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친정 팀인 클리브랜드 인디언스를 만나 다섯 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추신수는 5월 26일(아래 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브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인디언스와의 원정 경기에 우익수 겸 2번 타자로 선발출전해 안타 없이 볼넷을 추가하면서 연속 안타 행진은 4경기에서 중단됐으나, 다섯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1회 초 첫 타석에서 상대 팀 베테랑 선발투수 션 마컴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기록했다. 경기 초반부터 제구가 잘 되지 않았던 마컴은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정면 승부를 피하려다 공 4개를 모두 바깥으로 빼고 말았다.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쌓는 데 큰 기반이 되었던 인디언스의 주요 선수들은 추신수가 1루에 출루하자 바로 견제에 들어갔다. 추신수가 인디언스 시절이었던 2009년과 2010년 3할-20홈런-20도루 기록을 달성한 '호타준족'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 타자인 프린스 필더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무려 세 번이나 1루 견제를 시도했다.

그러나 추신수 견제에 신경을 너무 쓴 탓인지 마컴은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연거푸 실투를 범했다. 텍사스의 중심 타선은 이를 놓치지 않았고, 프린스 필더의 투런 홈런(2-0)과 애드리안 벨트레의 백투백 홈런(3-0)으로 연결시키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텍사스의 선발투수 필 클라인도 초반부터 흔들렸다. 1회 말 공격에서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클라인은(3-1), 2회 말 수비에서 급격히 흔들렸다. 클라인은 선두 타자 데이비드 머피를 1루수 필더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고, 호세 라미레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로베르토 페레즈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으며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3-4). 클라인은 마이클 본과 제이슨 킵니스에게 연속 2루타로 1점을 더 내준 뒤 이닝을 마쳤다(3-5).

하지만 텍사스 타선은 3회 초 공격에서 곧바로 응수했다. 추신수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필더의 2루타와 벨트레의 고의사구, 그리고 이날 텍사스 라인업에 합류한 조시 해밀턴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맞았다. 여기서 미치 모어랜드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인디언스의 선발투수 마컴을 끌어 내렸다(5-5).

마컴이 책임 주자 2명을 남기고 라이언 웹으로 교체된 가운데, 텍사스는 다음 타자인 엘비스 앤드류스의 2타점 적시타가 또 터지면서 마컴의 책임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였다(7-5). 마컴은 2.2이닝 4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7실점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을 때와 잡지 못할 때 제구의 차이를 보였다(63구).

하지만 텍사스 선발투수 클라인도 3회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클라인은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선두 타자 머피에게 안타, 로니 치즌홀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에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알렉스 클라우디오로 투수를 교체했다. 클라우디오가 선행 주자들에게 실점하면서 클라인의 실점을 늘렸다(7-7). 결국 클라인도 2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선발투수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66구).

동점이 된 두 팀은 이후 불펜 이어 던지기를 통해 한동안 실점을 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는 동안 추신수는 4회 초 세 번째 타석에서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텍사스는 6회 말 수비에서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마이클 브랜들리에게 2루타를 맞으며 인디언스에게 역전을 허용했다(7-8).

그러나 텍사스는 7회 초 공격에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대타 레오니스 마틴의 유격수 땅볼, 드실즈의 안타와 도루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추신수는 네 번째 타석에서 2루수 앞 땅볼로 드실즈를 3루까지 진루시켰다. 그리고 텍사스는 필더의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했다(8-8).

텍사스는 인디언스의 교체된 투수 잭 매컬리스터를 상대로 벨트레가 연속 안타를 터뜨렸다. 뒤이어 등장한 해밀턴은 투수 앞 땅볼 타구를 만들었으나 수비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에 성공했다. 여기서 필더가 홈을 밟으며 해밀턴은 LA 에인절스에서 텍사스로 복귀한 첫 경기에서 승리 타점을 기록했다(9-8).

텍사스는 8회 초 공격에서 앤드류스의 솔로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10-8). 추신수는 9회초 다섯 번째 타석에서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뒤 9회말 대수비 제이크 스몰린스키로 교체되었다. 4타수 무안타로 타율은 0.237로 떨어졌지만 볼넷으로 5경기 연속 출루와 함께 5경기 연속 득점 기록도 이어갔다.

친정 팀으로 돌아온 해밀턴으로 인하여 텍사스의 외야진은 또 다시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시즌 초반 마틴이 중견수 겸 1번 타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드실즈에게 그 역할을 내줬고, 그 과정에서 5번타자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위 타순으로 내려갔던 추신수가 1번 타자 역할을 맡아 역할 교체에 다리를 놨다.

이 과정에서 추신수가 경기 초반에 주로 안타를 기록하며 5월 성적을 크게 끌어올렸고, 텍사스의 득점력도 향상되었다. 이에 배니스터 감독은 드실즈를 1번에 배치하고, 타격감이 좋은 추신수를 2번으로 배치하여 타점 기회를 더 늘려 주었다. 이에 추신수는 드실즈가 출루하면 타점 기회를 얻고, 자신이 출루하면 바로 필더-벨트레-해밀턴의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득점 기회도 바로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3번타자인 필더는 시즌 타율 0.365로 팀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해밀턴이 복귀하기 전까지 텍사스의 외야는 우익수 추신수, 중견수 마틴, 좌익수 드실즈로 이어지는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심 타선에 해밀턴이 배치되면서 해밀턴이 이 날 주전 좌익수로 출전했고, 드실즈가 중견수 수비를 맡았다. 그리고 타격감이 가장 나빴던 마틴은 이 날 벤치를 지키다가 경기 후반에 대타로 출전했다.

2010년에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던 해밀턴 역시 외야의 세 자리를 모두 맡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텍사스 외야진은 경우에 따라 수비 위치를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추신수와 드실즈도 외야의 세 자리를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선수 활용에 대한 폭도 크다. 실제로 이 날 9회에 추신수가 대수비 스몰린스키로 교체되면서 좌익수 자리에 있던 해밀턴이 추신수가 있던 우익수 자리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일단 텍사스의 뎁 차트에 의하면 추신수는 우익수 자리에 고정되며, 해밀턴과 드실즈가 나머지 두 자리를 주로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해밀턴의 합류로 추신수는 시즌 초반에 맡았던 중심 타선 역할에 대한 부담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출루 능력이 나쁘지 않은 드실즈가 1번에 배치됨에 따라 자신의 앞뒤에 배치된 팀 동료들을 믿고 자신의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날도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볼넷 출루를 통해 5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듯이 추신수는 팀 동료들의 지원 속에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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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메이저리그야구 텍사스레인저스 추신수출전경기 조시해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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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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