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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팬택 대표이사가 지난해 7월 10일 상암동 팬택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정관리를 막으려고 이동통신사 채권의 출자 전환을 호소하고 있다.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가 지난해 7월 10일 상암동 팬택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정관리를 막으려고 이동통신사 채권의 출자 전환을 호소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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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반전은 없었다. 국내 3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팬택은 사실상 파산이나 청산 수순을 밟게 됐다.

팬택은 2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 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9일 기업회생철자를 개시한 지 10개월 만이다. 법원이 채권단과 논의해 법정관리를 중단하면 곧 파산이나 기업 청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법정관리 폐지 확정까지는 20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

법정관리 10개월 동안 공개 매각 세 차례 무산

팬택 법률상 관리인인 이준우 대표이사는 이날 "지난 10개월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팬택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주는 적합한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했다"면서 "팬택은 더 이상 기업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어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어려운 경영 상황을 타개하고자 월급을 자진 반납하고 휴직을 실시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최소한의 기업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금번 위기를 타개해 생존할 수 있다면 수만 명의 직간접 고용 효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력 강화뿐만이 아니라 국가 미래 성장산업 발전과 창조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스스로의 믿음과 각오로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주주, 채권단, 협력업체 등 이해 관계자들에게 사죄하는 한편 팬택 고객들에게도 감사와 사과 인사를 전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팬택은 지난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창립한 벤처기업으로, 2000년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은 3대 휴대폰 제조사로 성장했다. 지난 2006년 12월 자금난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며 위기를 겪었지만 5년 만에 졸업한 뒤 베가 시리즈를 앞세워 한때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2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말 이후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다시 자금난이 발생했고 결국 지난해 3월 2차 기업개선작업에 이어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시크릿노트도 못 구한 팬택... 2년 만에 또 '워크아웃' )

팬택은 법정 관리 이후 새 주인을 찾아 나섰지만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과 4월 3차례에 걸친 공개 매각이 모두 무산됐다. 법원은 지난달 17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 3곳도 실질적 인수 능력이 없다고 봤다.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 팬택은 지난 2008년 이 사옥을 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한 뒤 임대해서 쓰고 있다.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 팬택은 지난 2008년 이 사옥을 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한 뒤 임대해서 쓰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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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임직원 1200여 명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고용 유지 처분까지 회사와 인수자에게 맡겼지만 역부족이었다. 기업 파산이 확정되면 남은 임직원들은 자동으로 퇴사 처리될 예정이다.

팬택 한 고위 임원은 "우리 업종이 만만하지 않은 건 알지만 그동안 마케팅 전쟁은 몰라도 기술력 전쟁에선 지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크게 성장할 ICT 산업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이렇게 된 게 한탄스럽고 아깝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었던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들에 대해서도 신청 기업들에 대해서도 이 임원은 "법원도 매각 대상을 찾으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왜 받아들이지 않았겠나"라면서 "(인수의향서 내용이) 그만큼 허무맹랑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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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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