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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에서 바라본 한라산 풍경. 구름 사이로 아스라히 한라산 정상이 보이고 있다.
 마라도에서 바라본 한라산 풍경. 구름 사이로 아스라히 한라산 정상이 보이고 있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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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상징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 섬, 마라도.

9만여 평 되는 면적과 해안선 길이 4.2Km, 동서거리 0.5Km, 해발 39m인 마라도는 여유 있게 1시간 정도 걸으면 섬 전체를 모두 둘러 볼 수 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토 최남단 섬'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이곳 마라도를 찾는 관광객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1년에 50~60여 만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마라리 주민들은 주민등록상 지난해 2월 현재 55세대 모두 112명(남 62, 여 50)이 거주하는 것으로 등록돼(실제 거주인은 70~80여명)있으며, 주로 식당업과 숙박업 종사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모두 12곳의 식당 가운데 중화요리 식당만 10곳에 이른다. 마라도교회 담임목사의 아들이 이곳 마라도에서 중화요리 집을 열고 전국적으로 매스컴을 타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덩달아 중화요리 식당들이 들어선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종신 마라리장은 "마을 주민들이 식당을 소개하러 방송국 등에서 촬영 오는 것을 오히려 굉장히 꺼려한다"며 "이유는 전체적으로 소개되면 모르겠는데 늘 식당 가운데 한 두 곳만 소개되다 보니 촬영이 끝나고 그분들이 돌아가면 주민들끼리 티격태격 싸우고 위화감만 조성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토최남단 마라도에서 낚시하고 있는 관광객.
 국토최남단 마라도에서 낚시하고 있는 관광객.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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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마라도는 1960~70년대에는 전기가 없어 밤에는 촛불을 켜고 살고 웅덩이에 고인 물을 건져 식수로 이용 할 정도로 생활이 낙후된 곳이었다.

또 불과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배가 일주일에 한번 들어 올 정도로 불편한 섬이었다.

그러다가 교통이 좋아지고 식수난과 전기난 등이 해결되고, 그때부터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경제적 생활이 나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마을 주민들의 전반적 전언이다.

여전히 마라리는 많은 불편들을 안고 있다. 혹시 몸이라도 아파 여객선이 끊긴 저녁 넘어 급하게 제주도로 나갈 일이 있다면 20여 만원의 웃돈을 주고 모슬포에서 작은 배를 불러 나가야 하는 불편이 있으며 선착장 접안 문제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김 이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선착장 접안 문제로 탄원서도 제출했었다"며 "여객선 유람선과 달리 우리같이 작은 배는 접안 할 곳이 없다. 섬에 있는 사람들이 바다를 믿고 사는데 대한민국에서 선착장 없는 곳은 아마도 마라도 밖에 없을 것"이라며 속상해 했다.

이밖에도 마을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살레덕 선착장 언덕 휴게소에 설치된 2개의 망원경은 마을주민들의 민원과 본지의 지적에도 관리는 커녕 부식된 채 수년 째 방치돼 있어 한껏 기대에 부풀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 지난 1985년 남제주군청에서 마라도에 한자로 세운 '大韓民國最南端' 기념비에 대해서도 시대의 조류에 맞춰 한글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으며, 마라도 배편을 독점하고 있는 선박회사가 때로 운항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멋대로 시간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마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 등대를 아시나요?

국토 최남단 마라도 등대.
 국토 최남단 마라도 등대.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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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덕 선착장에서 내려 시계방향으로 마라도를 걷다보면 '大韓民國最南端' 기념비와 천주교 공소를 지나 조금만 걷다보면 푸른 잔디밭 끝에서 남쪽바다를 향하고 있는 마라도 등대를 만나게 된다.

이곳 마라도 등대는 동중국해와 제주도 남부해역을 오가는 선박들이 육지초인표지로 이용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희망봉'등대라 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 최남단에 있는 희망봉처럼 남쪽 바다에서 우리나라로 향하는 모든 배들이 처음 마주하는 표지이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인 1915년 3월부터 최초 점등을 시작했으며 1987년 3월 새로 개축했다. 마라도 등대는 하얀색의 8각형 콘크리트 구조로 높이는 16m이며 등질은 10초에 한번씩 반짝이고 약 48㎞ 거리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이곳에서 등대불 밝힌지 올해로 100년이 된 마라도 등대의 정식 명칭은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 마라도항로표지(등대)관리소이며 현재 마라도항로표지관리소장과 직원 두 명이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김종신 마라리장 "행정기관에서 마을 신경 많이 써 주길"

마라도 등대에서 바라 본 제주도 남쪽바다에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마라도 등대에서 바라 본 제주도 남쪽바다에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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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장 선거에서 여러 내홍을 겪고 올해 3월 4일에 부임한 김종신(57) 마라리장은 매일 살레덕 선착장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보급품들을 운반하고 관광객들에게 마을을 안내하는 일 등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 한다.

여객선이 운항하고 있는 시간대에는 오토바이와 마을 소유의 차량으로 연신 작은 마을을 왔다 갔다 하는 일들로 인터뷰를 잡기 힘들었으며 마지막 여객선이 모슬포항으로 돌아가고 나서야 김 이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김 이장은 이장이 되고 나서부터 작심이라도 한 듯 보건소에서 금연 스티커를 받아와 마을 화장실과 대합실 등에 스티커를 붙이며 이장 일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모슬포에서 마라도를 오가고 있는 독점 선박회사가 선내에서 부탄가스에 오징어를 굽는 행태를 도청까지 찾아가 민원을 제기하면서 해결하기까지 했다.

김 이장은 "마을 이장이 되기 전에는 그렇게 선박회사에 항의를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이장이 되고 나서 도청에 민원을 제기했더니 한방에 해결됐다"면서 "관광객들이 예전에는 배를 타면 실내에서 오징어 굽는 냄새로 괴로워하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라도 날까봐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공기도 좋고 안심이 된다고 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합실에 깨진 유리창도 6개월 이상이 돼 서야 수리가 되고, 화장실 변기가 고장 나도 한참이 지나서야 개선이 되는 것이 마라도 현실"이라며 "시나 도에서 제주의 상징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최남단으로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마라도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행정력에 신경을 많이 써 줄 것"을 행정기관에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일간지 <제주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태그:#마라도, #마라도 등대, #국토최남단, #김종신, #제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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