물질의 기원(지구과학) 등 특히 어려운 6개 기준을 고2 이상의 선택 교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어렵고 양 많은 '통합과학'은 고1생 상당수를 '과포자'로 양산하거나 사교육 시장을 급격히 팽창시킬 것"이라며 "최소한 6개 성취기준이라도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