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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을 맡게 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오른쪽)이 문재인 대표와 24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 회동장 나서는 문재인-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을 맡게 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오른쪽)이 문재인 대표와 24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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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 전권을 부여받은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인사·당무·공천 등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기로 한 만큼 김 전 교육감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무엇보다 혁신 성공의 관건은 당내 계파주의·패권주의 청산으로 꼽힌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역시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다시는 계파, 패권 등의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코 간단치 않은 문제다. 앞서 분출됐던 친노·비노 갈등 역시 공천 지분권 논란으로 연결된 바 있다. 결국 당내 계파주의·패권주의 논란이 곧 차기 총선을 앞둔 주도권 다툼임을 감안하면 김 전 교육감은 현역 의원들의 저항을 극복하고 이를 돌파해내야 한다.

이와 관련, 박영선 의원은 지난 2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혁신위원장을 맡는 분은 사실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라며 조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가 주장했던 '중진 용퇴-현역 40% 물갈이론'에 동의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교육감은 '원외 인사'다. 또 지금까지 교육행정만 해왔던 그가 현실정치의 복잡한 함수관계를 풀 수 있는 결단력이 있을지도 우려되고 있다. 또 혁신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하나 이미 당 지도부나 당 공천혁신추진단의 역할과 중복된다는 지적도 있다.

당장 강창일 의원은 25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김 전 교육감은) 친노다 비노다, 호남이다 비호남이다, 이런 것들을 깨시면서 새롭게 혁신할 수 있는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중진 용퇴-현역 40% 물갈이론'에 대해서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조 교수가 어떤 뜻에서 말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물리적으로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고 이것은 또 다시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종걸 "혁신위, 공천제도 관련 문제 거론할 수 있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는 '집행기구는 당 최고위'라고 못 박았다. 즉 혁신기구가 '안'을 만든다고 해도 그것이 100% 추진된다는 뜻은 아니란 얘기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석가탄신일 봉축 법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상곤 혁신위는)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라면서도 "결정 이후에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은 최고위원회의와 당 대표에게 있다"라고 말했다.

또 기존의 공천혁신추진단과 역할이 겹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상곤 혁신위가) 공천제도 관련 문제를 거론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당의 어렵고 힘든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하는 데 전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기존의 공천혁신추진단이 공천 문제를 우선 책임지는 게 맞다는 얘기다.

결국 김 전 교육감 입장에서는 혁신의 전권을 부여받고도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적쇄신의 '칼자루'를 제대로 쥐지 못한 셈이다.

정치권 밖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한다고 했는데 그 전권의 범위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라며 "정치적으로 우호세력이 그렇게 많다고 볼 수 없는 김 전 교육감이 얼마나 대단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 크게 기대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라고 평했다.

그는 다만, "이번 혁신의 가장 큰 내용은 뭐니 뭐니 해도 내년 총선에 대한 물갈이가 가장 큰 관심사 아니겠나"라며 "계파나 당의 이해와 요구 등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총선 물갈이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그 수위를 논할 수 있는 사람들이 혁신위에 포함된다면 일정 부분 성과는 낼 수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같은 방송에서 "김 전 교육감은 강점이 많은 분"이라면서 "약점은 현실정치와 연결시켜보면 당적을 갖고 있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의 기반이 강한 문재인 대표조차 잘 풀어내지 못했는데 기반이 거의 부족한 김 전 교육감이 과연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있다"라며 "김 전 교육감이 손에 피를 묻히는 모습을 보일 때 오히려 더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라고 평했다.

○ 편집ㅣ최규화 기자



태그:#김상곤, #문재인, #혁신, #새정치민주연합,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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